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는 등록금 인상 철회하라

가톨릭대 당국이 올해도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다. 학부생 등록금은 지난해 4.65%에 이어 2.8%, 대학원생은 지난해 5%, 올해 2.8% 인상한다. 차별적이게도, 유학생 등록금은 더 높게 올린다(작년 6%, 올해 3%). 그러나 최소 10만 원 이상일 이번 등록금 인상의 근거가 무엇인지는 학교 당국이 밝히지 않아 알 수 없다.

작년에 학교 당국은 세 가지 근거를 들어 등록금을 인상했다. 우리 대학 등록금이 수도권 45개 대학 중 44위로 매우 낮은 수준이고, 16년간 동결돼 왔지만, 매년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숨겨진 핵심은, 지속적 물가 인상으로 감소한 대학의 재정 수익성을 학생들과 그 가족들이 메꾸라는 것이다.

대학과 정부는 우리의 호주머니를 털지 말라


가톨릭대는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재정에 부족함이 없는 부자 학교다. 가톨릭대는 2025년 대학법인평가에서 대학 재정건전성 부문에서 1위(종합 3위)를 받았다. 대학알리미 공시 정보에 따르면, 적립금은 2024년 72억 원이 증가해 누적 876억 원에 달한다. 적립금은 대학이 특정 목적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남겨 둔 돈이다. 가톨릭대는 등록금 인상으로 내외국인 학생과 그 가족의 호주머니를 털지 말고, 적립금을 써라.

평범한 서민층 학생과 가족들은 높은 생계비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몇 년째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해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있다. 2026년 최저임금은 작년 대비 고작 2.9% 올랐다. 가톨릭대 등록금은 1년 기준 약 749만 원으로 다른 대학에 비해 낮다고는 해도 이미 비싸다.

학생들은 등록금을 내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학업과 알바를 병행하거나 학자금 대출을 받는다. 2024년 학자금 대출 규모는 2조 원을 넘어 9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보다 물가가 낮은 나라에서 온 유학생들은 한국 생활비와 등록금을 마련하면서 학업을 병행하느라 허리가 휠 지경이다. 학생과 그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등록금 인상은 철회돼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시장 논리에 따른 ‘수익자부담원칙’을 거부해야 한다. 교육은 상품이 아니다. 노동자·서민·이주민 등 우리 평범한 사람들은 돈 걱정 없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시설 개선과 확충, 교원 증원, 강의 확대 등 교육 환경 개선에 드는 비용은 대학 당국과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등록금 인상은 가톨릭대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 사립대들이 줄줄이 등록금 인상 계획을 내놓고 있다(고약하게도, 유학생 등록금에는 법적 상한선조차 없기에 인상률도 훨씬 더 높다). 이 배경에는 이재명 정부의 등록금 인상 규제 완화 기조가 있다. 교육부는 국가장학금 2유형을, 등록금을 동결·인하한 대학의 학생들에게만 제공해 등록금 인상을 간접 규제해 왔던 조처를 2027년부터 폐지할 예정이다. 또한 대학들에 보내는 공문에서는 등록금 동결을 요청하는 문구가 3년 만에 빠졌다. 어쩌면 매년 등록금 인상이 지속될 수도 있다. 이재명 정부의 이런 배신은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하며 윤석열을 몰아내는 데 대거 참여했던 2030 청년들의 환멸과 분노를 키울 것이다.

등록금 인상 반대한다


가톨릭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권익을 대변해 이번 등록금 인상 결정에 항의하고 인상 철회를 위해 싸워야 마땅하다. 학생 위원들은 1월 14일에 열린 등록금심의위원회에 참가해 인상에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이번 인상 논의와 결정에 관해 어떤 입장이나 정보 하나조차 제공하지 않았다. 그래서 많은 학우가 등심위 회의 결과를 직접 찾아보거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 인상 소식을 접했다. 아예 인상 결정 사실조차 몰랐던 경우도 많다.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등록금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인상됐는지 학생들은 알 권리가 있다.

학생 의견이 손쉽게 무시되도록 설계된 등심위로는 등록금 인상을 막을 수 없다. 대부분의 대학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학생 위원의 비율은 법정 최소 기준인 30%에 그친다. 따라서 대학 당국이 2년 연속 인상안을 제시했다면 이를 학우들에게 알려 의견을 수렴하고, 인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모아내려고 해야 했다.

등록금 인상에 반대해 대학생들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 2년 연속 전국적인 등록금 인상에 대학생들의 불만이 상당하다. 많은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하려 하는 만큼, 여러 대학에서 공동 항의 행동을 벌이고 많은 학생들이 여기에 힘을 보태야 한다.

2011년, 경제위기 속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 시도에 맞서 학생들은 서명운동, 학생총회, 점거, 수업 거부 운동을 벌였다. 대학 당국들은 학생들의 분노에 떠밀려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상률을 내려야만 했다. 등록금 인상은 결코 불가피한 일이 아니다.

등록금 인상 반대는 대학과 정부의 공격에 맞서 (유)학생·노동자·서민 등 우리의 생활 조건을 방어하는 일이다. 내외국인 학우 모두의 등록금 인상 반대한다.

2026년 1월 25일

공유

카테고리

주요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