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혁
5월 15일 ‘나크바의 날’을 맞아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건설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신촌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재한 팔레스타인 유학생들과 한국인·미국인·이집트인·인도네시아인·일본인·독일인 등 다양한 국적의 대학생들이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을 규탄하고 팔레스타인인들에 연대했다.
집회 장소에서는 집회 전부터 학생들이 사진전을 하고, 팔레스타인 전통 스카프 쿠피예를 두르고 행인들에게 유인물을 나눠 주는 등 활기차게 움직였다.

“나크바”는 아랍어로 대재앙이라는 뜻이다. 1948년 시온주의자들이 이스라엘을 건국한다며 그 땅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하고 수십만 명을 강제 추방한 사건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은 5월 15일을 ‘나크바의 날’로 정해 그 역사를 기억하고 저항을 다짐한다.
이날 집회는 국제 연대 행동의 일부였다. 팔레스타인 BDS위원회는 나크바의 날을 기해 각국에서 연대 행동을 벌여 달라고 호소했다. 여기에 호응해 미국, 독일, 영국, 일본 등지에서 집회가 열린다.
한국에서는 나크바의 날을 앞두고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팔연사)이 주최한 5월 3일 포럼과 5월 11일 집중 집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그리고 나크바의 날 당일 신촌 거리에서 대학생들이 연대 행동을 벌인 것이다.
서울대 수박, 고려대 쿠피예, 연세대 얄라연세, 한양대 자이투나, 이화여대 인티파다 등 캠퍼스의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들과 가톨릭대, 건국대 등 여러 대학의 학생들이 이날 행동을 조직했다.
한국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서 큰 활약을 해 온 팔레스타인 유학생들이 선두에 섰다.
집회는 행인들의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았다. 하굣길에 발길을 멈추고 발언을 듣고 사진을 찍는 학생들, 사진전을 유심히 보며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 학생들, 반갑게 다가와 시위대를 응원한 유학생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것에 감사를 표한 무슬림 청년도 있었다.
세계적 운동의 일부
학생들의 연설은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한 세대에 준 영감을 확인시켜 줬다.
사회를 맡은 팔레스타인 유학생 미나 씨가 힘찬 발언으로 집회를 열었다.

“나크바는 단지 지나간 역사적 사건이 아닙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계속 공격받았습니다. 그 공격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식민 지배와 아파르트헤이트
“동시에 여기에 항의하여 전 세계에서 학생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 우리는 그 세계적 운동의 일부로서 오늘 이곳에 모였습니다.
“한국을 포함해 세계 곳곳에서 팔레스타인 연대가 성장하고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 줍시다.”

‘수박’ 공동 의장 이시헌 씨는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의의를 광주 항쟁과 연결시켰다.
“이스라엘의 잔혹 행위와 이를 지원하는 미국의 행태는 전 세계의 청년들을 각성시키고 있습니다. 광주를 잊지 말자던 청년들의 다짐은 철옹성 같았던 한국의 군부 독재를 무너뜨렸습니다. 우리는 가자를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팔레스타인이 해방될 때까지 우리는 행동할 것입니다!”
“우리는 팔레스타인인들의 희망입니다”
재미교포 유학생 박창호 씨는 미국 대학생들의 저항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렸다.
“인종 학살 공범 바이든과 테러리스트 트럼프,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이 인종 학살을 지원해 왔습니다.
“거의 2년 동안 미국 UCLA, 컬럼비아대, 하버드대, 그 외 많은 대학의 학생들이 친이스라엘 테러리스트들과 지역 경찰의 폭력, 학교 당국의 탄압, 트럼프 정부가 자행하는 납치를 견뎌 왔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학생들은 저항하고 있습니다. 영구 휴전과 모든 팔레스타인 난민의 귀환, 평화, 정의, 팔레스타인인들의 동등한 권리를 요구하면서 말입니다.”


이화여대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인티파다’를 만든 이집트인 유학생 알레 씨의 연설은 집회의 열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전 세계에서 상이한 배경의 학생들이 자유와 인류애를 방어하고 파시즘과 제국주의, 테러 국가 이스라엘의 식민 지배를 규탄하기 위해 단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팔레스타인인들의 희망입니다. 신께서 허락하신다면, 우리는 팔레스타인이 해방되는 그날까지 살아갈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팔레스타인 해방을 쟁취할 것입니다.
“중동과 아랍, 그리고 이집트의 학생들을 대변해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지지하고 파시스트 테러 국가 이스라엘을 규탄합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우렁차게 구호를 외치며 목요일 저녁 신촌 거리를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탄압에 굴하지 않고 있는 미국 대학생들과 연대해 그들이 외치는 구호도 외쳤다.

“Students united will never be defeated!”(단결한 학생들은 패배하지 않는다!)
“We will not stop we will not rest! Free free Palestine!”(우리는 멈추지도 쉬지도 않을 것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은 해방될 것이다!)
행진을 마친 후에도 참가자들은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서로 소감을 나누며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이스라엘이 인종 학살에 박차를 가하는 지금, 연대가 더 커지고 확산돼야 한다.







출처: 대학생들이 서울 신촌에서 ‘나크바의 날’ 행동을 하다 (〈노동자 연대 546호, 2025-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