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월 서울시가 ‘제2차 인권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한다. 서울시 인권정책은 서울시 인권기본조례에 따라 5년마다 세우는 것으로서 이번이 두 번째다.
서울시는 제2차 인권정책 초안에서 탈북민, 이주민, 장애인 등 소위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집단들의 차별 완화 정책들을 내놨다. 그중에는 ‘성소수자 상담 체계 마련’, ‘혐오 표현과 차별에 대한 공무원 가이드라인 마련’ 등 성소수자 관련 정책 6가지도 포함돼 있다.
또, 공공시설에 성중립화장실을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서울시는 “성별 구분 없이”, “장애인과 활동보조인, 어르신과 동반한 가족, 아이를 동반한 가족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화장실’”을 시범 설치하고 운영하겠다고 한다.
이것은 장애인뿐 아니라 많은 성소수자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실태 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트랜스젠더 44퍼센트가 화장실 등 성별 분리 공간에서 어려움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또한 “여자/남자답지” 않아 곤혹스러움을 겪던 사람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이번 제2차 인권정책은 지난 제1차 인권정책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제1차 인권정책에 따라 추진했던 ‘서울시 인권헌장’은 2014년에 개신교 우익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서울시 인권헌장’에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금지 조항이 담겨 있다는 이유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 인권헌장’이 자신의 공약인데다가 시민위원회에서 다수가 성소수자 차별 금지 조항을 지지해 통과됐음에도 불구하고 ‘만장일치가 아니’라는 이유를 내세워 끝내 선포하기를 거부했다. 게다가 당시 박원순 시장은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임원과의 간담회에 참가해 “서울시장으로서 동성애를 지지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성소수자들은 이에 항의하며 6일간 서울시청 점거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제2차 인권계획에서도 기독교 우익들의 반발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번에는 서울시가 우익들의 압력에 후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