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운송 노동자들이 5개월만에 다시 파업에 나섰다.
노동자들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극심한 고통을 겪어 왔다. 요소수 가격이 폭등하고 올해 들어 기름값이 사상 최대치로 뛰었다. 그 고통은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전가됐다. 정부와 사용자들의 비용 전가 속에 화물 노동자들은 매월 200만 원가량 수입이 줄어 생활비가 쪼들리고 빚이 쌓였다고 한다.
노동자들의 이런 절박한 생존의 외침에 윤석열 정부는 강경 탄압으로 대응하고 있다. 정부 자신이 5개월 전에 화물연대와 한 약속(최소한의 임금(운송료)을 보장하기 위한 안전운임제 지속, 품목 확대 논의)을 헌신짝처럼 내동댕이쳤는데도 말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경제 지표들은 하나같이 최악을 기록했다. 역사상 가장 큰 폭의 물가 상승률, 1870조 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가계부채, 2009년 금융 위기 이후 최대치로 감소한 실질소득.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안 그래도 만성적인 청년 실업 때문에 고통받아 온 서민층 청년들도 고물가, 고금리로 더한층 살기 팍팍해졌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경제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 등 서민층에게 떠넘겨 왔다. 부자와 기업주들에게는 수십조 원에 이르는 감세 혜택을 안기면서 노동자 등 서민들에게는 이자 폭탄과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을 강요하고, 임금 인상 억제를 압박했다.
따라서 화물 노동자들의 투쟁은 생계비 위기로 고통받는 청년과 서민층을 대변하는 정당한 투쟁이다!
윤석열의 우선순위
정부와 기업주들, 친기업 언론들은 이런 물류 차질이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까 봐 노심초사하며 파업을 맹비난하고 있다.
윤석열은 파업을 “불법”으로 매도하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라”고 직접 지시했다. 그리고 11월 29일 화물연대 파업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업무개시명령은 파업 노동자 개개인에게 면허 정지·취소와 사법 처리를 하는 것으로, 노동자들의 투쟁을 파괴하겠다고 작정하고 나선 것이다.
파렴치하게도 윤석열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을 “이태원 참사와 같은 국가 재난”이라고 규정했다.
고물가·고금리·고유가 위기 속에서 생존을 위해 나선 노동자 투쟁을 158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비극에 견주다니, 그 뻔뻔함과 냉혈함에 치가 떨린다. 윤석열 정부야말로 평범한 사람들의 안전을 내팽개쳐 비극을 만든 ‘참사 정부’가 아니던가!
이태원 참사는 윤석열의 공권력 배치 우선순위가 낳은 비극이다. 윤석열의 경찰력 배치 기본 방침에 따라 그날 경찰은 대통령 경비, 공안(집회 통제), ‘마약과의 전쟁’에 집중했다. 그러는 사이 이태원 거리 한복판에서 막을 수 있었던 참사가 벌어졌다.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윤석열 정부는 기업의 이윤 보호를 우선하느라 노동자들의 생존 외침을 깔아뭉개고 있다. 이태원 참사와 화물연대 파업에서 공히 확인되는 것은 윤석열 정부가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아무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윤석열을 끌어내리지 않으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만신창이가 될 것이라는 점이 다시 한번 명확해졌다.
위기감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국가 물류와 국민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며 파업 파괴 행위를 정당화한다.
윤석열이 걱정하는 “국민 경제”는 기업을 위한 경제이다. 정부는 노동자들의 삶을 파탄 내야 기업 경제가 산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화물 노동자들은 경제 위기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
윤석열의 강경 탄압은, 이번 파업이 경제적·정치적 파장을 일으켜 대중의 분노에 불을 붙이고 정부의 위기를 재촉할 수 있다는 깊은 위기감의 반영이다.
지난번 화물연대 파업으로 물류가 마비되고 정부 지지율이 떨어졌던 악몽이 재현되는 것을 막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의 탄압은 정부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키우고, 매주 만만찮은 규모로 벌어지고 있는 윤석열 퇴진 운동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11월 26일 윤석열 퇴진 집회에서 화물연대 파업은 커다란 지지·응원을 받았다.
이 투쟁이 승리한다면 고물가·고금리로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이 행동에 나설 자신감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화물 노동자 투쟁이 승리하도록 지지와 연대가 더 커져야 한다.
2022년 11월 29일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
*이 성명은 <노동자 연대> 신문의 관련 기사를 참조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