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금 쌓아두고 학생에겐 빚더미 강요하는 고려대 당국의 등록금 인상 시도를 규탄한다!

고려대학교 당국이 학생들의 압도적인 반대 여론을 비웃듯, 작년에 이어 2026년에도 또다시 법정 한도인 3.19% 인상안을 내놓았다. 특히 유학생들에게는 인상률 제한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11%라는 살인적인 인상을 예고하며 교육기관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심마저 저버리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학교 당국은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가능하다면 20%씩 인상하고 싶다’, ’50년 동안 연속으로 법정 최고치 인상을 해야 동결 기간의 물가 상승분을 따라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우리는 재정 위기라는 핑계 뒤에 숨어 학생들의 고혈을 짜내는 학교 당국과 이를 방조하는 정부의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부자 대학 고려대

학교 당국은 물가 상승과 재정 한계를 인상의 근거로 내세우지만, 앞선 성명에서 밝혔듯 여러 지표는 고려대가 이미 부자 대학이라고 말하고 있다. 대학알리미 공시에 따르면, 고려대의 자금 수입 총액은 2023년 약 6,401억 원에서 2025년 약 7,956억 원으로 불과 2년 만에 1,555억 원이나 급증했다. 수입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등록금 수입을 매년 늘려 학생들의 주머니를 털어내려 하고 있다.

또한 고려대는 지난해 기준 약 4,090억 원의 누적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고, 한 해에만 적립금이 342억 원이나 늘어나는 동안 학교 법인의 운영 기여도는 고작 2.2%에 머물렀다. 1조 원이 넘는 수익용 기본재산을 굴리면서 법인의 책임은 방기한 채, 모든 운영 부담을 학생의 등록금으로만 전가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

‘물가 상승’ 탓하며 학생 부담 가중시키지 말라

지난 1차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학교 당국은 등록금 동결 기간 동안의 물가 상승분을 따라잡으려면 앞으로 50년간 꾸준히 법정 최고치만큼 인상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했다. 과거 7~8%씩 물가 상승률을 훌쩍 넘는 인상률을 적용해오다 학생들과 대중들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한동안 등록금을 동결하게 된 역사는 차치하고서라도, 앞으로 50년간 큰 폭으로 등록금을 인상해 학생들에게 고통을 가중시키려는 태도는 도저히 교육 기관의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또한 등록금이 5% 인상되었더라도 교비회계에서 장학금이 약 40% 지출된다는 것을 근거로 실질적으로 3%의 인상 효과를 받는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늘어놓았는데, 학생 1인당 교내 장학금 수혜는 되레 전년도 대비 감소하였다. 이상한 숫자들만 늘어놓으며 등록금 인상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미 고통에 처해 있다. 학자금 대출 의존도는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25년 대출 금액은 이미 2조 원을 돌파했다. 학자금 대출 연체자 수도 증가세에 있다. 이미 국립대 대비 사립대 학생들이, 지방 대비 수도권 학생들이 통계적으로 학자금 대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부자 대학 고려대는 다시 학생들에게 더 큰 부담을 지우려 한다. 많은 대학생이 생활비와 학비를 벌기 위해 잠을 줄여가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수천만 원의 빚을 떠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 측이 주장하는 “물가 상승률만큼 등록금을 올려야 한다”는 논리는 학생들을 수익 창출의 도구로만 보는 태도다.

학교는 물가 인상을 핑계로 인상의 정당성을 강변하지만, 학교만 물가 인상을 겪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학생들이 더 큰 고통을 겪는다. 이미 수천 억 원의 적립금을 쌓아둔 고려대가 물가가 인상된 와중에 등록금까지 올려 학생들에게 이중고를 지게해서는 안 된다.

유학생을 향한 차별 논리를 규탄한다

유학생 등록금 11% 인상에 대해 학교 당국은 유학생들이 우리나라에 세금을 내지 않는 외국인 이라며, 인상률의 차등 적용이 당연하다는 차별적인 논리를 들이댔다. 이는 유학생들도 부가가치세 등의 명목으로 세금을 납부한다는 사실을 떠나 세금 운운하며 외국인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해 온 오랜 논리를 되풀이하는 것이며, 내국인과 외국인 학생 사이를 갈라 자신들의 인상안을 관철하려는 비겁한 행태다.

해당 인상안이 수용될 경우,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은 10년 전 대비 약 55% 인상된다. “외국인 유학생은 단지 재정 확보 수단이자 ‘글로벌’ 이미지와 대학 순위를 높이기 위한 존재에 불과한 것이냐”는 고려대 유학생회의 일갈 앞에서 학교 당국은 부끄럽지 않은가?

학교 당국은 국외 대학들을 예시로 들며 유학생에게 등록금을 차등 적용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는 궤변을 펼쳤다. 왜 다른 대학의 나쁜 점만 따오려고 하는가?

교육 환경 개선은 대학의 기본 책무다

최근 1차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학교 당국은 등록금 인상 후 환경 개선을 했음에도 학생들이 이를 느끼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 이는 교육기관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책임감조차 상실한 발언이다.

설령 학습 환경이 일부 개선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등록금 인상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양질의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비싼 등록금을 받는 대학의 당연한 의무이지, 추가적인 비용을 요구하기 위한 협상 카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고질적인 수강신청 대란과 부족한 수업 공간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학교는 인상을 통해 교육 투자를 늘리겠다고 말하지만, 정작 학생들은  그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학교 당국의 말뿐인 약속은 더 이상 신뢰를 얻을 수 없을 뿐더러, 인상을 통해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학교 당국이 책임지고 해결할 문제를 학생들에게 떠넘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방조와 정책적 배신을 규탄한다

이재명 정부는 등록금 규제의 고삐를 풀어 사립대들의 수탈을 용인하고 있다. 청년들이 ‘빛의 혁명의 주역’이라면서, 국가장학금 2유형을 통한 간접 규제를 폐지하려 하며 대학 당국에 인상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개혁 염원을 등에 업고 출범한 정부가 정작 청년들이 빚더미에 앉는 현실은 외면하고, 대학 재정의 책임을 학생 개인에게 떠넘기려 하는 것은 명백한 배신이다. 핵잠수함 건조 같은 군비 강화에는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부으면서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위해서는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는 정부를 규탄한다.

학교 당국은 학생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등록금 인상 계획을 철회하고, 즉각 교육 환경 개선과 등록금 인하에 나서라.

2026년 1월 26일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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