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연대 학생그룹 성명]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맞선 투쟁 정당하다
학교 당국은 학생 12명 중징계 결정 철회하라!
7월 21일 서울대 당국은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위해 싸워 온 서울대 학생 12명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8명은 무기정학, 4명은 각각 12개월, 9개월, 6개월(2명)에 해당하는 유기정학을 받았다. 이는 근래 보기 드문 대규모 중징계이다.
학교 당국은 학생들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두 차례 본부를 점거한 것과 총장에게 항의시위를 한 것 등을 문제 삼아 “대학행정에 차질을 초래”했다며 이런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진정 대학을 망치고 있는 것은 학교 당국이다. 학생들은 서울대 당국이 추진해 온 대학의 기업화에 맞서 정당한 투쟁을 해 왔다. 시흥캠퍼스는 대학의 공공성이나 교육이라는 가치는 내팽개친 채 오직 돈벌이를 위해 추진됐다. 신도시 개발을 꿈꾸는 시흥시와 건설업으로 돈을 벌려는 한라건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울대의 이름 값을 팔아 수익을 챙기려는 서울대 당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시흥캠퍼스가 추진됐다.
심지어 학생들이 본부를 점거하고 투쟁하는 과정에서 시흥캠퍼스에 실버타운, 키즈카페, 호텔과 같은 수익사업을 계획했다는 문서를 발견하기도 했다. 서울대 당국은 내용을 제대로 공개하지도 않은 채 비민주적으로 시흥캠퍼스를 추진해 왔고, 정당한 목소리를 탄압으로 억눌러 왔다.
학생들은 지난해 10월 10일과 올해 4월 4일, 두 차례 2천여 명이 모여 학생총회를 성사시키고 본부 점거 투쟁을 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극심한 폭력과 탄압이었다. 학교 당국은 올해 3월 11일 본부를 점거 중이던 학생들을 교직원 수백 명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끌어냈고, 그 과정에서 실신을 하고 구급차에 실려 가는 학생들이 속출했다. 학생들이 4월 말에 본부 1층 농성에 재돌입 했을 때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에 굴하지 않고 5월 1일 학생들은 다시 본부 2층 점거 농성에 들어갔고, 이후 학교 당국은 징계를 추진해 왔다. 학교 측은 그중 4명을 형사고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금까지 오직 수익성 추구를 위해 민주주의를 파괴하며 폭력을 행사해 온 것은 서울대 학교 당국과 총장 성낙인이다. 진정으로 징계를 받아야 할 대상은 학생들이 아니라 성낙인 총장과 시흥캠퍼스를 추진하고 학생들을 탄압해 온 책임자들이다.
게다가 이번 징계는 학교 당국이 학생들과 함께 ‘서울대 시흥캠퍼스 관련 문제 해결과 신뢰회복을 위한 협의회’(이하 협의회)를 발족한 상황에 이뤄졌다. 이 협의회를 발족할 때 학생 측 협상 대표들은 성낙인 총장이 발족식에서 학생 징계에 대한 “선처”와 형사고발 취하 의지를 밝히고, 시흥캠퍼스 사업의 주요 내용 등을 검토하는 협의회를 여는 조건으로 본부 점거를 해제한 바 있다. 그러나 성낙인 총장이 결국 대량 중징계를 강행함으로써, 그의 이러한 약속은 완전한 기만이었음이 다시금 드러났다. 심지어 그는 협의회 발족식에서 약속한 ‘형사고발 취하’도 아직까지 안 하고 있다. 이런 식의 기만적인 ‘대화’에 매달리기보다 일관되게 투쟁을 이어가는 것이 저항을 건설하는 데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서울대 학생들은 부당한 징계를 철회시키기 위해 싸워 나갈 계획이다. 징계 철회를 위한 연서명을 받고 있고, 재심 청구와 법정 투쟁도 할 계획이다. 여러 시민·사회·좌파·교육 단체 등이 참가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와 학생탄압 중단을 위한 시민사회 대책회의’도 부당 징계 철회를 위해 연대를 건설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대 당국은 학생들에 대한 부당한 징계 즉각 철회하라!
7월 22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