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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노동자 투쟁 연대 경험

생생하게 알게 된 비정규직 차별의 현실

2018년 9월 12일

  • 양선경 대학생  259호  2018-09-12

저는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지난 8월 13일, 태안에서 열린 발전 비정규직 정규직화 집회(발전소 산재사망자 추모 및 직접고용 쟁취 문화제)에 다녀 온 후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올해 초부터 정규직화 요구를 하며 투쟁해 왔습니다. 발전소는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전기를 만드는 곳입니다. 사측은 필수공익유지업무로 지정해, 노동자들이 파업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발전소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면 임금을 정규직의 55퍼센트까지로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신문으로 봤을 때에는 임금 차별과 사측의 대우 차이 정도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실제 차별을 받는 이야기를 처음 들어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회사 내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정규직은 3500원, 비정규직은 4500원을 냅니다. ‘우리 회사 사람이 아니’라는 겁니다. 밥 시간도 따로 정해져 있고 심지어 식당 앞에 “정규직 11시 30분, 비정규직 12시”라고 명시돼 있다고 합니다.

집회 며칠 전 어느 발전소에서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는데 이들도 모두 비정규직이었다고 합니다.

정규직은 입사 후 교육에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나이가 더 많아도 말을 낮추라는 식의 지시를 받기도 합니다. 사측에서 굉장히 의도적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반목을 부추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열악한 조건에서도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과 연대해 사측에 맞서 투쟁하고 있습니다. 새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됐습니다.

발전소는 발전이 멈추면 안 되는 곳이기 때문에 밤에도 교대로 일을 해야 하는데, 근처에 밥 먹을 곳이 없습니다. 실제로 집회 후 노동자들과 식사를 하기 위해 차를 타고 20분가량 나가야 했습니다. 밤에는 사내 식당도 운영하지 않아서 노동자들은 매일 라면으로 끼니를 때웁니다.

집회는 이러한 사례들을 공유하고 투쟁의 결의를 다지는 자리였습니다. 특히 ‘발전소 노동자들은 빛과 바람을 생산하지만 어둡고 더운 곳에서 일하고 있다’던 연대발언이 인상 깊었습니다. 또 이들의 구호가 ‘죽지 않고 일하고 싶다’인 것이 가슴 아팠습니다.

집회는 매우 활력 있었습니다. 집회를 마치고 노동자들과 식사를 했는데, 노동자들이 연대하러 와 줘 고맙다고 해서 조금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3월부터 〈노동자 연대〉 신문은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실어 왔습니다. 이후에도 꾸준한 연대와 보도를 통해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노동자의 편에 서 있는 이 신문을 사람들이 많이 구독해서 읽으면 투쟁 소식을 더 널리 알리고 연대를 구축하기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회가 열리는 태안은 서울에서 가깝지 않았지만, 이번 집회 참가는 노동자들의 현 상황을 매우 실감나게 들을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현장에서 열리는 집회에 학생들이 참가한 것이 노동자들에게 힘이 됐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발전 노동자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해 연대하고 지지를 보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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