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오전 11시경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56동 건물에서 폭발이 발생해 노동자 5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가 났다. 부상자 중 1명은 전신에 화상을 입어 위독한 상태다.
사망자 중 2명은 입사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20대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이들은 일정 기간 근무 후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었다고 한다.
폭발의 위력이 어찌나 컸던지 해당 건물은 전소했고, 안타깝게도 사망한 노동자들의 시신은 신원 확인이 어려울 정도로 훼손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며, 부상자들의 쾌유를 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은 천무, 천궁-2 등 미사일과 로켓의 추진체와 연료를 개발·생산하는 핵심 거점이다. 참사가 난 56동 건물은 이 과정에 쓰인 공구에 묻은 화약을 세척하는 곳이다. 특히 미사일 고체연료는 점성이 높고 폭발성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한화 측은 이 공정이 위험도 낮은 공정이라며 면피하려 한다.

그러나 6월 2일 한화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명기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화창원지회장은 이렇게 일갈했다.
“위험한 작업이 아니었다니, 말도 안 되는 얘기죠! 화약을 취급하는 곳은 어디든 전쟁터와 똑같습니다. 회사는 벌써 빠져나갈 구멍을 찾고 있는 겁니다. 위험하지도 않은데 어떻게 5명이 죽고 건물이 날아갑니까.”
김명기 지회장은 최근 군수 산업의 수출이 는 것도 참사의 배경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사업이 잘 되니 사측은 ‘표준화’를 한다면서 노동 강도를 높였습니다. 국내 판매는 정해진 금액만 받을 수 있는데 수출은 원가 절감한 만큼 바로 이윤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다 보니 노동 강도가 세지고, 안전은 취약할 수밖에 없는 거죠.”
전문가들은 세척 과정에서 정전기가 발생해 폭발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춘근 KAIST 이사는 “고성능 미사일을 새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예측했던 것보다 사고 위험이 커졌을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조선일보〉 6월 2일 자)
빠져나갈 구멍
금속노조 한화창원지회는 한화 측이 교섭대표노조인 자신들을 만나 주지 않고 있다며 참사 원인 조사 과정에 노조의 참여 보장을 요구했다. 또한 참사가 난 대전사업장뿐만 아니라 창원·여수·보은 등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 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대전사업장의 노동자들이 조직돼 있는 한국노총 전국화학연맹 한화노조도 1일 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와 관련된 모든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한화 측은 ‘방위 산업이라 기밀 사항’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작업 공정과 사용되는 화약의 종류 등에 대해 공개를 일체 거부하고 있다. 사고 원인 규명을 제약하려 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노동자들의 안전보다 살상 무기 기술 유출을 막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노조법 제41조 2항은 군수기업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제한하고 있다. 군수기업 노동자들은 자신의 작업장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 알기도 어렵고, 알더라도 이를 개선하기 위해 사용자를 압박할 수단이 상당히 제약돼 있는 것이다.
기밀에 부쳐지는 사항 없이 참사의 원인을 투명하게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그리고 안전 조처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
반복돼 온 한화의 사망 사고들
대전사업장은 이번 참사 전에도 폭발 사고로 인한 사망자 발생이 반복돼 왔다.
2018년 5월에는 추진체에 연료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참사 후 실시된 특별근로감독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례 486건이 적발됐는데, 그중 266건이 공정안전관리 문제로 드러났다.
이후 9개월만인 2019년 2월 추진체에서 고체연료를 분리하는 작업 도중 또 폭발 사고가 벌어져 노동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사망한 3명 모두 20~30대 청년이었다. 정전기를 흘려보내는 접지 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것이 폭발의 원인이었다.
두 번째 참사 이후 실시된 특별근로감독에서 여전히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82건이 적발됐다. 이 때문에 당시 유가족들은 첫 번째 참사 후 제대로 된 안전 조치 없이 작업중지명령이 해제돼 또다시 참사가 벌어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화 측은 두 번의 참사 이후 해당 공정을 자동화했다지만 이번에 참사가 난 공정은 그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게다가 56동 건물은 면적이 좁아 소방청의 안전 점검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었다.
요컨대 직접적으로 문제가 벌어진 곳만 손을 보고 전반적인 노동자 안전을 강화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방산 4대 강국”을 국정 목표로 내세웠고, 이미 지난해 이를 달성할 만큼 무기 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는 대대적인 군비 증강과도 직접 맞닿아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이로부터 수혜를 입은 기업의 하나다.
한화가 생산하는 천궁-2는 아랍에미리트에 수출돼 미국
이번 참사는 ‘죽음의 상인’인 한화가 자사 노동자들의 안전까지 희생시키고 있음을 보여 준다.
출처: 한화에어로 작업장 폭발 참사: 노동자 안전을 제물로 ‘죽음의 상인’ 노릇 하는 K-방산(〈노동자 연대〉 587호, 2026-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