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6일 ‘연세대 투쟁승리를 위한 서부지역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서부지역 대책위’)가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해 연말부터 서울 소재 일부 대학 당국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년 퇴직한 자리를 신규 채용 대신 단시간 노동자로 대체하려 했다. 그래서 이에 맞선 투쟁이 이어졌다. 연세대학교 청소·경비 노동자들도 정년 퇴직으로 생긴 일자리 31개에 대한 신규채용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다.
첫 발언에 나선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연세대분회 이경자 분회장은 학교 측이 하루 전에 교섭을 요청해 왔지만 기만적인 안을 제시해 교섭이 결렬됐다고 보고했다. 일자리 31명개 중 극히 일부만, 그것도 조건부로 신규채용하겠다는 안이었다.
“총무처장은 지금 학교 측이 가져올 수 있는 최선의 안이 이거라고 합니다. 더 나은 안을 가져오려면, 등록금과 입학금이 들어오고 나서야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야 예산안이 확정될 수 있다는 겁니다. 심지어 자기도 삭발할 각오까지 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죽을 각오까지 하고 있습니다.”
민중당 서대문구위원회 박희진 위원장은 “한 해에 국고보조금을 3100억 원이나 받는 연세대가 학생들뿐 아니라 노동자들, 학내 구성원들을 위해 학교를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6년 대학교육연구소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연세대는 전국 사립대 중 국고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다.
나는 ‘연세대학교 비정규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학생으로서 발언했다. “부자대학 연세대는 지난해 여름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아무 것도 공헌한 것이 없는 반기문을 글로벌사회공헌원 명예원장으로 임명하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깊이 참여하는 대학이 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연세대는 사회문제 “해결”은커녕 문제를 만들어 내는 대학이 됐습니다.”
2월 7일 연세대는 이낙연 국무총리, 최태원 SK그룹 회장,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을 초청해 “글로벌 지속가능발전 포럼”을 개최한다.
서부지역 대책위는 연세대학교 당국의 기만적인 태도를 규탄하며 이 포럼 기간을 포함해 노동자들의 투쟁이 끝날 때까지 기자회견과 서명운동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경지부 연세대분회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를 보내자.
광범한 지지를 확인한 신촌 거리 서명 운동
2월 6일 오후 6시부터 한 시간가량 신촌 유플렉스 광장에서 ‘서부지역 공동대책위’가 홍보전 겸 서명운동을 펼쳤다. 손이 얼 것 같은 한파에도 신촌 거리를 지나는 청년·학생과 시민의 호응이 뜨거웠다. 길을 가다 멈춰 서서 얘기에 귀를 기울이는 학생이 많았고 따뜻한 음료수를 주고 가는 시민도 있었다.
연세대학교 노동자들을 비롯해 지역 진보정당과 사회단체 활동가 15명이 홍보전과 서명운동에 참여했고, 한 시간 만에 250명이 서명했다. 준비한 서명 용지가 동이 났다.
이번 홍보전은 대학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구조조정 반대 투쟁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 줬다. 화요일 저녁 신촌 거리 서명 운동은 학교 당국이 구조조정을 철회할 때까지 매주 계속될 예정이다. 노동자들이 승리를 쟁취할 때까지 굳건한 연대를 확산시키자!
*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 꼼수중단!: 연세대 청소·경비 노동자 31명 신규채용을 위한 서명운동〉 참여 링크: http://bit.ly/yonsei2018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