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 이란 전쟁 파병 반대 집회·행진을 하다

3월 18일 오후 서울 영풍문고 종로점 정문 앞에서 열린 ‘한국 정부는 이란 전쟁에 파병 말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에 반대한다!’ 긴급 집회·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3월 18일 오후 7시 영풍문고 종로점 정문 앞에서 ‘한국 정부는 이란 전쟁에 파병 말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에 반대한다!’ 긴급 집회·행진이 열렸다. 트럼프의 파병 요청 이후 서울에서 열린 정식 집회로는 최초다.

이틀 전에 긴급하게 공지된 평일 집회임에도 100여 명이 모였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벌이는 악행에 항의해 온 대학생, 노동자,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참가자들이 많이 참가했다.

한국인과 이주 배경 참가자들이 함께했고 집회 주최측은 한국어-영어 통역을 제공했다. 이날 연사 중에는 영어로 연설한 대학생도 있었다.

이번 집회는 트럼프의 전쟁과 파병 요구에 대한 광범한 거부 정서를 모아내는 자리였다. 많은 직장인들이 길을 가던 중에 멈춰서 연설에 귀를 기울였고, 오랫동안 멈춰 서서 영상을 촬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주먹을 흔들고 박수를 치고 구호를 따라 외치며 집회와 행진에 호응한 행인들도 많았다.

연세대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얄라 연세’ 회원들은 이날 하교 시간에 캠퍼스에서 파병 반대 유인물을 함께 배포하고 다같이 집회에 참가했다고 한다. 그들은 준비해 간 유인물 수백 장이 순식간에 동이 나 캠퍼스에서 파병 반대 목소리에 대한 높은 관심과 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집회 사회자는 “월요일에도 여러 단체들이 이란 전쟁과 한국군 파병에 반대하며 기자회견을 했지만, 이재명 정부는 오늘까지도 분명한 거부 의사를 내놓고 있지 않다”며 파병 반대 목소리를 계속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3월 18일 오후 서울 영풍문고 종로점 정문 앞에서 열린 ‘한국 정부는 이란 전쟁에 파병 말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에 반대한다!’ 긴급 집회·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3월 18일 오후 서울 영풍문고 종로점 정문 앞에서 열린 긴급 집회·행진에서 노동자연대 김인식 운영위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조승진

노동자연대 김인식 운영위원은 미군 병사들이 공개적으로 파병을 거부할 만큼 정당성 위기가 심각한 이 전쟁을 두고 이재명 정부가 파병 요구를 “신중하게 검토”할 게 아니라고 일갈했다.

“이재명 정부가 가자와 레바논과 이란의 무고한 사람들을 표적 삼아 죽이는 미국의 전쟁을 ‘국익’의 잣대로 이해득실을 따지는 것은 정말이지 참을 수 없는 역겨움입니다.”

3월 18일 오후 서울 영풍문고 종로점 정문 앞에서 열린 긴급 집회·행진에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최규진 인권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조승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최규진 인권위원장은 “아메리카 드림”을 안고 미국에 이민 갔던 사촌형이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다 목숨을 잃은 사연을 전하며 전쟁에서 목숨을 잃는 것은 늘 노동계급 청년들이라고 지적했다.

최규진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가 “트럼프와 네타냐후 눈치를 살필 것이 아니라 윤석열의 내란을 막아낸 시민들의 눈치를 살펴야 한다”며 “만약 무도한 학살자들과 손잡고 군대를 보낸다면 그들처럼 정당성의 위기를 겪고 저항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3월 18일 오후 서울 영풍문고 종로점 정문 앞에서 열린 긴급 집회·행진에서 유학생 삼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조승진

이화여대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인티파다’에서 활동하는 유학생 삼 씨는 대학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을 하는 동료 학생들과 함께 연단에 섰다. 삼 씨는 한국이 불의한 전쟁의 공범이 되지 말라고 호소했다.

“군대가 전쟁에 관여하는 것을 나머지 사람들이 수수방관하면 중대한 불의의 공범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호위’라는 프레임으로 제시되지만 훗날 역사에는 ‘공범’으로 기록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3월 18일 오후 서울 영풍문고 종로점 정문 앞에서 열린 긴급 집회·행진에서 조수진 교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조승진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교사들’ 공동운영진의 일원인 조수진 교사는 자신이 일하는 중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이란 전쟁에 반대하는 활동을 한 경험을 소개해 큰 박수를 받았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사람을 죽이는 전쟁과 파병에 돈을 쓸 것이 아니라 교육, 의료, 복지 등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위해 돈을 써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참가자들뿐 아니라 길을 걷던 행인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끄덕였다.

조수진 교사는 교사들이 파병 반대 연서명과 전쟁 반대 계기수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하며, 3월 21일(토) 오후 2시 탑골공원에서 열리는 파병 반대 집회에도 더 많은 교사들과 함께 참가하겠다는 결의를 밝히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3월 18일 오후 서울 영풍문고 종로점 정문 앞에서 열린 긴급 집회·행진에서 최헌국 생명평화교회 목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조승진

최헌국 생명평화교회 목사는 발언에서 트럼프를 “독사의 자식, 악마의 자식, 사탄의 자식”이라 맹렬히 규탄해 참가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인간이라면 도저히 수긍할 수 없는 이 전쟁을 두고 “심사숙고”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에 준엄한 경고를 했다.

“계엄령의 총칼에 맞서 윤석열 내란 세력들을 물리친 국민들을 두려워한다면 … 전쟁 반대와 파병 반대를 당당하게 말하는 것이 대한민국 대통령의 자세이지 않겠습니까?”

최 목사는 파병을 했다가 정권을 빼앗긴 노무현·문재인 민주당 정부들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경고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3월 18일 오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3월 18일 오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한국 정부는 이란 전쟁 파병 말라,” “No war on Iran[이란 전쟁 반대]”를 외치며 명동과 한국은행을 향해 도심 행진을 했다.

보신각으로 돌아와 행진을 마친 대열을 향해 사회자는 토요일 오후 2시 탑골공원에서 파병 반대를 위한 집회를 이어나갈 것이고 많이 참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는 이란 전쟁과 파병을 반대하는 목소리와 행동을 계속 키워낼 중요한 출발점이었다. 거리에서 확인했듯 파병에 대한 대중적 거부감이 광범하다.

그 열기를 대학과 지역, 그리고 일터에서도 캠퍼스에서 모아 운동을 키우자. 3월 21일(토) 오후 2시 탑골공원 앞에서 열리는 집회에 모두 함께 참가하자.

3월 18일 오후 서울 영풍문고 종로점 정문 앞에서 ‘한국 정부는 이란 전쟁에 파병 말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에 반대한다!’ 긴급 집회·행진이 열리고 있다 ⓒ조승진
3월 18일 오후 서울 영풍문고 종로점 정문 앞에서 ‘한국 정부는 이란 전쟁에 파병 말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에 반대한다!’ 긴급 집회·행진이 열리고 있다 ⓒ조승진
3월 18일 오후 서울 영풍문고 종로점 정문 앞에서 ‘한국 정부는 이란 전쟁에 파병 말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에 반대한다!’ 긴급 집회·행진이 열리고 있다 ⓒ조승진
3월 18일 오후 서울 영풍문고 종로점 정문 앞에서 ‘한국 정부는 이란 전쟁에 파병 말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에 반대한다!’ 긴급 집회·행진이 열리고 있다 ⓒ조승진
3월 18일 오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조승진
3월 18일 오후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출처:서울 도심에서 이란 전쟁 파병 반대 집회·행진을 하다 (〈노동자 연대〉 577호、 202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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