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파업에 지지를!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파업 투쟁에 돌입했다. 지난 8일엔 삼성전자서비스 본사가 있는 수원에서, 12일엔 서초동 삼성 본사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지난 수 개월 동안 진행한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경총간의 교섭이 4월 24일 결렬됐기 때문이다.
삼성 노동자들은 굳건한 투쟁으로 교섭에서 일부 양보안을 얻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사측은 폐업 센터의 노동자 고용보장, 생활임금 보장 같은 핵심적인 요구는 외면했다. 사측이 제시한 기본급은 최저임금 수준 정도였고, 폐업 센터 얘기는 일언반구도 꺼내지 않았다.
그 동안 노동자들은 안정적인 임금이 보장이 안 돼 휴식도 식사시간도 없이 장시간 일했다. 노동조합이 생기기 전에는 새벽까지 일하기가 부지기수였다. 급기야 지난해 ‘배고파서 못살겠다’ 며 최종범 조합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벌어졌다.
노동자들이 투쟁하자 사측은 노동조합 가입률이 높은 서비스센터를 아예 폐업해버려 노동자들을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쫓아내버렸다. 심지어 교섭 와중에도 사측은 노동자들을 악랄하게 공격했다. 삼성은 센터의 ‘바지사장’들을 내세워 조합원들에 대한 고소∙고발을 했다.
‘진짜 사장’ 삼성은 이런 탄압의 배후에 있으면서도 간접고용을 빌미로 교섭에 나오지도 않았다. 수 십조에 달하는 삼성전자 이윤을 누가 벌어주었는가. 바로 삼성 로고가 박힌 작업복을 입고,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다. 노동자들의 요구대로 이제는 ‘진짜 사장’ 삼성이 교섭에 나와서 노동자들의 문제를 책임져야 한다.
노동자들이 맞서고 있는 삼성은 이 사회 온갖 악행의 주범이기도 하다. 지금 정부가 밀어붙이는 의료 민영화도 삼성이 공들이고 있는 ‘바이오-헬스’사업과 연관돼 있다. 2007년 태안 앞바다를 ‘죽음의 바다’로 만든 원유 유출 사고는 삼성중공업이 저지른 일이었다. 작년에는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불산 누출 사고가 벌어져 노동자가 사망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짓을 하고도 제대로 된 처벌조차 받지 않는 삼성에게 커다란 반감을 가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삼성을 바꾸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고 노동조합을 만들자 삼성이 바뀌고 있다. 삼성의 부를 만드는 노동자들이야말로 삼성에 실질적 타격을 줄 수 있는 세력이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도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에 걸린 당사자와 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하였다. 이는 중태에 빠진 이건희의 경영권 세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줄여보겠다는 심사가 반영된 것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백혈병 문제 해결을 위해 싸워온 사람들과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투쟁이 철옹성 같아 보였던 삼성에 균열을 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투쟁은 ‘거대 재벌에 맞서 싸울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있다. 최근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삼성 노동자들에게 고무 받아 노조를 설립하고 투쟁에서 나서고 있다.
삼성에 맞선 노동자들의 투쟁에 학생들도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