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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인하대]
책임 회피로 일관한 총장 간담회 130억 손실 재단이 물어내고, 총장은 퇴진하라

인하대 대학발전기금 130억 원이 한진해운 파산으로 인해 증발해 버렸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12일 만인 3월 11일, 최순자 총장의 설명회가 열렸다. 언론 보도보다 늦게 발표한 사과 없는 담화문에 많은 학생들이 분노했고, 학교 커뮤니티인 인하광장의 ‘열린 총장실’ 게시판에 항의가 빗발쳤다.

그러자 총장은 항의 댓글이 넘쳐나는 그 담화문에 댓글로 설명회를 공지했다. “많은 학생들이 들으러 오길 바랐다”는 총장의 말과는 달리, 학교에 학생들이 가장 적은 때인 주말 오전에 설명회를 진행한 점, 총장의 이메일로 직접 참가 신청을 받고 학생들의 개인 정보를 확인한 점, 현장 촬영이나 녹음을 금지하면서도 총장이 학생과 악수하는 모습들을 학교 측에서 찍어간 점, 다음 주 목요일에 더욱 공개적인 설명회를 따로 진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총장은 이번 설명회를 통해 사태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떠보고 대화했다는 생색만 내려 했을 것이다. 이화여대에서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과 정유라 비리로 사퇴하고 결국 구속된 최경희 총장이 학생들의 본관 점거 당시 비슷한 의도로 설명회를 개최했다가 학생들의 반발에 부딪혔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총장의 태도와 해명

그러나 설명회에서 학생들의 불만과 분노는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증폭되기만 했다. 아니나 다를까, 최순자 총장은 2시간 내내 책임 회피와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발전기금 증발과 그로 인한 송도캠퍼스 위약금 사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총장의 해명과 진심 어린 사과를 들으러 온 20명 정도의 학생들은 발제 도중 질문도 제지 당하고 총장의 인생사와 치적 자랑을 잠자코 들어야 했다.

곳곳에서 한숨 소리가 새어 나오기 일쑤였다. 질문과 항의가 이어지면 “왜 시비에요?”, “왜 이렇게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세요?”, “자네는 몇 살인데 그렇게 얘기해?” 등의 말로 사뿐히 일축해 버렸다. 질의 시간도 턱없이 부족했지만 총장은 도망가듯이 소강당을 빠져나갔고, 대다수 참가 학생들은 학교 측 관계자들을 붙잡고 항의할 수밖에 없었다. 총장이 발제에서 자신의 민주성을 자랑하며 수차례 언급한 ‘민주주의’는, 추악한 범죄자 박근혜를 끌어내린 우리가 알고 있는 ‘민주주의’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총장은 130억 원 투자가 적절한 절차를 거친 것이었고, 한진해운이 부실하지 않았으므로 파산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담화문의 내용을 설명회에서도 되풀이했다. “왜 한진해운이었는지 나도 모른다”며 극도로 무책임한 총장의 태도에 탄식이 절로 나왔다. 손실을 어떻게 메꿀 것인지, 재단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학교발전기금을 열심히 조성하겠다’고만 하며 재단 지원 요청은 회피했다. 즉, 누구에게서 자문을 받았는지, 재단의 압력은 없었는지, 어떻게 자금을 메꿀 것인지 등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하고 분노하는 지점들은 전혀 납득되지 않았고, 책임을 요리조리 피하는 것이 학생들이 설명회에서 목격한 전부다.

그러나 한진해운은 2011~13년 적자를 내며 어려움을 겪었고, 투자 이전 해에 흑자로 돌아섰다고 하더라도 재무제표 상 매우 취약한 상태였다. “수익형 자산인 회사채에 분산투자”했다는 해명 자체가 이미 한진해운이 고위험 투자처였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게다가 총장은 재단의 압력이 없었다고 했지만, 인하대(정석인하학원) 조양호 이사장은 2014년부터 직접 경영을 맡으며 재정 투자에 관여해 왔다. 이번에 문제가 된 회사채가 2012년에 매입한 50억 원과 2015년에 매입한 80억 원인 것을 봤을 때 정황상 한진해운의 자금난을 인하대 돈으로 충당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손실에 대한 재정 마련 대책도 허술하기 그지 없었다. 총장이 제시한 PPT에 따르면 최순자 총장 취임 이후 매해 학교발전기금은 20~30억 원 수준으로, 총장의 학교발전기금 조성을 통한 당면 위기 돌파는 신빙성이 없다. 재정난을 빌미로 등록금 인상과 노동자·교직원 임금 동결을 종용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책임 주체

학생들이 그토록 요구하고 투쟁해 왔던 교육여건·학생복지 개선에 투자 됐어야 할 거금 130억 원이 재단과 학교의 투기로 인해 사라졌고 그로 인해 학생들의 요구 실현에 큰 차질이 생겼다. 그러나 오늘 간담회를 통해 이에 대해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 더욱 분명해졌다.

학교 운영 비용의 61%를 내고 있는 학생들은 2.9%밖에 지원하지 않는 재단의 일개 계열사에 투기해 돈을 날리라고 등록금을 내는 것이 아니다. 인하대는 어디에 쓰이는지도 모르지만 전국 4년제 대학 중 4번째로 입학금(99만 2천 원)도 비싸다. 인하대학교 노동조합이 발표한 성명에서 보듯, 본교의 교직원·노동자들 역시 학교 재정난의 고통을 분담하며 낮은 임금과 강한 노동 강도에 시달려 왔다.

이런 상황에서 130억 손실은 학내 구성원들에게 더 큰 고통 전가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한진해운을 지원하다 입은 손실은 학교의 실질적 재단인 한진그룹이 물어내야 한다. 한진그룹은 수조 원대의 재산을 지녔으며, 결국 민중의 투쟁으로 끌어내려진 썩어빠진 박근혜 정권에게서 점수를 따기 위해 미르재단에 10억 원의 뇌물을 바친 부패한 재벌이다. 한진그룹은 조양호 이사장이 사재를 출연해서라도 손실의 책임을 져야 한다.

오늘 총장은 이렇게 재단에게 손실을 책임지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재단의 문제를 감싸기에 급급했다. 최순자 총장은 사태 해결에 방해가 될 뿐이다. 130억 손실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

 

2017. 3. 11
노동자연대 인하대모임
문의 : 010-3738-7439 (수교 15 석중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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