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홍익대학교 학생,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회원
4월 15일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집중집회가 열렸다. 홍익대 청소·경비 노동자들을 비롯한 연세대, 이화여대 등 민주노총 공공운소노조 서울지부 노동자들과 홍익대 학생들, 정의당과 진보당의 마포구위원회 등 200여 명이 집회에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홍익대 당국이 비용 절감을 우선시하며 학생들의 안전과 노동자 조건을 내팽개치고 있다고 규탄했다.
홍익대 당국은 지난해에도 경비 정년 퇴직자 자리를 채우지 않으려 했다. 이를 노동자들이 투쟁해 막아냈었다. 2018년에도 학교 당국이 교대제를 전환하면서 초소 8곳을 폐쇄해, 학생 안전과 노동조건이 악화된 바 있다. 그런데 또 정년 퇴직자 3명 자리를 충원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이에 더해 학교 당국은 경비 노동자 임금 동결까지 시도하고 있다.
학교 당국은 코로나19로 재정이 악화됐다는 핑계를 댄다. 하지만 홍익대는 대학 적립금만 7569억 원(2020년 기준)으로 전국 대학들 중 적립금 1위이다. 설사 코로나19로 사정이 어려워졌더라도 이는 학교 당국이 책임져야 할 문제이지 노동자들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
홍익대분회 박진국 분회장은 올해 최저임금이 쥐꼬리만큼 인상된 것을 비판하며 홍익대 당국이 최저임금 인상분(시급 130원)마저도 올려줄 수 없다고 한 것을 규탄했다.
“물가가 얼마나 올랐습니까? 홍익대는 8000억 원 가까운 돈을 적립하고 있습니다. 130원으로는 껌도 못 사는데 그조차도 못 올려주겠다는 게 말이 됩니까?”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로 많은 노동자들, 특히 저소득층 노동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내년 최저임금 인상을 억제하려 하고, 학교 당국은 이를 구실로 임금 동결을 시도하는 것이다.
학교 당국은 청소·경비 노동자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증가하면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에 쓸 수 있는 돈이 줄어든다면서 이간질을 한다. 정작 학생들이 학교 측에 꾸준히 해 온 요구들(전임교원 충원, 수업 증설, 시설 개선 등)에는 “노력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실질적 개선은 하지 않아 놓고 말이다.
실상은 학교 당국이 교육환경 개선도 지지부진하게 하고, 노동자에 대한 비용도 절감하면서 적립금만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청소·경비 노동자 인력을 늘리고, 임금 인상을 통해 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되는 것이 학생들의 안전과 더 나은 교육환경을 위해서도 더 필요한 일이다. 홍익대 당국은 학생과 노동자 이간질을 멈추고 교육환경 개선과 인력 충원,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
많은 학생들이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의 발언에서도 연대의 마음이 잘 느껴졌다. 학생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은 학생과 노동자에게 더 크다면서 코로나를 핑계로 인력을 감축하고 임금을 동결하려는 학교 당국을 규탄했다. 또 이번 투쟁이 학생과 노동자 모두를 위한 정당한 투쟁이라며 지지를 표했다.
홍익대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가 모이길 바란다.
※ 이 글은 <노동자 연대> 신문에도 실렸습니다. https://ws.or.kr/article/254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