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규,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회원
작년 10월 22일에 끝난
이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아니 에르노, 올가 토카르추크 등 세계적 문학가들이 도서전에 항의했다. 한국에서도 팔레스타인에 연대를 표한 김남일 작가 등 문인 175명이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이 터무니없는 사건은 문학계에도 존재하는 팔레스타인인 차별을 보여 준다. 도대체 어떤 작품이었기에, 전례도 없는 시상식 취소라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일까?
《사소한 일》은 1948년 나크바
1부는 나크바 이듬해의 얘기로, 이스라엘 점령군의 한 소대로 시선이 향한다. 특히 겉으로 규율도 잡고, 윤리적인 척하는 소대장에게 시선이 집중된다.
이 소대는 이집트 국경 근처에서 아랍인 수색 및 제거 작전을 수행한다. 그 과정에서 한 아랍인 소녀를 발견하자, 소대장은 처음에는 물로 씻기며 소녀를 보호할 것처럼 말한다. 소녀를 건드리려 하는 병사들에게 그러면 총으로 쏴 버릴 것이라고 엄포를 놓는다.
그러나 그는 다음 날 새벽이 되자 소녀를 먼저 강간한다. 이후 병사들의 집단 강간도 방치하며, 문제를 덮기 위해 소녀를 살해한 다음 사막에 암매장하는 잔혹한 일을 저지른다. 그날은 1949년 8월 13일이었다.
2부에서는 그 사건이 발생한 이후 25년 뒤에 태어난 팔레스타인 지식인 여성의 시선에서 소설이 전개된다.
그녀는 우연히 한 신문 기사를 보고 자신의 생일에 벌어진 끔찍한 일을 알게 되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의 생일에 벌어졌다는 찝찝함에 진실을 찾으러 자신의 신분증으로 갈 수 없는 이스라엘 점령지로 간다. 이후 점령지에서 다양한 일을 겪게 되며, 끝나지 않는 팔레스타인인 억압을 실감한다.
《사소한 일》은 팔레스타인의 비극이라는 씻을 수 없는 슬픔을, 여러 장치를 통해 독자의 가슴을 울리도록 기억해 낸다. 팔레스타인의 비극을 창조적으로 기억한다는 점에서 발터 벤야민이 말하는 소설의 임무를 충실히 구현한 명작이다.
이 소설의 독특한 구조는 주목할 만하다. 보통 장편소설과 달리 팔레스타인이라는 배경에서 펼쳐지는 두 개의 얘기가
2부의 주인공
소설 속 사건과 배경에 대한 세밀한 묘사 역시 인상 깊다. 소설을 읽고 있으면, 사막 한복판 모래가 흩날리는 곳, 이스라엘이 강제 점령한 팔레스타인에 와 있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상세한 묘사를 통해 현실의 특수한 반영인 소설이 때로는 사진이 실린 기사나 영상으로 된 뉴스보다도 독자의 마음을 훨씬 더 깊게 찔러 온다.
이 소설의 역설적인 제목
그러나 이 소설은 팔레스타인의 일상적 비극인
이 소설을 제대로 이해한 독자라면 팔레스타인 땅에서 일어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