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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토론의 자유 억압하는 마녀사냥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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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11일 발행]


의 자유 억압하는


마녀사냥 중단하라



9월 4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통과됐다. 국정원이 “내란음모” 카드를 꺼낸 지 일주일 만이었다. 법무부 장관 황교안은 “수사 중”이라며 아무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지만 압도 다수 의원들은 ‘묻지마’찬성표를 던졌다. 그 직후에 국정원은 이석기 의원을 강제구인했다.



그동안 노동자연대 학생그룹은 우파들과는 전혀 다른 좌파적 관점에서 이석기 의원과 통합진보당을 비판해 왔다. 그러나 우리와 생각이 다르다 해서 이런 마녀사냥에 대해 침묵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사회 진보를 위해 어떤 노선이 옳은지는 자유롭고 민주적인 토론과 실천에서 입증할 문제이지, 국가가 탄압·처벌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온갖 불법, 부패, 비리의 몸통인 국정원과 박근혜 정권은 통합진보당을 처벌할 자격도 없다.


‘아님 말고’식 여론몰이


국정원이 ‘내란음모죄’라는 무시무시한 혐의를 내세우자 조중동과 종편은 온종일 “총기”, “파괴”, “살상” 등을 들먹이며 공포를 조장했다.


그러나 이것은 ‘아님 말고’식 황당무계한 과장이다.


물론 이석기 의원 등이 당시에 ‘전쟁 일보직전’이라는 잘못된 정세 판단에 기초해 과격한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내란에 대한 구체적 계획도, 실행 능력도 없었다. 국정원도 일명 ‘RO’가 언제 결성됐는지, 강령·규약·조직 체계가 무엇인지 하나도 밝히지 못하고 있다.



국정원이 최근 ‘여적죄’ 혐의를 새로 꺼내든 것도 ‘내란죄 입증이 어려워졌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여적죄는 적대‘국가’와 내통한 죄인데, 국정원과 우파는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모순된다.


이석기 의원과 통합진보당 당원들은 자신들끼리 비공개 토론을 했을 뿐이다. 이처럼 공개적으로 표현하지 않은 머릿속의 사상과 주장만으로 누군가를 처벌할 수 있다면, 끔찍한 일일 것이다.


민주당 같은 자유주의자들은 어리석게도 체포동의안에 손을 들어주며 마녀사냥에 동조했다. 그러나 나치에 맞서 투쟁한 독일 신학자 마르틴 뉘밀러가 쓴 시처럼 부당한 탄압에 우리가 침묵한다면 “그들이 내게 왔을 때 아무도 항의해 줄 이가 남아 있지 않을것”이다. 벌써 새누리 당은 ‘이석기의 국회진출을 도왔다’며 문재인을 비난하고 나섰다.



어떻게 맞설 것인



이번 공안 탄압에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유리한 입지를 만들어 두려는 속셈이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 마녀사냥은 하반기에 박근혜 정부가 밀어붙일 경제 위기 고통전가를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박근혜는 하반기 목표를 ‘경제활성화’로 내걸고 재벌 퍼 주기, 노동자 쥐어짜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정원이 내란음모 카드를 꺼낸 날, 박근혜는 10대 재벌 총수를 만나 “경제민주화가 대기업 옥죄기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철도 민영화뿐 아니라 국민연금 개악, 전기요금 인상, 무상보육 후퇴 등도 야금야금 추진되고 있다. 박근혜는 촛불을 끄고 사회 분위기를 냉각시켜 이런 개악들을 일사천리로 추진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 삶을 위협하는 박근혜 정권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서도 마녀사냥에 맞서야 한다.


한편, 통합진보당이 탄압에 함께 맞서고 있는 단체들에게까지 솔직하지 못하거나 말을 바꾸는 태도를 보인 것은 아쉬운 일이다. 물론 지금 이석기 의원이 수사 과정에서철저히 묵비하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건 옳다. 그러나 언론 등에는 운동의 대의를 당당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부패와 불법을 감추려는 박근혜 정권의마녀사냥에 반대해야 한다.

