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성소수자 등 59개 단체가 이집트 정부의 성소수자 탄압에 항의하다
한국의 성소수자 단체 등 59개 단체가 이집트 정부에 성소수자 탄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오늘(10월 17일) 30명이 이집트 대사관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성소수자 탄압에 항의하는 단체들의 항의 서한을 주한 이집트 대사관에 전달했다.
이는 이집트 비정부기구인 ‘NO HATE EGYPT'(혐오 없는 이집트)와 ‘SOLIDARITY WITH EGYPT LGBT'(이집트 성소수자들에게 연대를)가 10월 18일 전후로 각국 이집트 대사관 앞 항의 행동을 벌일 것을 호소한 것에 대한 응답이었다.
항의 연서명이 급박하게 조직됐음에도 상당히 많은 단체들이 항의에 동참했다. 특히, 청년·학생 사이에서 성소수자 탄압에 대한 분노가 높음을 알 수 있었다.
현재 이집트에서는 독재자 무바라크 정권 이래로 최대 규모의 성소수자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 9월 22일 콘서트에서 무지개 깃발을 흔들었다는 이유로 7명이 체포된 후, 57명이 “문란”하고 “성적일탈”을 조장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자세한 내용은 본지 224호에 실린 확대되고 있는 이집트 정부의 성소수자 탄압 – 이집트 정권은 성소수자 속죄양 삼기 중단하라를 참조하시오).
17일 기자회견의 참가자들은 “이집트 정부는 성소수자 탄압을 중단하라!”, “이집트 성소수자들에게 연대를!”과 함께 아랍어와 영어 구호도 힘차게 외쳤다.
기자회견에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활동가들이 무지개깃발을 들고 참가했고,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아랍어과 전공생들도 손수 만든 아랍어 팻말을 들고 참가했다.
기자회견에서 연설한 발언자들은 이번 성소수자 탄압이 엘시시 정부의 위기 탈출용 마녀사냥이라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또한 엘시시 정부가 자국에서 성소수자를 탄압하면서, 중동에서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세에 동조하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오소리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활동가가 항의서한을 낭독한 후, 이집트 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러 갔다. 이집트 대사관은 “담당자가 없다”는 핑계로 문을 굳게 걸어 잠근 채 나오지 않았다.
앞으로 이탈리아,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영국 등에서도 연대 시위가 있을 예정이다. 이집트 정부는 성소수자에 대한 마녀사냥을 즉각 중단하라!
항의 서한
이집트 정권은 성소수자 탄압 즉각 중단하라!
이것만 하더라도 충분히 경악스러운데, 이집트 정권은 이 사건을 빌미로 성소수자에 대한 탄압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57명이 추가로 체포됐고, 이 항의서한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14명이 추가로 체포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다. 연행자 중 일부는 강제로 항문 검사를 받는 등 인권 침해적인 모욕까지 받았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 이집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소수자 탄압에 분노한다. 동성애는 “문란”한 존재이거나 “성적 일탈”이 아닌 인간의 자연스러운 성적 지향 중 하나다.
성소수자와 그 지지자라는 이유로 범죄로 낙인 찍는 이집트 당국의 행태는 2001년 나일강에서 선상 파티를 열던 남성 52명을 동성애 혐의로 연행한 독재자 무바라크와 다르지 않다. 독재자 무바라크는 2011년 민중들의 저항으로 쫓겨났다.
진정한 범죄는 무지개 깃발을 흔든 것이 아니라 성적 지향을 이유로 성소수자들을 탄압하는 것이다.
이번 성소수자 마녀사냥 2013년 군부 쿠데타 이후 계속되고 있는 반정부 활동가들과 단체에 대한 연행과 탄압과 무관하지 않다.
이집트 정권은 죄 없는 성소수자들을 속죄양 삼지 말고 본인들이 지금 저지르고 있는 온갖 반인권적인 행태를 직시하라. 이집트 정권은 성소수자를 공격해 자신의 추악함을 숨기려 하지 말라.
우리는 이집트 성소수자들에 편에 서서 탄압이 중단될 때까지 국제 연대를 지속할 것이다.
이집트 정권에게 요구한다
하나, 체포한 성소수자 및 지지자들을 즉각 석방하라!
하나, 성소수자 속죄양 삼는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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