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청소·주차·경비·시설 노동자들이 전면 파업 · 본관 농성에 돌입하다
7월 12일 오전,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이화여대 분회 노동자들이 전면 파업과 본관 농성에 돌입했다. 이화여대 당국과 용역 업체가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용역 업체는 지난 5개월 넘는 시간 동안 고작 1백 원 인상안을 고수하다가 최근에는 고작 4백30 원 인상안을 내놓고는 생색을 내고 있다. 그러나 얼마 전 카이스트에서 노동자들은 8백30원 인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돈 많기로 소문난 이화여대 당국이 노동자들에겐 어찌 이리 야박한가!
노동자들은 ‘진짜 사장’인 학교 당국의 책임을 물으며 지난 한 달 동안 총장실과 총장 공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방학임에도 학생들의 지지는 컸다.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김혜숙 총장이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요구하는 연서명에 학내 단체 58곳과 학생 6백여 명이 동참했다.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노동자들이 3주간 집회를 하고 연대가 확대되자 김혜숙 총장은 7월 5일 노동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인내하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만 할 뿐이었다.
노동자들은 학교 당국에게 12일까지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점거와 파업을 하겠다고 선포했지만, 학교 당국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결국 오늘부터 노동자들은 모든 일손을 놓고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노동자들이 본관에 진입하자 직원들은 총무처 문을 걸어 잠그고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본관 점거는 올해에만 벌써 두 번째다. 지난 2월 경비 노동자들은 고용과 임금 보장을 요구하며 본관 2층을 점거한 바 있다. 김혜숙 총장은 최경희 전 총장의 적폐를 없애겠다며 당선했지만, 노동자들의 소박한 요구조차 외면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각종 불평등과 부정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는” 이대에서 김혜숙 총장이 ‘촛불 총장’이라는 상징에 걸맞게 비정규직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지극히 옳다.
한 청소 노동자는 “지난해 학생들이 본관에서 싸웠던 것을 우리가 이어 받은 것 같다”며 “임금 조금 올리는 것도 투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학교 당국이 제대로 된 임금 인상안을 내놓을 때까지 파업과 점거를 이어갈 계획이다. 또한 서경지부는 7월 14일 13시 반 이화여대 ECC 계단에서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방학이지만 학생들의 연대와 지지는 노동자들에게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와 지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