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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 또 모욕한 우익 학자 류석춘

김태양 (연세대학교 학생)

 

연세대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이하 존칭 생략)가 일본 극우 잡지에 일본군 ‘위안부’를 모욕하는 글을 기고한 사실이 6월 26일 밝혀졌다. 그는 ‘위안부’가 ‘강제로 연행당한 결과가 아니라, 민간의 매춘업자에게 취업사기를 당한 것’이라고 썼다.

그는 일찍이 일본 국가의 책임을 가리고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망언을 해 왔다.

5월 26일엔 ‘정대협 위안부 운동의 실체, 이승만 학당 – 공대위 심포지엄’에서 《반일종족주의》 필자 이영훈과 함께 토론자로 나서 “[‘위안부’가] 공창제 매춘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말이지 역겹기 짝이 없다.

류석춘은 지난해 9월에도 연세대학교에서 강의 중에 같은 주장을 해서 학생들의 원성을 샀다. 또, 강의 내용에 항의하는 학생에게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라는 성희롱 발언을 해 정직 1개월 징계 처분을 받았다.

류석춘은 기고 글에서, 이 망언이 학문적으로 타당한 해석이었고,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라는 성희롱 발언은 악의적으로 왜곡됐다고 변명했다. 공교롭게도 기고 글이 발표된 6월 26일, 류석춘이 법원에 낸 징계 무효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정직 1개월 효력이 정지됐다. 류석춘은 이 때문에 더 자신감을 얻은 듯하다.

그러나 류석춘의 주장은 완전히 악의적 왜곡이다. ‘위안부’는 일본 제국주의가 조선을 식민지로 삼고, 민중을 수탈하는 일환으로 이뤄졌다. 일본 국가는 체계적으로 ‘위안부’ 제도를 조직·운영했다. 이는 이미 여러 사료들로 입증됐다.

류석춘이 ‘위안부’ 문제를 이토록 집요하게 물어 뜯는 이유는 ‘위안부’ 문제가 단지 과거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미·일 지배자들은 과거사 문제를 제국주의 동맹 강화의 걸림돌로 여겨 왔다. 미국 제국주의는 일본을 핵심 파트너로 삼아 동아시아 패권을 유지해 왔고, 이를 위해 전쟁 범죄에 대한 일본 국가의 책임을 덮어 줬다. 오늘날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일 동맹이 중요한데, 그 때문에 ‘위안부’ 문제가 한·일 관계에 걸림돌이 되는 것에 불만을 표해 왔다. 한국 지배자들도 미국 주도의 제국주의 질서 속에서 능동적 ‘플레이어’였다. 한국 자본주의는 역사적으로 미국·일본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성장해 왔고, 역대 한국 정부들은 언제나 ‘위안부’ 문제 해결을 바라는 대중의 눈치를 살피면서도 결국에는 미·일 주도의 제국주의 질서에 편승해 왔다.

류석춘은 일본 잡지에 쓴 글에서 ‘소녀상’, ‘수요집회’, ‘정대협’ 등이 ‘반일정서’를 키우고 ‘한일관계에 재를 뿌려 왔다’고 말한다. 같은 글에서 ‘대한민국이 처한 국제적 현실에서 한·미·일 동맹을 유지 및 강화하는 과제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가 ‘위안부’를 모욕하면서 일본 국가의 책임을 부정하려는 목적도 여기에 있다.

학문과 표현의 자유?

류석춘은 ‘위안부’에 대한 모욕적 망언이 ‘학문의 자유’, ‘표현의 자유’라고 말한다. 그러나 류석춘의 주장은 명백히 진실을 왜곡하는 것으로 표현의 자유라고 옹호될 수 없다.

표현의 자유는 천대받는 사람들의 자유로서 옹호돼야 한다. 그러나 류석춘의 주장은 일본의 전쟁 범죄 피해자들을 표적 삼아 짓밟고, 일본 국가의 사과와 배상이라는 피해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공격하고자 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제국주의적 한·미·일 동맹 강화 노선에 기여하는 것이다.

류석춘은 유튜브 채널에서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제국주의를 찬양하고 독재를 미화한다. 차별과 배제를 강화하는 성소수자 혐오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그가 표현의 자유를 입에 올리는 것은 가당찮은 일이다.

지난해 류석춘의 망언에 분노해 연세대 학생들은 대자보를 부착하고, 시위를 조직하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그 결과 다음 학기 강의가 개설되지 않았다.

그런데 류석춘은 ‘이용수 할머니의 고발이 자신의 연세대 사건 이전에 발생했다면 [자신에 대한] 학생들 그리고 여론의 비난이 그처럼 난폭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당시 자신에 대한 항의 시도를 폄하하려 한다.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로서 류석춘 같은 자의 주장을 반박하고 일본 국가의 사죄·배상·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해 일생을 바쳐 싸워 온 분이다. 이용수 할머니의 문제 제기의 핵심도 바로 이런 요구를 제대로 쟁취하려면 지금의 운동 방식이 재고돼야 한다는 데 있었다.

그런데 피해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정면 부정하는 류석춘이 ‘위안부’ 운동을 흠집내고 자기 명예를 지키려고 감히 이용수 할머니를 들먹이다니, 파렴치함이 지나치다.

역사적 진실을 외면하고, 피로 얼룩진 제국주의를 정당화하는 데 혈안이 돼 망언을 쏟아내는 류석춘을 강력히 규탄한다. 류석춘은 교육자로서 아무 자격이 없다.

※ 이 글은 〈노동자 연대〉 신문 웹사이트에도 실렸습니다. ☞ https://ws.or.kr/article/2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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