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23 기후정의행진에 참가하고 느낀 점

임재경

9.23 기후정의행진에 다녀왔다. 2019년에 시작했을 때 수 천 정도로 시작한 기후정의행진이 수 만 명이 참여하고 각계 각층에서 참여하는 큰 행사가 되어 감동이었다. 환경 엔지오, 생협 같은 단체들이 많았다. 특히 조직된 노동자들의 참가가 눈에 띄었다. 윤석열 정부의 기후 정책을 규탄하고, 정의로운 전환이 답이라고 외치는 함성에서 난 희망을 발견한다.
행진하는 데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참가자들이 “윤석열 물러나라!”고 외치는 모습은 가슴이 벅차 오르는 경험!

기후정의행진은 기후위기를 해결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모았다. 이제는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기후위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1년에 한 번 하는 집회로는 부족하다는 것! 참가자들이 공유하는 정서일 것이다.

기후위기를 해결할 실질적인 실마리가 잘 보이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기후 운동에 효능을 느끼지 못하며 낙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얼마나 많은 대중 운동이 나아갈 방향을 찾지 못해 이리저리 이용되거나 공중분해 됐는가?!

따라서 나는 행동의 출발과 함께 사상과 전략에 대한 풍부한 토론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난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데에 보통 사람들의 자신감(사회를 스스로 운영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자기확신과 실제로 통제할 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를 쟁취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행동할 수 있는 조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자신감은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자신감이 획득되는 과정 속에서 사람들은 드디어 그간의 무기력, 편견을 뿌리치고 사회를 통제하는 데 능동적으로 나설 수 있다.

여기에 가장 거대한 장애물은 현 체제의 수호자들이다. 이들은 보통 사람들이 사회를 통제하는 것을 결코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현 체제를 지배하는 기업주, 사장, 대통령, 장군, 경찰청장과 같은 사람과 보통 사람 사이의 (억압적이기만 한) 관계를 끊어내야 한다. 사람들의 의식은 사실 지배자들과의 싸움에서 그들을 물리치며 통제력을 회복하는 경험을 통해서 발전할 것이다.

때문에 지금 한국의 맥락에선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사람들의 투쟁은 윤석열과 국가기구에 맞서며 성장하는 의식과 자신감과 조응할 것이다.

기후 위기의 해결에 하나도 관심 없고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에 관심 없는 윤석열. 이태원 참사, 반지하 침수 사망,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책임 있는 윤석열. 핵 폐수 방류에 동의하며 일본 정부 힘 실어주고, 전기 가스 교통 요금을 인상하고 핵발전 예산은 15배로 늘리면서 재생에너지 예산은 40% 이상을 깎은 윤석열. 지지율 30%언저리의 인기 없는 윤석열.

윤석열에 대한 투쟁은 그의 집권 이후 산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몇 개는 전진하기도, 다시 후퇴하기도 했다. 그에 따라 사람들의 자신감이 전진하기도, 후퇴하기도 했다.

작년 6월 화물 파업이 승리하며 사람들의 자신감이 오르고, 이태원 참사의 분노한 사람들이 거리를 메웠다. 그런데 올해 초 다시 열린 화물 파업이 투쟁을 회피하려 한 노동조합 관료들 행태로 고립되어 정부의 집중 포화를 받으며 패배했을 때, 사람들의 자신감은 다시 수그러들었다. 현재 교사들의 투쟁이 정부의 탄압 시도를 막아내면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상황은 열려 있다. 윤석열이 모든 위기의 고통을 사람들에게 떠넘기려는 지금, 사람들의 입을 막고 집회와 시위에 대한 권리 등 민주적 권리마저 억누르려는 지금, 투쟁이 상승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여기에 활동가들이 개인으로 흩어져 상황에 끌려 다니기만 한다면 금방 지친다.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치열하게 토론하며 운동에 개입하고 다음 투쟁을 준비하는 것이 매우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활동가 자신의 사기와 자신감을 유지하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면서 다음 스텝을 어떻게 밟아 나갈지 전망을 그릴 수 있다.

이것이 기후위기에 대항하는 나의 실천적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