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영
대선을 하루 앞둔 6월 2일(월) 점심시간 이화여대 정문에서 극우 후보들에 반대하는 이화여대 학생·동문·노동자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최근 고려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중앙대, 신촌 등지에서도 극우 후보들에 맞선 항의 행동이 연이어 벌어졌다.
이화여대에서는 지난 2월 학내 극우 세력들이 윤석열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발표하려 하자 이에 항의하는 맞불 시위가 일어났다. 그 과정에서 학내 극우를 비호하려고 교정에 난입한 극우 남성 유튜버들이 맞불 시위를 벌이는 이화여대 학생과 노동자, 교수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늘 기자회견 장소는 그런 폭력 사태가 벌어진 곳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여러 언론들이 기자회견을 취재했다.

특히 여러 이화여대 청소·경비·시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점심시간을 쪼개서 기자회견에 동참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이화여대 구성원들은 쿠데타를 옹호하고 갈라치기 선동을 하는 극우 후보들을 규탄했다. 또, 극우 후보들이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이화여대에 난입했던 거리 극우들이 고무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극우 반대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자회견 발언자들은 김문수, 이준석의 극우성과 비열한 행태를 통렬하게 규탄했다.
첫 발언에 나선 문채린 씨(동양화 전공)는 김문수가 “내란 공범”일 뿐 아니라, 중대재해처벌법이 악법이라는 “반노동 인식”을 가진 자이고, “북한을 향한 보복 타격” 운운하는 “윤석열의 아바타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서양화과를 졸업한 84학번 김태순 동문은 김문수가 “일본의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고 “계엄을 옹호하고 두둔했다” 하고 비판했다.
두 발언자 모두 입을 모아 이준석도 김문수와 같은 극우라고 규탄했다. 또한 이준석이 오직 다른 후보자를 비방하려고 검증되지도 않은 음담패설을 인용한 것에 분노하며 이런 자는 “영구히 퇴출시켜야 한다”(김태순 동문)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외교학과 졸업생인 양효영 동문은 “우리는 70대 윤석열과 40대 윤석열을 뽑으려고 윤석열을 파면시킨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문수와 함께 투쟁했던 진짜 노동운동가들은 김문수가 이렇게 말했다고 증언합니다. ‘노동자들은 머리에 든 게 없어서 쉽게 변절한다.’ 노동자 출신 아내를 비하한 자는 김문수 자신 아닙니까? 김문수의 부인 설난영 또한 ‘노조 하는 사람들은 과격하고 못생겼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여성 노동자 차별 발언 아닙니까?”
실제로 김문수는 저열한 여성관으로 악명이 높다. 여성 의원을 ‘미스 가락시장’으로 일컫고, 도시는 여성처럼 가꾸고 다듬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문을 지나는 많은 사람들이 기자회견에 관심을 보이며 발걸음을 멈추고 발언을 듣고, 사진과 영상을 찍었다. 속 시원한 사이다 같은 발언에 웃으며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청년 학생들 내에서 극우 세력에 대한 반감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극우 후보들은 이번 대선에서 심판받고 퇴출돼야 한다.

출처: 이화여대 학생·동문·노동자들이 극우 후보들에 반대하다(〈노동자 연대〉 548호, 2025-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