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인상 말고 교육 여건 개선하라!

 

고려대 당국은 올해 내국인 등록금을 법정 최대치인 5.49%, 유학생 등록금을 10%씩이나 인상하려 한다. 학교 측은 ‘우수교원 충원 및 교육 여건 투자에 한계’가 있고, ‘학생들도 무조건적으로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이며, 공공요금 물가 상승 등 재정상의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가증스러운 거짓말이다.

부자 학교 고려대, “재정난” 운운 우는 소리 말라!

1. 우리 학교의 등록금은 이미 다른 학교들보다 높다. 고려대 평균 등록금은 연간 835만 원으로, 전체 대학 평균인 635만 원보다 200만 원이 높고, 사립대 평균인 688만 원보다도 147만 원 높다. 2023년 등록금 회계 적립액이 62억 원이고, 전체 적립금은 한 해에만 무려 225억 원이 늘었다! 고려대는 적립금만 4090억 원에 달하는 ‘부자 대학’이다(2024년 기준).
2. 대학 당국이 학생들을 돈뭉치로만 보는 것도 분개할 일이지만, 고려대 법인(고려중앙학원)은 법인으로서 학교 운영에 마땅히 부담해야 할 법정 부담금도 60%밖에 내지 않는다(연세대 105%, 성균관대 100%). 법인이 책임을 지지 않은 부분을 우리 등록금이 포함된 교비 회계로 메꾸는 것이다.
고려대 당국은 대체 돈이 부족하다는 근거가 무엇인가? 그저 학생들에게 돈을 쓰지 않고 싶다고 우기는 것일 뿐이다.
3. 압도 다수의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에 반대한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가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며, 41%는 등록금을 인하해야 한다고 했다(등록금문제대응 특별위원회 서울캠퍼스 학부생 인식조사).
4. 고려대 당국은 유학생들을 현금 인출기로 보는가? 언어 장벽, 부실한 행정 지원, 각종 차별 등 유학생들이 겪는 고통은 외면하면서 유학생들에게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려 한다.
5. 이번에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면 학교는 이제 매년 등록금 인상을 요구할지도 모른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에 동의하고 있다면서 다수 학생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경제지 등은 대학 곳간이 비고 있다면서 사립대들을 두둔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들의 적립금은 해마다 늘어났다. 그런데도 사총협은 올해 신년사에서 ‘등록금 자율화’를 재개하자고 주장했다. 과거 등록금 자율화 시절, 등록금은 매년 물가 상승률의 2~3배를 웃도는 정도로 상승했다.

등록금 인상에 반대해야 한다
총학생회는 고려대 법인의 전입금 미사용 문제와 등록금 인상 시 국가장학금 지원 중단 문제를 옳게 지적했다.
그런데 정작 재정이 여유롭지 않다는 학교 측의 근거를 일부 수용해 등록금 인상안에 대해 분명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총학생회 비판은 교육부에 훨씬 무게가 실려 있다. 이는 자칫 학교 당국에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압도 다수의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대표 기구인 만큼 학생들의 의사를 올곧게 대변하려고 애써야 옳다.
등록금 인상을 전제로 교육환경 지원을 약속 받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등록금 인상은 교육환경 개선의 선결 조건이 아니며, 과거 등록금이 천정부지로 올랐을 때에도 수강신청 전쟁, 자치공간 부족 문제 등 교육환경 개선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반값 등록금 인하 운동이 강력할 때 그러한 교육 여건 쟁점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우리의 분노는 고등 교육에 충분한 지원을 하지 않고 있는 정부뿐 아니라 물가와 공공요금 상승, 취업난으로 고통받는 우리 학생들의 처지는 외면한 채,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있는 학교 당국에도 향해야 한다. 캠퍼스에서 학교 당국의 부당한 인상 결정에 항의하고 맞서는 힘을 모으면서 정부를 향해서도 함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고려대 당국은 등록금 인상 말고 교육 여건 개선하라!

2025년 1월 26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고려대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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