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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홍콩 대학생 차우츠록,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사망
홍콩 항쟁에 지지를!

10월 20일 바리케이드를 쌓으며 저항하는 홍콩 시위대 ⓒ출처 Studio Incendo(플리커)

 

경찰의 폭력 진압과 실탄 사격으로 대학생 사망

며칠 전인 11월 8일, 홍콩 경찰의 시위 진압을 피하려다 건물 옥상에서 떨어진 홍콩과기대 학생 차우츠록(周梓樂) 씨가 끝내 사망했다.

그럼에도 홍콩 정부 당국과 중국의 냉혹한 탄압은 계속된다. 11일(현지 시각) 홍콩에서는 차우츠록 추모 집회가 열렸는데, 홍콩 경찰은 그 추모 집회 참가자들에게도 실탄을 쏘았다. 이미 홍콩 경찰은 8월부터 빈백건, 실탄 등을 발사하며 시위를 강경 진압하기 시작했다. 시위 참가자들이 실명하고 다치는 일이 속출했다.

이는 ‘우발적’ 사건이 전혀 아니었다. 차우츠록 사망 3일 전인 지난 5일, 중국 주석 시진핑은 홍콩 행정장관 캐리 람을 만나, “질서를 회복하는 것은 홍콩이 당면한 중요한 임무”이니 “흔들림 없이 [강경 진압 입장을] 견지하라”고 강조했다. 이를 이어받아 중국 고위 관료 장샤오밍(張曉明)은 저항을 탄압하기 위해 국가보안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거들고 나섰다.

 

홍콩인들은 민주주의와 정의, 평등을 요구하고 있다

6월 초 시작된 송환법(홍콩에서 활동하는 반(反)중국 인사를 중국 본토로 보내 재판할 수 있게 하는 법안) 폐지 운동은, 홍콩인들의 누적된 불만과 만나서, 전체 인구 700만 명 중 최대 200만 명이 집회에 참가하는 대규모 항쟁으로 발전했다.

송환법은 대중 운동에 밀려 10월 23일에 공식 폐기됐다. 하지만 홍콩 대중은 진정한 보통선거 실시, 경찰의 폭력 진압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민주주의 운동 참가자에 대한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등 진정한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거리를 지키고 있다.

경찰의 잔혹한 폭력에도 굴하지 않는 홍콩인들의 항쟁의 배경에는 오래도록 쌓인 사회적·경제적 불만이 있다. 한편에는 막대한 부가 쌓이지만 대다수 서민은 심각한 가난에 시달린다. 한 글로벌 투자은행은 홍콩에서 가장 부유한 1.2퍼센트가 홍콩 전체 부의 53퍼센트를 소유했다고 추산했는데, 이 통계를 낸 2011년 이전까지 홍콩에는 최저임금제 자체도 없었다. 홍콩의 지니계수(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는 0.529로, 프랑스 혁명 당시인 18세기 말 프랑스보다 불평등 정도가 심각할 정도다.

이를 보여 주듯, 홍콩인들의 민주주의 요구는 경제적 불만과 만나고 있다. 홍콩 노동자들이 여러 차례 파업해 민주주의 항쟁에 동참했으며, 더 많은 연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11월 9일 한국을 찾아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발언한 홍콩노총 부위원장은 ”홍콩 노동자들은 한국 노동자 투쟁에서 많은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홍콩에서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이 한창입니다. 노동권,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투쟁합시다” 하고 호소했다.

시위대 극히 일부의 모습만 보고서, 홍콩 운동 전체를 미국과 서방의 꼭두각시인 양 모욕하는 것이 어불성설인 까닭이다.

 

홍콩 민주주의 탄압하고 티벳·신장·위구르 짓밟는 중국이 “사회주의”?

송환법은 바로 더 나은 홍콩을 요구하는 사람들을 탄압하기 위한 법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토록 많은 대중이 운동에 나선 것이고, “사회주의”를 자처하지만 진정으로 대중을 위한 변화는 한사코 가로막으려는 중국 지배자들이 이토록 강력하게 탄압을 주문하는 것이기도 하다.

홍콩의 항쟁이 중국 본토로 확산될까 봐 걱정하는 중국 지배자들은 홍콩 운동 초기부터 인터넷과 언론을 검열했다. 홍콩 운동이 중국 정부의 권위에 도전하자, 중국 정부는 긴급법을 동원해 운동을 탄압했다. 이 법은 1922년 영국의 식민 지배자들이 중국 노동운동을 탄압하려고 만든 법이었다.

“사회주의” 중국이 식민지 지배의 무기를 이용해 노동자 서민의 민주주의 운동을 탄압하는 꼴이다.

이런 일은 홍콩이 처음도 아니다. 중국 지배자들은 티벳·신장·위구르 등 지금도 식민 점령한 소수민족들을 군홧발로 짓밟고 탱크와 총포를 휘둘러 독립 운동을 잔혹하게 학살한 자들이다. 그들은 중국 본토와 홍콩 모든 곳에서 노동자·서민의 정치적·경제적 조건 개선에 조금도 관심이 없다. 이런 점들은 중국이 “사회주의”가 아니라 서방과 다를 바 없는 자본주의 사회임을 보여 준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홍콩인들의 항쟁에 지지를!

사회 곳곳에 찌든 가혹한 불평등과 부정의, 노동자 서민들에 냉혹한 현실 등 홍콩 사회는 오늘날 한국 사회와 마찬가지다. 사회가 공정하고 평등하고 더 살 만하기를 바라는 홍콩 노동자 청년들의 염원은 지금 한국에 있는 우리의 마음과도 같을 것이다. 지금 홍콩인들은 거센 탄압과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홍콩 사회를 바꾸려 싸우고 있다.

민주주의와 정의를 염원하는 모든 대학생들과 진보·좌파는 흔들림 없이 홍콩 노동자·청년들의 항쟁을 지지해야 한다.

願榮光歸香港, Stand with HongKong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2019년 1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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