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과 효율은 학문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없다
학사구조개편안과
학과 평가제를 즉각 폐기하라
학교는 최근 73개의 학과를 63개로 축소하는 학사구조개편안을 내놨다. 구조개편안의 핵심은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학사 체제로 개편”하여 “우수 신입생을 유치하고 취업률을 높이며”, “교육부의 구조 개혁 평가, 정부 재정지원 사업 등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통폐합 대상이 된 영화과, 영상과, 텍스타일 디자인과, 공예과 학생들은 구조조정안에 반대해 서명 운동, 릴레이 단식, 학과 살리기 캠페인 등을 벌이며 행동에 나섰다. 예술디자인대학 학생회는 성명을 발표하여 “사회는 다양한 학문, 다양한 분야에 의해 구성되어 있으며 그 가치를 단순 자본과 규모의 잣대로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학과의 정체성, 학문의 다양성은 다 어디로 간 것입니까”하고 물었다. 학사구조개편안 철회도 분명한 요구로 걸었다.
예술문화대학 학생회가 지적했듯이 이 문제는 “모든 학생들”의 문제다. 학교는 학사구조개편안과 함께 학과 평가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그 내용은 2년에 한 번씩 학과 평가를 실시하여 “그 결과에 따라 하위 학과의 입학정원을 상위 학과로 배정하거나 유망한 학과를 신설”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2년에 한 번씩 학과통폐합이나 정원 축소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학사구조개편안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경쟁’과 ‘효율’이 학교를 운영하는 잣대가 된다면 기초 학문과 인문학을 하는 학과들뿐만 아니라 학사 운영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대학은 취업기관인가, 학문의 장인가? 근본적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총학생회를 비롯하여 많은 학생회와 학우들이 일방적 학사구조개편안을 비판했다. 그러나 일방적이라는 것만이 문제는 아니다. 학교를 기업처럼 운영하려 한다는 내용부터 문제가 있다. 따라서 구조조정 자체를 철회시키라는 요구가 전면에 내세워질 필요가 있다.
이미 학교는 정부의 구조조정 안에 발맞추어 학사구조개편과 학과 평가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의 대학 교육 정책은 바로 건국대학교가 추진하려고 하는 학사구조개편을 부추기는 것이다. 대학 별 평가를 하고 더 잘 나가는 대학에 더 지원을 해주고 경쟁에서 밀리는 대학은 지원을 축소하거나 폐지하겠다는 것이다.우리가 대학이 진정 학문과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박근혜 정부의 대학구조조정 계획과 그에 발 맞추어 진행되는 학교의 학사구조개편안, 학과 평가제 실시를 반대해야 한다.
우리는 전학대회에서 경쟁과 효율을 기준으로 삼는 학사구조개편안과 학과 평가제에 분명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이 채택되길 바란다. 학문 평가의 기준이 경쟁과 효율이 될 수 없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자. 학과 평가제를 실시하게 되면 지속적으로 학사구조개편이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학과 평가제에 반대하지 않으면 2년마다 학과 통폐합이나 정원 축소가 반복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총학생회가 나서 예술디자인대학 학생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학생총회 개최를 통해 본관 농성, 점거 등의 강력한 행동을 건설해나가자는 결의가 필요하다. 단지 반대하는 의견을 제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은 여러 차례 확인된 바다. 학사구조개편안과 학과 평가제 실시를 막으려면 강력한 행동 건설로 나아가야 한다.
- 3. 26. 중앙동아리 노동자연대 (김무석 010-8308-2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