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홍익대학교 학생, 노동자연대 회원)
홍익대 당국에 의해 고소·고발당한 노동자 2명과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조직차장에 대한 2심 공판이 10월 24일 열렸다.
홍익대 당국은 2017년에 시급 830원 인상을 요구하며 본관 농성과 항의를 한 청소·경비 노동자들을 고소·고발했다. 홍익대 당국은 적립금을 무려 8000억 원(대학 1위)이나 쌓아 놓고 있으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조건을 제대로 개선하지 않아 왔다.
홍익대 당국은 노동자들이 쟁의행위 기간에 항의 농성한 것을 문제 삼았다. 홍익대 당국의 고소·고발은 노동자 투쟁을 위축시키려는 고약한 시도이다.
그리고 이는 문재인 정부의 쟁의행위 위축 시도와 맥을 같이하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ILO 협약을 비준한답시고 점거 파업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키려 한다.
이 재판에 앞서서, 홍익대 당국을 규탄하며 무죄 판결을 촉구하는 움직임들이 있었다. 10월 15일 홍익대 정문에서는 노동자와 학생 50~60명이 모여 기자회견이 열렸다. 10월 22일에 국회에서는 정의당 여영국·이정미 의원, 정의당 노동본부,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홍익대분회, ‘홍익대학교 노동자와 학생들이 함께하는 모닥불’이 기자회견을 했다.
24일 재판 당일에는 노동자들의 법정 투쟁을 응원하려 홍익대 등 대학 청소·경비 노동자와 학생 30여 명이 재판을 방청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도 참가해 노동자들에게 힘을 줬다.
이날 재판에서 박진국 홍익대분회장과 김민철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조직차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2017년 투쟁의 정당성을 옹호했다.
“사회적으로 취약하고 소외된 계층에서 일하다 보니 이 자리에 와 있습니다. 법정마저도 저버리면 우리는 설 곳이 없습니다.” (박진국 홍익대분회장)
“[2017년 쟁의행위는] 사회의 가장 어두운 단면을 보여 주는 비정규직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행위[였습니다.] … 합법적인 쟁의행위가 불법이라고 판결된다면 이들이 실질적으로 자신의 근로조건을 개선할 수 없습니다.” (김민철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조직차장)
이들의 말처럼 홍익대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투쟁은 정당했다. 법원은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 줘야 한다.
11월 21일 2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법원은 노동자들에게 무죄를 판결해야 한다.
홍익대 청소·경비 노동자들과 홍익대학교 노동자 학생 연대체 ‘모닥불’은 노동자들의 무죄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학내외로 확대해 받기로 결정했다.
※ 이 글은 〈노동자 연대〉 신문에도 실렸습니다. ☞ https://ws.or.kr/article/22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