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5일,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일부 후보들이 “동성애 반대” 발언을 한 날은 차별과 멸시에 고통받다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청소년 동성애자 고(故) 육우당의 기일이었다.
한 후보는 ‘동성애가 국방전력을 약화시킨다’느니, ‘동성에 때문에 에이즈가 창궐한다’느니 하는 역겨운 동성애 혐오 발언을 쏟아냈다.
물론 이것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미국, 프랑스, 독일, 덴마크, 이스라엘, 대만 등 많은 나라에서 별도의 제한 없이 동성애자가 군인이 된다. 또, 한국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만 들어가도 HIV/에이즈의 원인은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이지, 동성애가 아니라는 건 알 수 있다.
또 다른 후보는 이런 헛소리에 반박은커녕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말해 다시 한 번 성소수자들에게 비수를 꽂았다.
이에 대한 항의와 지탄이 높자, “군대 내 동성애에 반대”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성소수자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다시 한 번 드러냈을 뿐이다. 이것은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적 발언일 뿐 아니라, 군대의 상명하복 식 위계와 권위주의적 분위기가 군대 내 성폭력의 원인이라는 점을 흐린다.
특히 이런 발언들은 지금 동성애자 군인이 단지 성적지향을 이유로 구속돼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더욱 문제가 있다.
최근 군인권센터의 폭로에 따르면 육군이 군형법 92조의6 ‘추행죄’에 근거해 A대위를 구속하고, 육군 내 동성애자들을 색출하고 있다. A대위는 강제 추행을 하지도 않았고 SNS에 ‘음란물을 유포’하지도 않았다. 단지 그는 동성간 성관계를 인정했을 뿐이다.
군형법 92조의6은 강제성과 상관없이 동성애를 ‘추행’으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악법이다. 이 때문에 유엔자유권위원회에서도 폐지 권고를 내린 바 있다. 서구에서 대부분 폐지된 반反인권적 ‘동성애 처벌법’이 한국에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이다. 군형법 92조의6은 당장 폐지돼야 한다.
동성애는 ‘불법’이나 ‘비정상’이 아니다. 또 찬성이나 반대를 따질 문제도 아니다. 동성애는 이성애와 같이 인간의 성적 지향 중 하나일 뿐이다.
촛불의 염원 중 하나는 차별과 불평등이 없는 사회였다. 그런데 촛불이 만든 대선에서 대선 후보들은 촛불 민심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대선 후보들은 동성애를 차별하는 악법인 군형법 92조의6을 폐지하고,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약속해야 한다.
또한 육군은 A대위를 석방하고 반反인권적인 동성애자 색출과 처벌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5월 4일 목요일, 광화문에서 ‘A대위 석방! 육군 성소수자 군인 색출 중단! 촛불문화제 나도 잡아가라’ 3차 문화제가 열린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참가하자.
2017. 5. 2.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
문의: 010-7113-3328 (국어교육 3학년 연은정)
■ <제19대 대통령 선거, 우리의 공존을 들어라!>
기자회견
– 일시: 5월 2일 (화) 정오
– 장소: 학생회관 계단
– 주최: 제49대 총학생회 이음줄 X KUPA
■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 공개모임
동성애 혐오의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 일시: 추후 공지
– 장소: 고려대학교 (※구체적 일시, 장소는 추후 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