한대련으로 확대되는 마녀사냥


국정원의 마녀사냥은 단지 통합진보당만을 겨냥하고 있지 않다. 국정원은 ‘RO모임에 한대련 간부들이 참석했던 것으로 파악한다’며 수사에 나서고 있다. 반값등록금 운동에 앞장섰던 학생 활동가들을 겨냥한 것이다. 국정원이 “RO 예비조직”이 있다고 밝히자 “수사대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수 있다”는 언론 보도들도 나왔다.



반값등록금




이미 국정원은 대선 개입 때 댓글만 단 게아니라, 한대련 등 진보적 학생들의 저항에도 비난과 공격을 감행해 왔다. 검찰 수사로 폭로 된 문건들만 보더라도, 국정원이 반값등록금 운동에 참가한 학생들을 ‘종북’으로 몰며 ‘대남심리전’을 진행했다는 것을 알 수있다. 학생들에게까지 탄압의 마수를 뻗치려는 국정원의 더러운 시도에 반대하자.


 


 


범죄의 재구성 – 가려져선 안 될 ‘국정원 게이트’



대선 기간인 2012년 12월 13일, 경찰은 국정원 여직원이 각종 웹사이트에 ‘대선 여론 조작’을 위해 남긴 댓글 등을 삭제했다는 사실을 알아 냈다.


그러나 불과 3일 뒤, “댓글이 삭제되고 있는 판인데 잠이 와요?” 하던 수사 경찰관들의 대화가 “[증거 문서는] 다 갈아 버려요” 하는 대화로 바뀌었다. 서울 경찰청장 김용판의 축소·은폐 지시 때문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날 저녁 박근혜는 대선 TV 토론에서 “댓글 증거가 없다고 나왔다” 하고 ‘예언’하며 문재인을 쏘아 붙였다. 한 시간 뒤경찰은 ‘증거가 없다’고 발표했다. 국정원의 불법적 대선 개입은 ‘국정원 여직원 감금 사건’으로 탈바꿈했다.


김용판은 당시 국정원 국장 박원동과 수시로 통화했고, 박원동은 박근혜 캠프의 권영세와 수시로 통화했다고 한다. ‘49:51 싸움’ 이라던 지난 대선에 이런 정치 공작이 있었던 것이다. 박근혜 선거 캠프, 경찰, 국정원, 중앙선관위 등이 똘똘 뭉쳐서 부정을 저지른 것이다. 특히 경제 위기의 고통과 책임을 효과적으로 전가할 수 있는 ‘이명박 2기 정부’ 창출이 저들의 핵심 목표였다. 고문과 조작으로 악명 높은 국정원이 저들이 채택한 무기였다.


그래서 이들은 2008년 촛불항쟁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경찰을 지휘한 원세훈을 국정원으로 보냈다. 원세훈은 ‘정권 재창출을 못하면 국정원 없어진다’ 하며 직원들을 다그쳤다. 그리고 국정원 직원들은 입에 담기도 역겨운 수준 이하의 댓글들을 달았다.


단지 댓글만이 문제도 아니다. 원세훈의 “지시·강조 말씀”을 보면 쌍용차 살인 진압, 반값등록금 참가자 ‘종북’몰이, 전교조 탄압 등도 정부를 비판하고 불의에 저항하는 모든 목소리를 틀어막으려는 시도였다. 이 또한 모두 저들의 합작품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기성 언론 – 마녀사냥에 물 만난 물고기



그토록 국정원 대선 개입과 촛불집회를 보도조차 안 하던 기성 언론들이 지금 마녀사냥 속에서는 물 만난 고기처럼 온갖 왜곡과 부풀리기 기사들을 폭포처럼 쏟아내고 있다.



국정원이 ‘내란음모’ 사건을 터뜨린 이후엔 국정원 대선 개입 보도는 아예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이 기간 동안 국정원 대선 개입 증거들이 추가로 드러났지만 말이다.



가장 신난 것은 조중동과 종편이다. 이들은 심지어 이석기 의원이 국정원에 강제로 끌려가면서 당원들에게 손을 흔든 것도 ‘북한식 인사법’이라고 비난한다.



이들을 보면 나치 선전장관이던 괴벨스가 “거짓말은 엄청 크게 해야 성공한다”고 말한 게 생각날 지경이다.



