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경 연세대 학생,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 회원
대학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생활임금 쟁취와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투쟁에 나섰다.
4월 6일 13개 대학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이하 서울지부) 소속 청소·경비·주차·시설 비정규직 노동자 200여 명이 연세대에 모여 집단교섭 승리를 위한 집중 집회를 열었다.
노동자들의 요구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분인 440원만큼이라도 시급을 인상하라는 것인데, 대학 당국들은 이마저도 외면하고 있다.
그간 대학 당국들은 코로나 때문에 재정이 악화했다는 핑계로 인력을 감축하고, 임금 인상을 억제했다. 연세대 당국은 등록금 반환을 핑계로 노동자 임금 억제를 정당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학생들에게 반환한 등록금은 쥐꼬리만한 수준이었다.
또한 노동자들은 열악한 휴게실을 개선하고, 샤워실을 설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근 물가 급등은 지난 2년간 억제된 임금 수준에 대한 불만을 키우는 요인이다.
특히 생활물가지수는 올해 3월 기준으로 5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4퍼센트 넘게 올랐고, 전기세, 가스비 등 공공요금도 오르고 있다. 그런데 최저임금은 고작 5퍼센트 올랐다. 노동자들은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야 하는 마당이다.
반면, 2021년 기준으로 홍익대는 7135억 원, 이화여대는 6310억 원, 연세대는 5841억 원, 고려대는 2985억 원이나 적립금을 쌓아 두고 있다. 막대한 돈을 쌓아 두고도 최저임금 인상분조차 올려주지 않겠다는 대학 당국들의 행태는 고약하다.
이날 집회에서 김현옥 서울지부 연세대분회장은 노동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대학 당국들을 이렇게 비판했다.
“물가는 계속 오르고 최저시급도 440원 올랐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200원만 올려주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노동자들이 또 거리에 나와 이렇게 소리 높여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왜 해마다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 문제 때문에 소리를 내야 합니까? 노동자들은 매일 새벽 찬바람 맞으며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습니다. 왜 고령의 노동자들에게 이렇게 고통을 주는지 모르겠습니다.”
연세대 중앙도서관에서 일하는 이경자 조합원도 학교 당국을 규탄했다.
“저는 올해가 정년인데, 정년 전까진 시급 만 원을 받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대학 당국은] 만 원은 고사하고, 올해 최저임금 인상분 440원조차도 못 주겠다고 또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습니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박주현 ‘연세대 비정규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대표도 연대 발언에 나섰다.
“매년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학교는 당연한 일을 지키지 않습니까? 최저임금이 올랐으면 당연히 임금을 올려줘야 하는데, 어째서 침묵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연세대는 ‘진짜 사장’으로서 노동자들의 생활임금을 보장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계십니까? 학생들도 연대해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진보당 서대문구위원회도 집회에 참가하고,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현수막을 학내에 게시했다.
서울지부 소속 13개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수요일마다 대학들을 순회하며 집회를 열 예정이다.
생활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해야 한다. 특히, 소속 대학 학생들이 연대한다면 노동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이 글은 <노동자 연대> 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