김지은 홍익대학교 학생,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회원
홍익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또다시 경비 인력 감축이 시도되고 있다. 홍익대 당국과 경비 용역업체인 KT텔레캅, 그 재하청업체인 굿모닝대양이 2020년에 정년퇴직한 경비 노동자 3명의 자리를 충원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홍익대 당국은 지난해에도 퇴직자 자리를 다 충원하지 않으려고 했다. 노동자들이 투쟁해 이 시도를 막아냈었다. 그런데 1년 만에 또다시 인력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캠퍼스에 학생들이 적은 상황을 틈타 인원 감축을 강행하고 있다.
1월 19일 KT텔레캅 본사 앞에서 홍익대학교 청소·경비 노동조합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홍익대분회(이하 홍대분회)와 홍익대학교 노동자-학생 연대체 ‘홍익대학교 노동자와 학생들이 함께 하는 모닥불’(이하 ‘모닥불’)을 비롯한 학생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홍익대 당국과 경비 용역업체가 당장 인력을 충원할 것을 요구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학생회장과 성소수자 동아리 홍대인이반하는사랑 공동대표도 안전보다 이윤을 우선하는 홍익대 당국을 규탄했다.
홍익대분회 박진국 분회장은 홍익대 당국과 경비 용역업체가 필요한 인력 충원을 해 오지 않은 탓에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높아졌고, 학생들의 안전은 위험해졌다면서 더는 인력 감축은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간 홍익대 당국은 무인 경비 시스템을 확대하면서 경비 인력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려 애써 왔다. 그러나 무인 경비 시스템은 사후 대책일 수밖에 없어서 학생과 직원 안전에 구멍이 생기기 쉽다.
2019년 홍익대 당국과 경비 용역업체는 경비 노동자 근무체계를 2교대제에서 3교대제로 전환했는데, 여기에 필요한 인력은 충원하지 않으려고 경비 초소 8곳을 폐쇄해버렸다. 그래놓고는 경비 노동자들이 폐쇄된 초소 건물도 같이 담당하게 해, 노동강도가 올라갔다.
이처럼 오히려 인력 충원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당국은 정년퇴직자 3명 자리를 충원하지 않으려 한다. 이로 인해 올해 1월 1일부터 초소 한 곳이 더 비워진 상태다.
학교 측 직원은 “경비 노동자가 줄어드는 것은 상관없으니 초소는 비우지 마라”고 했다고 한다. 사실상 노동자들에게 인력 감축과 노동강도 강화를 받아들이라는 뜻이다.
홍익대 당국은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우긴다. 그러나 하청업체의 돈줄을 쥐고 있는 진짜 사장인 홍익대 당국은 문제를 해결할 책임이 있다.
홍익대는 전국 대학 중 가장 많은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학생·직원 등 구성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비용 지출에는 정말이지 인색해 많은 학생들이 분노하고 있다.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캠퍼스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있고, 추후 등교가 재개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인력 감축은 미래의 안전은 신경 쓰지 않는 무책임한 짓이다.
홍익대학교 청소·경비 노동자들과 학생들은 경비 노동자 3명이 충원될 때까지 학교 당국과 경비 용역업체에 맞서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이 노력에 지지를 보내자.
※이 글은 <노동자 연대> 신문에도 실렸습니다. https://ws.or.kr/article/25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