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의 성소수자 색출 중단과 A대위 석방 촉구 4차 집회
“문재인은 구속된 성소수자 석방시키고, 군형법 92조6 폐지하라”
△12일 오후 국방부 앞에서 열린 4차 촛불문화제 ⓒ박충범
5월 12일 국방부 앞에서 ‘육군 성소수자 군인 색출 중단! A대위 석방! 나도 잡아가라! 4차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1백여 명이 참가했다.
이 날 집회는 5월 16일 A대위의 재판 전에 열리는 것으로, A대위를 석방하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A대위는 얼마 전 육군의 동성애자 색출로 구속된 상태다. 또, 참가자들은 성소수자 군인들을 추가 기소하지 말라고 요구하며 장준규의 사퇴를 외쳤다. 한편, 문재인 정부 등장 이후 처음 열린 집회인 만큼, 문재인 정부에게 성소수자 평등을 약속하라는 요구도 많았다.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의 정욜 대표는 10년 전 지인이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군대 내에서 당했던 폭력과 함께 싸웠던 경험, 20년 전 군대에서 직접 겪었던 성소수자 차별 사례를 이야기하며 군대가 성소수자들에 대해 매우 억압적인 공간임을 폭로했다.
“선거는 끝이 났고 새 정부가 출범했으니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A대위 사건에 대해 인권침해라고 언급한 만큼 불법적이고 인간의 존엄을 짓밟는 지금과 같은 수사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참가자들은 다 함께 “동성애는 범죄가 아니다! 동성애자 군인 색출을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동성애는 범죄가 아니다! ⓒ박충범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이지원 회원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져 나오던 지난해 12월에는 우병우가 장준규에게 군 장성 승진 인사를 청탁했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완전 박근혜와 함께 사라져야 할 박근혜 적폐의 일원 아닙니까?” 하며 장준규의 역겨운 우익적 행태와 부패를 폭로하는 한편, “당선한 문재인 대통령이 진짜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한다면 A대위를 석방시키고, 장준규 날리고, 군형법 92조 6항을 폐지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성소수자 위원회 권순부 운영위원은 정의당이 동성애를 처벌하는 군형법 92조 6항 폐지를 위한 입법 발의 절차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알렸다. 그러나 입법을 위해선 국회의원 10명의 서명이 필요한데, 다른 정당의 국회의원들이 자기 지역구에 있는 우익 기독교의 눈치를 보느라 흔쾌히 나서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군형법 92조 6항 폐기,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동성결혼 법제화 등 성소수자들의 요구를 명확히 공약으로 내걸고 사표론 속에서도 2백만 표 이상을 득표했다. 그에 대한 지지는 평등한 사회를 바라는 열망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군형법 92조 6항은 동성애 자체를 처벌하는 반인권적인 법이다. 하루빨리 폐지돼야 한다.
다음주 금요일에는 국방부 앞 집회가 열리지 않는다. 주최측은 A대위 재판 이후 상황을 보고 다시 공지하겠다고 말했다. 대신 주최측은 5월 17일 국제성소수자혐오 반대의 날(IDAHO, 아이다호) 집회에 함께하자고 호소했다. 아이다호 행동에도 많은 참가 바란다.
△동성결혼을 했지만 법원에서 부당하게 혼인 신고서가 계속 거부된 김조광수 씨 ⓒ박충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