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학생들이 이준석의 유세에 항의하다

이재혁

5월 29일 오후 4시 30분경 이준석이 고려대 앞에서 유세를 했다. 이에 고려대 학생들이 극우 정치인 이준석에 항의했다.

이준석이 고려대에 온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유세 장소 인근인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는 이준석을 규탄하는 대자보들이 붙었다.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고려대모임은 ‘이준석을 환영하지 않는다. 대학생·청년의 이름을 함부로 팔지 마라’라는 제목의 대자보에서 “윤석열 당선 1등 공신” 이준석을 강력히 규탄하며 그의 극우 본색을 폭로했다.

“이준석이 부추겨 온 차별과 이간질은 극우 성장의 정치적 토양이 되고 있다.

“그는 일반 청년들의 박탈감을 이용만 할 뿐, 그 고통을 해결하는 데는 사실 관심이 없다.

“그는 국회해산권이 있었다면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국회해산권을 개헌 공약으로 내걸었다. 윤석열만큼이나 반민주적이고 권위주의적이다.

“이준석의 호전성도 김문수 못지 않다. 이준석은 대선 토론회에서 한반도를 ‘자유진영의 병기창’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외에도 ‘대학은 이준석을 원하지 않는다: 혐오와 폭력을 재생산하는 이준석 후보는 당장 사퇴하라,’ ‘혐오가 판치는 대선, 우리가 멈춰야 한다. 대선토론에서 이준석의 언어 폭력 규탄한다’ 등의 대자보들이 붙었다.

5월 29일 오후 고려대학교 정경대 후문에 극우 대선 후보 이준석의 고려대학교 방문 반대와 사퇴를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여 있다 ⓒ조승진

오후 4시경 고려대 학내인권단체협의회와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소속 학생들은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서 ‘우리는 이준석을 환영하지 않는다’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한 학생은 이준석이 “대학생들을 만난다고 하지만, 사실 대학생 공약이 별로 없더라”면서, “여성, 소수자, 그리고 약자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 대학생들을 억압하고 혐오하는 내용들만 계속해서 재생산”한다고 꼬집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학생들은 이준석 유세 차량에서 “이준석”을 연호할 때마다 “나가라!” 하고 외치며 응수하고, 휴대폰과 태블릿 PC 화면에 “시끄러 임마!”를 써서 들기도 했다. “40대 정치인”이라는 유세 사회자의 말에 한 청년은 “40대 윤석열!” 하고 외쳤다.

이준석이 도착한 뒤로도 학생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윤석열 당선 책임지십시오!” 하고 항의하는 학생, 유세 장소에 이준석 규탄 대자보를 붙이는 학생들이 있었다. 한 청년 남성은 이준석을 향해 “윤석열 당선의 1등 공신 아니냐. 갈라치기 정치 그만하라. 당신이 어떻게 청년 남성을 대표한다 할 수 있냐” 하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이날 저녁 고려대에서 이준석이 학생들의 항의에 부딪혔다는 소식에 유튜브·엑스(옛 트위터) 등 SNS에서는 통쾌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고려대 때문에 속이 다 시원합니다.”

“2030 생각이 다 같은 줄 알고 너무 걱정했는데 이거 보니 안심이 되네요.”

“멋있다! 아들 둘 엄마입니다. 21살 큰아들 이준석 싫어합니다. 고딩 아들도.”

“독재에 저항하던 고대 학생들의 정의감이 살아 있어 가슴이 뭉클하고 안심이 되네요.”

이준석 같은 해악적인 극우 정치인은 가는 곳마다 지탄 받아야 한다.

5월 29일 오후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극우 대선 후보 이준석의 고려대학교 유세와 방문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고려대학교 정경대 후문에서 열고 있다

출처: 고려대 학생들이 이준석의 유세에 항의하다, (〈노동자 연대〉 548호, 202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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