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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아웃한 동성애자 신부 해임한 바티칸
동성애는 비정상이 아니다

양효영

10월 3일 전 세계 가톨릭 주교 수백 명이 결혼과 이혼, 동성애에 대해 토론하는 제14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 개최를 하루 앞두고 바티칸 고위 성직자인 크리스토프 카람사 신부가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했다. 카람사 신부는 교황청 주요 기관인 신앙교리성(이단 심문 담당) 소속이고 교황청립 대학 교수였다.

한 이탈리아 언론 인터뷰에서 카람사 신부는 “동성애 혐오적인 가톨릭 교회 세계에선 [커밍아웃은] 정말로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습니다” 하고 밝혔다. “내 개인적 경험이 교회의 의식을 움직이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레즈비언과 게이 커플이 그들의 교회에 ‘우리는 본성에 따라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커밍아웃과 함께 카람사 신부는 가톨릭의 동성애 차별에 반대하는 10대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선언문에는 교회가 그동안 동성애를 박해해 온 것을 사과하고, 성경 내용을 동성애 혐오적으로 해석하는 것에 대해서도 수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2005년 보수적인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동성애자에게 서품을 주지 않는 차별적 지침을 승인한 것을 즉각 취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교황청은 즉각 발끈하며 커밍아웃이 시노드를 앞두고 언론의 압력을 넣으려는 무책임한 행위라 비난하며 카람사 신부를 모든 직책에서 해임했다. 카람사 신부의 커밍아웃은 동성애에 수구적인 태도를 고수해 온 바티칸조차 도전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상징적 사건이다.

그러나 동성애에 대해 전향적인 모습을 힐끗 보여 줬던 지난해 시노드도 최종적으로는 동성애를 근본적으로 자연스럽지 않은 것으로 결정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방미 일정 때 동성 커플 혼인 신청서를 거부해 수감됐던 공무원과 동성애자인 자신의 옛 제자를 둘 다 만나면서 중도적 입장을 걷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바티칸의 여전한 보수성을 보여 준다. 카람사 신부의 커밍아웃 다음 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파장을 경계하듯 결혼은 남녀의 결합임을 못박았다.

성애

그러나 동성애는 결코 비정상이 아니다. 인간의 성애는 ‘남성과 여성의 사랑’ 단 한가지 종류만 있지 않았다. 인간의 성애는 상당히 다양하고 복잡하고 시기에 따라 변해 왔다.

심지어 가톨릭이 지배적이던 중세 시대에도 동성애는 생식과 직결되지 않은 많은 성적 행위들 중 하나로 비난받았을 뿐이다.

중세 가톨릭 교회가 ‘비정상’으로 규정한 많은 것들은 오늘날 정상으로 여겨진다. 예컨대, 중세에는 금지된 체위로 성 행위를 하거나, 임신 중인 아내와 성 관계를 맺으면 20일간 금식이란 처벌을 받았다. 남성이 자위를 해도 10일간 빵과 물만 먹는 처벌을 받았다. 이성이건 동성이건 항문 성교를 하면 최대 7년까지 구금될 수 있었다. 그러나 남성끼리 서로 자위를 해주거나 입맞추는 건 이성 간 항문 성교보다 덜한 처벌을 받았다(《중세의 소외집단》).

심지어 가톨릭 교회도 동성애를 교리 상 비난했지만 일관되지도 않았다. 수도원은 수녀 간, 수도사 간 동성애가 꽃피우는 곳이기도 했다. 12세기 엘레드 수도원장은 젊은 수도사들과 공공연하게 친밀한 관계를 맺었고, 죽기 전엔 자신이 사랑하는 젊은 수도사들과 함께 누울 수 있게 대형 침대를 특별히 제작했다. 오늘날 같으면 엘레드 수도원장은 기피해야 할 이상한 노인 취급당했겠지만 당시 그는 성인으로 추앙받았다.

자본주의에 와서 다양한 인간의 성애는 이성애자와 동성애자라는 칸에 욱여넣어졌다. 자본가 계급은 동성애를 비정상적인 것으로 비난하고 이성애 가족만을 정상 취급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사람들은 다양한 성적 경험을 한다. 동성애자와 이성애자로 칼 같이 구분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최초의 대규모 성 연구 조사인 킨제이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참가한 남성의 50퍼센트와 여성의 28퍼센트가 동성에게 성욕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고 남성의 37퍼센트와 여성의 13퍼센트가 동성애 관계를 경험했다고 했다.

이 결과는 자본주의가 체계적으로 동성애를 억압하는데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동성에게 호감을 느낀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는 오히려 동성애적 감정이 자연스러운 감정의 일부임을 방증한다.

체제의 혹심한 억압 속에서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서로 사랑하는 동성애자들이 있다. 카람사 신부는 커밍아웃으로 거의 20년간 인생을 바쳐온 신부의 길을 걸어가기 어렵게 됐지만 그는 “게이여서 행복한 신부”라고 밝혔다.

많은 의사들이 선의건 악의건 동성애를 치료하기 위해 뇌수술부터 전기충격까지 시도했지만 헛수고일 뿐이었다. 왜냐면 스톤월 항쟁의 구호처럼 “병든 것은 동성애가 아니라 동성애자보고 병들었다고 말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동성애가 아니라 동성애를 비난하는 자본주의가 진정한 문제다.

 

☞ 노동자연대 신문 웹사이트에서 보기 http://wspaper.org/article/16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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