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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 노동자 과로 사망 1년도 안 됐는데
인력 감축, 임금 동결하겠다는 홍익대 당국

김지은

홍익대학교 당국과 용역업체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인력 감축과 임금 동결을 강요하고 있다.

청소·경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020년 임금·단체교섭에서 임금 인상(시급 1만 원, 식대 3만 원 인상, 상여금 10만 원 인상)과 정년 퇴직자 자리 충원(청소 노동자 7명, 경비 노동자 2명), 청소 노동자 2명 추가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여전히 낮은 임금과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에게는 당연히 필요한 요구다.

하지만 청소·경비 용역업체 측은 “돈이 없다”며 임금 동결과 청소·경비 노동자 각 2명 감축을 고집하고 있다. 지난 4월, 20여 년간 장시간·야간 근무해 온 경비 노동자가 출근길에 학내에서 쓰러져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학내에 설치된 분향소에 3일간 약 750여 명이 추모 메시지를 남길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안타까워했다. 그런데도 용역업체 측은 여전히 비용 절감을 우선하며 노동자들에게 낮은 임금과 노동강도 강화를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5월 23일 노조와 ‘모닥불’이 공동으로 낸 경비 초소 폐쇄 규탄 입장. 홍익대 당국은 계속해서 인력 감축을 압박해 왔다 ⓒ김지은

인력 감축 말고 추가로 더 고용하라

노동자들은 오히려 청소 노동자가 최소 2명은 추가 고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2020년부터 강의실이 더 추가되는데다, 캠퍼스 야외를 청소하는 외곽 청소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마저 확충되지 않으면 노동강도가 올라가게 된다.

노동자들의 불만은 상당하다. “11월에 청소 용역업체 공개입찰이 있었어요. 대주(현 청소 용역업체) 사장이 입찰 확정되기 전에는 청소 노동자 2명 더 쓰겠다고, 다 들어줄 것처럼 말해놓고 이제 와서 말 바꾸니까 어이가 없고 화나죠.”(박진국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홍대분회장)

“인력이 너무 부족해서 힘들어요. 얼마 전에 일하다 발을 다쳐서 침 맞고 있는데, 쉬지도 못 하고 어쩔 수 없이 계속 일해야 해요. 두 명 충원은 안 된다고 해서 한 명이라도 해달라고 하는 건데, 그마저도 안 된다고 하는 거에요. 인력 충원을 요구했는데 감축한다고 하니 어떻게 일하라는 건지…” (외곽 청소 노동자)

다음해부터 새롭게 추가되는 강의실들. 이 넓은 곳을 더 적은 인원으로 청소하라는 홍익대 당국 ⓒ김지은

책임은 회피하면서 노동자 탄압하는 홍익대 당국

홍익대학교 당국은 늘 그랬듯이 용역업체와 노동자 사이의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일하는 곳은 다른 곳이 아닌 홍익대학교다. 노동조건의 진짜 책임자는 학교 당국이다. 홍익대학교는 인력 충원과 임금 인상을 할 충분한 재원도 있다. 홍익대학교 적립금은 7800억 원으로 전국 대학 중 1위다.

그러나 학교 당국은 노동자들의 조건을 개선하지는 못할 망정 2017년 시급 인상을 요구하며 투쟁한 것을 빌미로 노동자들을 고소·고발까지 했다. 노동자들이 요구할 때는 책임을 회피하면서 탄압에는 앞장서는 것이다.

2017년 투쟁 당시 학교 당국과 사측은 다른 대학들에서 시급 830원 인상에 합의했을 때도 끝까지 고작 시급 100원 인상을 고집했다. 그런데 지금은 임금을 아예 동결하겠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는 기업주 눈치를 보며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을 진작에 내팽개쳤고, 2020년 최저임금은 역대 최악의 인상률을 기록했다(240원, 2.87퍼센트 인상). 이런 정부 기조 속에서 학교 당국과 용역업체 측도 임금 동결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학내에는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학교 당국과 사측에 맞서는 청소·경비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학생들의 활동도 있다.

지난 3월에 만들어진 홍익대학교 노동자·학생 연대체인 ‘홍익대학교 노동자와 학생들이 함께 하는 모닥불’은 학교 당국과 사측의 경비 초소 폐쇄와 경비 인력 미충원을 비판하고, 학교 당국에 책임을 묻는 활동을 해왔다.

학교 당국의 노동자 고소·고발을 규탄하며 노동자 투쟁 지지를 호소하는 활동도 해오고 있다. 이들은 이번 임금 및 단체 교섭 과정에서의 투쟁에도 연대할 예정이다.

홍익대만이 아니라 서울 시내 여러 대학들에서도 임금 동결과 인력 감축 시도가 예고되고 있다.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소속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는 용역업체 측과 수 차례 교섭했지만 입장이 좁혀지지 않았다.

서울지부 노동자들은 조정 결렬 후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학교 당국과 사측은 즉각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인력 충원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

※ 이 글은 〈노동자 연대〉 신문 웹사이트에도 실렸습니다. ☞ https://ws.or.kr/article/23143

지난 4월 장시간 야간 노동에 시달리다 사망한 홍익대 경비 노동자. 안타까운 죽음이 벌어진지 1년도 안됐는데 홍익대 당국은 인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제공 ‘홍익대학교 노동자와 학생들이 함께하는 모닥불’ 김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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