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경(노동자연대 연세대모임 회원)
류석춘 교수가 새 학기에 학부 수업 두 개와 대학원 수업 하나를 맡을 예정이다. ‘위안부’ 피해자를 모독하고, 항의하는 학생을 성희롱한 자가 아무런 반성도 없이 다시 수업을 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강의 하나는 사회학과 교직 이수를 위해 필수로 들어야 하는 강의다. 학생들의 반발은 상당히 크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 학생대책위원회’는 류석춘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민주동문회가 발의한 ‘매국적 만행을 자행한 류석춘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는 재학생, 동문 전 연세인의 성명’에는 총학생회도 연명하기로 결정했다.
연세대학교 학생과 동문들은 류석춘의 강의 개설에 반대하며, 1월 13일부터 릴레이 발언 집회를 열었다. 이 집회는 17일, 20일로 이어졌다.
1월 20일 집회에는 연세대학교 재학생과 민주동문회 50여 명이 참가해 류석춘 교수를 규탄하고 학교의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참가자가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류석춘 수업 개설에 대한 항의가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전혜현 학생은 “류석춘의 강의가 무슨 대자연의 순리도 아닌데, 어떻게 강의 개설을 막을 수가 없냐”고 하며 학교 당국의 성의 없는 답변을 꼬집었다.
학생들은 지난 학기에 학교 측이 우파들의 ‘인권 수업 필수지정 철회’ 요구는 신속하게 받아들여 놓고 류석춘 징계 요구에는 왜 이렇게 늑장 대응을 하냐며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동문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민주동문회의 송현상 동문은 “학교가 학문과 정의엔 관심 없고, 돈에만 관심이 있으니 그런 자가 교수가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성복 동문은 “일본 전범 기업 재단의 후원을 받는 자이기에 그런 망언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자연대 연세대모임 소속 이란희 학생은 학교 당국을 비판했다. “류석춘의 비뚤어진 사상을 가르침 받고 싶어서 사회학과에 진학한 것이 아니다. 수강 신청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이 시점에, 문제가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직무를 해제시키지 않는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이경자 연세대분회장도 지지메시지를 보냈다. “노동자는 인원 감축으로 춥고 서럽게 만들면서, 썩어빠진 정신 상태를 가진 교수는 끝끝내 보호하고 챙길 거 다 챙겨주는 학교의 이중적인 자세에 대해 실로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발언 대회 이후, 참가자들은 학교 본관을 향해 구호를 외치며 힘있게 행진했다. 항의 서한을 학교 본부에 전달하고 총장과의 면담도 요구했다. 지나가던 학생들도 집회와 행진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학교측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반면, 1월 13일 첫 릴레이 발언 집회 이후, 경찰은 4개월 만에 비공개 조사를 시작했다. 또한 연세대 출신 국회의원 14명이 류석춘 교수의 수업 배제, 교수직 박탈을 요구하는 서한을 연세대학교 총장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아래로부터의 학생들의 항의가 조금씩 효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 준다.
역사 왜곡과 망언이나 일삼는 류석춘은 학생을 가르칠 자격이 없다. 연세대학교 학교 당국은 즉시 그를 수업에서 배제해야 한다.
※ 이 글은 〈노동자 연대〉 신문 웹사이트에도 실렸습니다. ☞ https://ws.or.kr/article/23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