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 강행 말라!

이재명의 “전쟁 개입 파병은 없다”는 말에 속아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재명은 지난 금요일 기자회견에서 파병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는 파병의 핵심 명분인 “자국의 상선과 원유 수송로, 국민 보호”를 강조하고, “예멘 반군의 활동이 강화”된 홍해를 거론하며 청해부대 활동 강화를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는 기자회견 다음 날 이재명이 파병 요청을 거절했다는 외신 보도에도 즉각 “거절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미국에서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실질적 기여 의지를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전달했다.

전쟁 개입 파병이 아니라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현재 정부는 전쟁 당사국인 미국과 논의해 군사적 기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란전쟁의 핵심 전장인 호르무즈해협에 ‘자유항행 지원을 위한 파병’을 하는 것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장악력을 약화시키는 데 안달이 난 미국을 돕는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 확대에 가담하면서 에너지 수송로의 안전을 바라는 것은 불에 기름을 부으며 불이 꺼지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또한 청해부대 임무 강화는 전투함을 호르무즈해협으로 보낼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아덴만에 파견돼 있는 청해부대 왕건함은 4400톤급 전투함이고,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넓히면 이 전투함을 호르무즈해협으로 보낼 수 있다. 2020년 1월 문재인 정부가 국회 동의 없이 청해부대 작전 범위를 넓히는 방식으로 호르무즈에 파병한 바 있다. 이 한국 전투함이 호르무즈에 파병돼 홀로 작전을 수행하면서 미군 지휘부와 협력하지 않는다는 것도 가능하지 않은 얘기다. 홍해도 이란 전쟁과 무관한 곳이 아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가 홍해를 봉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쟁 관여 파병”이 아니라 “상선, 원유 수송로, 국민 보호”파병이라는 주장은 사기극이고, 국민을 핑계로 침략전쟁에 참전하는 비열한 짓이다.

참전의 대가는 중동과 이란의 민중, 그리고 한국의 보통 사람들이 치르게 될 것이다. 참전은 지난 3년간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해 온 이스라엘과 미국의 억압을 돕는 일이기도 하다. 한국 대중이 얻을 것은 중동에서 ‘미국의 용병’이라는 낙인과 전쟁 뒤에도 남을 원한뿐이다.

한국 지배계급의 이익을 위한 파병

트럼프는 한미 협상과 남북·북미 관계를 파병 압박 카드로 활용하고 있고, 국민의힘도 파병을 적극 촉구한다. 한미동맹을 통해 권력과 부를 키워 오고 베트남 파병까지 밀어붙였던 한국 지배계급의 원조 정당답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는 단지 트럼프의 압박이나 우익 정치인, 또는 내각 일부 인사들의 문제 때문에 참전하는 것은 아니다.

이재명 정부는 이란 전쟁 참전을 지렛대 삼아 원유 수송로 안정, 한미 통상 협상, 핵잠수함 도입 등 한국 자본주의의 핵심 이익을 챙기려 한다. 한국 지배계급은 높아진 경제력에 걸맞는 해외 군사적 영향력을 키우려 해 왔다. 이재명은 이번 기회로 대미 협상력을 키우고 국제적 전쟁에 참전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는 것이다. 즉 단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한 것이 아니라 한국 자본주의의 이익을 위해 미국의 제국주의 전쟁에 가담하려는 것이다. 이재명이 말하는 ‘국익’은 지배계급의 이익이다. 이를 외부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만 보는 것은 이재명의 책임을 면제해 주는 것이다.

현재 이재명은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정부의 등장 이유라 할 수 있는 ‘내란 청산’과 ‘사회 개혁’은 낙제점이고, 온갖 쟁점에서 우경화한 데 이어 이제는 미국의 제국주의적 이란 전쟁에 참전하려 하며 지지 기반을 스스로 깎아 먹고 있다. 특히, 진보층과 청년층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

진보 진영 일부는 이런 이재명에 맞서면 극우와 국민의힘만 이롭게 할까 우려한다. 하지만 극우와 국힘에게 자신감을 주는 것은 이재명에 맞선 투쟁이 아니라 이 정부 자신의 개혁 배신과 우경화다. 윤석열의 계엄과 극우의 준동을 막은 것은 대중의 아래로부터의 투쟁이었다.

필요한 것은 정부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무시할 수 없는 아래로부터의 압력을 건설하는 것이다. 독일 혁명가 칼 리프크네히트의 말처럼 “주적은 국내에 있다.” 이재명 정부가 두려워할 만한 전쟁 반대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2026년 9월 22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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