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이주민의 기여를 깎아내리고 내국인과 이간질하는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10월 27일 이재명은 국무회의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임금을 본국으로 송금하므로 한국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망언을 했다. 비판이 일자 ‘비교화법’이었다는 군색한 변명과 함께, “우리나라 실업문제가 심각하므로 … 국내 경제에 더 크게 도움이 되는 내국인 고용을 늘려야 한다”며 이간질을 반복했다.
이튿날에는 SNS에 공공 산후조리 서비스에서 다문화가족 우대를 문제 삼는 우익적 인터넷 게시글을 공유하고 다문화가족 우대 정책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오세훈은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화답했다.
속죄양 삼기
실업이 이주노동자 때문인가? 산모들에게 충분한 산후조리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게 다문화가정 때문인가? 결코 아니다.
이주노동자들은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니라, 일자리의 질이 낮아 내국인이 기피하는 열악한 곳에서 부족한 일손을 채우며 한국 경제에 기여해 왔다. 이제 한국 경제의 일부 부문은 이주노동자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히려 이주노동자들은 불안정한 체류 자격으로 저임금과 임금체불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임금은 노동자가 생산해 낸 가치의 일부에 불과하고, 그 임금을 어디에 쓸지는 노동자의 자유다. 1960~1980년대 파독 광부·간호사, 외국 선박에서 일한 선원, 베트남과 중동의 건설노동자들도 이주노동자들이었고 임금을 본국으로 송금했다.
한편, 인구 1,000만 명이 사는 서울시에 공공 산후조리원은 단 2곳뿐이다. 민간 산후조리원 평균 이용료는 2주에 500만 원을 훌쩍 넘는다. 돌봄은 궁극적으로 노동력 재생산과 유지에 필요한 일이다. 그 혜택을 보는 정부와 기업주들이 재원을 마련하고 국가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돌봄이 개별 가정에 떠넘겨져 있고, 공공서비스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진짜 문제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역대급 초과세수에도 좋은 일자리와 공공서비스를 대폭 늘리기는커녕, 실업과 열악한 공공서비스를 향한 불만을 이주민에게 돌리고 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1월 이재명은 ‘우리 고용 기회를 뺏긴다’며 조선업 이주노동자 쿼터 축소 검토를 지시했다. 9월에는 모든 국민연금 가입자들에게 동등하게 적용되는 추후납부제도를 ‘외국인 특혜’라며 문제 삼는 우파에 타협해 외국인 가입자 추후납부 자격을 더 엄격히 심사하고, 제약할 것을 지시했다.
극우가 이재명의 발언을 보며 미소짓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가짜뉴스에 기반한 외국인 건강보험 특혜론을 꺼내 들어 혐중 정서를 조장했다. 이주민을 생계난과 복지 재정 악화의 원인으로 몰아 희생양 삼고, 국가 책임을 가리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이재명도 외국인 특혜가 문제라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다. 이런 행보는 극우의 인종차별적 이주민 배척 선동을 정당화하고 이들에게 힘을 실어 주는 것으로 이어질 것이다.
인기를 잃은 중도파 정부가 중도우파를 포섭하겠다며 이주민 차별적 정책을 도입하는 행태가 서구에서 유행이다. 프랑스 마크롱 정부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극우의 주장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효과가 나고, 주류 정치의 우경화를 토양으로 극우가 성장하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
진정한 개혁은 내놓지 않으면서 이주노동자를 속죄양 삼고 내국인 노동자들과 이간질하는 이재명 정부를 규탄한다. 이재명의 배타적 민족주의 행보는 이미 열악한 이주민들의 처지를 더한층 악화시키고 극우를 신나게 할 것이다. 국가가 조장하는 이주민 차별에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2026년 10월 30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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