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캠퍼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지지하자

부자 대학 연세대가 책임지고 처우 개선에 투자하라

11월 10일부터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비정규직 미화∙보안∙시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섰다. 노동자들은 임금인상과 퇴직자 공석 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이 노동자들의 요구는 너무나 정당하다. 하지만 연세대와 하청업체 KT텔레캅은 2026년 최저시급 인상률보다도 훨씬 낮은 안을 제시하며 이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노동자들에게 실질임금 삭감을 강요하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연세대 당국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건과 직결되는 인건비를 최대한 억제하고, 퇴직자 자리를 충원하지 않는 식으로 비용을 절감해왔다. 그 결과 청소 노동자들은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구역을 감당하게 되면서 노동강도가 심해졌고, 경비 노동자들은 무인경비 체제로 대체되면서 조건 하향 압력과 노동강도 강화를 겪었다.

특히 수업을 듣는 압도 다수가 기숙사를 이용하는 국제캠퍼스의 특성 상, 무인경비 체제로의 전환은 학생들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그러나 학교는 보안 직원 약 25%가 퇴직하는데 충원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화재나 사고가 벌어지면 현장에 상주하는 경비 노동자들이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CCTV로 감시하다 사후에 인력을 출동시키는 무인경비 체제는 대응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2016년 11월에는 상주 인력이 없는 신촌캠퍼스 언더우드 기념관에서 누전으로 화재가 발생했는데, 우연히 일찍 출근한 경비 노동자의 신고로 화재가 더 크게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연세대 당국은 그동안 ‘재정 건전성 확보’라는 명목으로 수익성 논리를 앞세워 교육 여건에 대한 투자는 회피하는 한편, 내∙외국인 등록금을 인상하며 곳간을 채워 왔다. 올해 초에는 누적된 적자를 해소한다며 15년 만에 등록금 4.98%(외국인은 5.49%)를 인상했다.

그러나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연세대는 적립금이 2023년 6,182억 원에서 2024년 6,548억 원으로 전국에서 전년 대비 적립금이 가장 많이 증가한 학교다(365억원 증가). 반면 같은 해 지출은 693억원으로, 편성한 예산 1,535억원에 한참 못 미친다. 적자가 나기는커녕 오히려 흑자를 낸 것이다!

실제로 적자가 났더라도 이는 대학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응당 감당해야 할 ‘착한 적자’이지, 학생과 노동자를 비롯한 학내 구성원들에게 떠넘길 일이 아니다. 노동자연대 연세대모임은 올해 초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며 “교육은 상품이 아니라 권리”라고 지적한 바 있다.

손꼽히는 부자 대학인 연세대가 돈이 없다는 핑계로 등록금을 올리는 것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더욱 쥐어짜는 것은 연결돼 있는 문제다. 연세대 당국이 수익성을 우선시하며 학생과 노동자들에게 투자하는 것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과 노동자들이 각각 교육여건과 노동조건 개선 요구를 지지하며 단결한다면, 우리 학생들의 교육권을 넓히는 데서도 훨씬 이롭다. 국제캠퍼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자!

2025년 12월 3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연세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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