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연대 이대모임 성명]
정유라 비리를 부인하며 교단으로 복귀하려는 류철균∙이인성 교수-
법원은 비리 교수 철저히 단죄하고,
김혜숙 총장은 즉각 징계하라
정유라 비리의 주범인 류철균, 이인성 이화여대 교수의 항소심 선고가 내일(26일)에 진행된다. 두 교수 외에도 현재 최경희 등 비리 교수 전원이 항소를 제기한 상황이다.
항소심 재판 내내 두 교수는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1심이 선고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형량이 무겁다고 주장했다.
이인성 교수는 “개인적으로 본 이득이 전혀 없다”, “최경희 전 총장과 공모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고 “의류학을 전통으로 공부한 학자로서 세상 물정을 몰라 어리석은 판단을 했다”며 “한 번의 잘못으로 교수직을 박탈하기보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 제자들을 가르치며 참회할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류철균 교수도 “학생을 평가한 것이 교무처장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볼 수 없고, 조교들을 위협한 일도 없다”면서 자신은 그저 “기획자들에게 이용된 도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들의 죄질에 비춰봤을 때 집행유예는 오히려 가볍다. 류철균은 논문 심사 권한을 내세우며 조교를 협박해 정유라 시험지를 대리 작성하게 하고, 언론사와 인터뷰에선 “정유라가 오프라인 시험에 직접 출석해 시험지를 제출했다”며 태연하게 거짓말했다. 이런 사실이 밝혀질까 봐 조교들을 협박해 위증을 강요했다.
이인성 교수는 자신의 직속 제자 교수에게 학점 특혜를 사주했다. 법정에선 그 제자 교수가 이인성 교수는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책임을 자신에게 모두 떠넘기려 했다고 증언했다. 정유라의 과제는 자신이 직접 대신해 줬다.
이들이 챙긴 수많은 연구과제 등은 정유라에게 편의를 봐줘서 얻은 더러운 대가였다.
법원은 이들을 철저히 단죄하는 선고를 내려야 한다.
여전히 징계받고 있지 않은 비리 교수들
반면, 정유라 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최경희 총장이 사퇴한 지 1년이 돼가지만, 이화여대 당국은 여전히 비리 교수들을 처벌하고 있지 않다. 9월 20일 열린 총장과의 간담회에서 김혜숙 총장은 “최종 법적 판결 전까지 무죄 추정의 원칙 하에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며 여전히 비리 교수들을 처벌하고 있지 않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이는 형식적이기 이를 데 없는 말이다. 그들이 법적으로 최종 판결을 받지 않았을지라도 도덕적, 교육적, 사회 정의 측면에서 봤을 때 교육자의 자격이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제자들을 협박하거나 이용해서 권력자 자녀에게 특혜를 준 자들이다. 정말 만에 하나, 이들이 항소에 이어 상고까지 가며 시간을 끌고 돈과 연줄로 양형을 낮추는 데 성공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때문에 지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은 신경 쓰지 않는 것인가?
비리 교수 처벌 문제는 단지 형식적으로 법원 판결을 따를 문제가 아니다. 이화여대의 명예 회복을 위해 김혜숙 총장이 앞장서서 썩은 곳을 도려내야 한다. 심지어 교육부, 이사회의 정유라 비리 감사가 ‘꼬리 자르기’였다는 비판이 있는 상황이므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교수들 외에도 비리에 연루된 학교 관계자가 더 있을 수도 있다. 법정에서 새로운 사실들이 폭로되고 정유라가 입국한 시점에서 오히려 학교 차원의 새로운 기구를 꾸려 전면적 재조사에 나서도 모자라다.
많은 이화여대 구성원들은 김 총장이 비리 교수들의 대척점에 섰기에 그에게 표를 던졌다. 학교 당국은 즉각 비리 교수들이 학교에 복귀할 수 없도록 파면하라.
2017.09.25
노동자연대 이대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