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4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핵 폐수 방류를 개시했다.
그간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알프스ALPS라는 장비를 통해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거나 바다에 방류하면 방사성 물질이 희석될 수 있다 주장해왔다.
방사성 물질 제거 장비는 검증된 적도 없다. 게다가 바다에 버리는 방사성 물질은 생체에 농축될 수 있고 총량에 변화도 없다. 태평양도서국포럼 과학자들은 이런 일본 측 자료와 주장이 엉터리라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 때문에 일본 어민들도 방류를 강경하게 반대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 기시다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저장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을 방류를 통해 덜어내고, 이 기회에 ‘핵은 안전하다’고 설파하려 한다.
핵 폐수 투기 공범
그 시점이 다름 아닌 한미일 정상회담 직후라는 것은 더욱 우려스럽다. 사실상 한미일 정상회담이 핵 폐수 방류의 최종 조율 장이었던 셈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아시아∙태평양의 핵심 동맹인 일본이 대중국 견제에서 더 큰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서로 화답이라도 하듯, 일본 정부는 이를 위해 2027년까지 방위비를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고, 미국 정부는 2021년부터 핵 폐수 방류 지지 입장을 내왔다.
한국 윤석열 정부는 하위 파트너로 미일 동맹에 적극 공조해왔다. 상반기 내내 (심지어 광복절 당일까지!) 일본이 이제 파트너라고 강조하더니 일본의 핵 폐수 방류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일찍이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실 예산으로 일본 핵 폐수 방류의 안전을 홍보하며 방류를 지지했다.
이런 상황은 핵 폐수 방류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지지 역시 한미일 경제∙안보 공조 강화에 목적이 있음을 보여준다. 윤석열 정부는 바로 이런 미국의 패권 전략에 호응해서 한국 자본주의가 이득을 얻어보겠다는 계산이다. 더불어 한국에서도 ‘핵은 안전하다’는 설파를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핵 폐수 방류 지지와 한미간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이 동시에 실시되는 것은 매우 시사적이면서 섬뜩한 상황 전개다.
이처럼 핵 폐수 동맹은 핵발전 확산 동맹이 될 것이고, 핵 전쟁 동맹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피해는 현재와 미래의 보통 사람들이 짊어져야 할 것이다. 과거 일본에 대한 미국의 핵폭탄 투하의 피해를 전쟁 발발에 아무 책임 없는 보통 사람들이 져야 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정부는 핵 폐수 반대 운동이 ‘북한 긴급 지령’의 일부라며 폄훼하고 있다. 전형적인 색깔론 공격이다. 핵 폐수 방류 반대 등 반정부 저항을 위축∙분열시키려는 것이다.
후쿠시마 핵 폐수 방류와 그에 대한 지지는 반민주적이고, 반평화적이고, 반환경적이다. 일본 정부와 이를 동조한 윤석열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방류가 결코 끝이 아니다. 밸브를 다시 돌려야 한다. 이를 위해 핵 폐수 동맹에 반대하고, 한국 정부의 모든 한미일 공조 노력에 반대하자.
※ 이 글은 방류 전인 23일 발표한 성명을 수정한 것이다.
2023년 8월 31일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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