친민주당 자유주의 언론들도 기회주의적이다. <경향신문>은 “더 이상 진보를 참칭할 자격이 없다”며 통합진보당을 비난하며 “수사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한겨레>도 한심한 양비론을 폈다. 심지어 칼럼니스트 박권일은 이것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총기제조 및 시설물 파괴’ 등을 계획한 구체적 행위”가 문제라는 것이다. 황당무계하게 뻥튀기된 마녀사냥에 동조하는 것이다.



이처럼 기성언론들은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세우는 데 기여하긴 커녕 진실·정의를 파묻거나 물타기만 하고 있다.


 


비열하고 악랄한 프락치 공작까지 벌인 국정원



국정원은 이번 ‘내란음모’ 사건의 정보들을 통합진보당 내에 심어 둔 프락치를 통해 입수했다고 한다. 국정원이 빚이 많은 당원을 거액으로 매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프락치는 러시아어인데, ‘첩자’나 ‘끄나풀’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러시아 혁명 이후 보안경찰이 해체되고 그들이 남긴 여러 비밀 문서 중 하나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가난하게 살아가는 혁명가들을 이용할 수 있다”, “집단들 간의 다툼이나 성원들의 실수, 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들을 이용하라” 이처럼 프락치 공작은 사람들의 약점을 파고들어 배신 행위를 부추기는 비인간적이고 부도덕한 짓이다. 또한 프락치는 불신을 퍼뜨려서 우리가 단결해서 함께 운동을 할 수 없게 만든다.



독재정권에서 있었던 일들이 지금도 벌어지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도 지키지 못하는 자유주의자들



이번 마녀사냥과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은 새누리당 ‘2중대’와 같은 비열한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진보정당이라는 정의당도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민주당 대표 김한길은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의 국정원 ·검찰이 과연 공정한 수사를 통해서 진실을 밝힐 수 있겠는가? 국정원이나 검찰은 전혀 중립적이고 공정한 기관이 아니다. 이는 국정원이 지난 대선 때 저지른 범죄만 봐도 알 수 있다. ‘떡검’, ‘섹검’이라는 비난을 받아 온 검찰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철저하게 특권 세력의 편에 서 왔다. 사실 토론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수사를받는 것 자체가 불의한 일이다.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가장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런 수사에 협조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일 뿐이다



적대적 공생관계?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헌법을 부정하는 진보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노회찬 전 대표는 “혁명론과 같은 극단주의는 넘어서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국가권력이 인정하는 사상만 허용하고 체제를 변혁하려는 사상의 자유를 부인한다면, 그것은 ‘자유민주주의’라 부를 수도 없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적 기본권조차 지키지 못하는 것이 과연 진보의 자세일 수 있겠는가.



국정원과 통합진보당, 둘 다 문제라는 양비론도 많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국정원과 이석기 의원은 적대적 상호 공생 관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직원 1만 명에, 예산 1조원을 쓰는 국가 기관이자, 1만 명 이상을 감청하고 불법 사찰하는 억압 기구다. 이런 무소불위의 국정원과 핍박받는 기층 민중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진보진영의 일부가 서로를 돕고 있다는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꺼지긴커녕 계속 타오르는 촛불



이석기 의원 구속 이후 보수 언론들은 ‘촛불은 이제 끝났다’며 설레발을 쳤지만 서울 청계광장에서 9월 7일 집회는 매우 활력있게 진행 되었다. 규모도 큰 변화가 없었고 젊은 청년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한 이화여대 학생은 “이번 ‘내란음모’ 공격은 사상과 토론의 자유를 위축시키려는 시도고 이에 함께 맞서자”고 발언했고, 촛불 시민들도 이에 크게 호응했다.



이날 “새누리당도 해체해야 한다”는 발언 등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는 ‘내란음모’ 물타기 속에서도 박근혜·국정원에 대한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



9월 13일 제 12차 범국민대회 촛불은 이런반감 속에서 더 크고 뜨겁게 진행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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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정치공작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집중 촛불대회



 



9 13(금) 오후 7시 서울시청 광장

주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 개입 진상 및 축소 은폐 의혹 규명을 위한 시민사회 시국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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