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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고려대]
중국 정부의 폭력이 진정한 문제다. 소위 ‘중국 유학생모임’의 대자보에 답한다

소위 ‘고려대 중국 유학생모임’이 홍콩 민주 항쟁 참가자들을 폭도로 매도하는 대자보를 정경대 후문에 게시했다. 그러나 우리로선, 이 모임의 견해가 고려대 중국 유학생 전체 의견인지는 모르겠다. 분명 홍콩 민주 항쟁과 그 요구에 공감하는 중국인 유학생도 있으니 말이다.

우선, 중국 유학생모임에 묻고 싶다.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이 붙인 대자보를 지속적으로 훼손한 점부터 반성하고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

노동자, 학생 등 평범한 대중이 비슷한 처지의 다른 나라 대중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의 저항에 연대하는 것은 국제주의 정신의 매우 정당한 발로다. 이것과 강대국 정치인들의 소위 ‘내정간섭’ 문제를 구분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 언론의 자유는 천대받는 대중이 자신의 주장을 확산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데서 중요하다. 그러므로 유학생모임은 그것을 함부로 폄하하지 말라.

유학생모임은 홍콩 시위의 소위 ‘폭행’이 문제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진정한 폭력은 지금 중국 정부가 자행하고 있다. 홍콩 경찰은 평화 시위에 실탄을 장착한 총을 들이대고 있다. 홍콩 경찰의 발포로 피격된 사람이 벌써 여럿이며, 경찰 폭력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런 혹심한 국가 테러 앞에 항쟁의 대의를 옹호하고 시위대 자신을 보호하고자 화염병을 들고 바리케이드를 쌓는 게 문제인가? 유학생모임의 주장은 1980년 한국 광주 항쟁 당시 총을 든 광주 시민을 ‘폭도’로 매도한 국내 보수 우익의 주장과 다를 게 하나 없다.

유학생모임은 홍콩 시위 참가자들이 ‘대학생이 아니다’ 하고 썼는데, 어처구니없는 얘기다. 시위 참가자들이 학생이냐 아니냐는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서 아무 상관 없는 일이다. 게다가 홍콩 경찰 당국이 연행한 시위 참가자 다수가 청년·학생이며 그중 상당수가 미성년자라는 점은 이미 공개된 사실이다. 형편없는 주장으로 홍콩 항쟁을 왜곡하지 말라.

중국 정부는 홍콩 민주 항쟁을 서방의 사주를 받은 분리독립파들의 폭동으로 매도한다. 그러나 홍콩 민주 항쟁의 공식 5대 요구(직선제 실시, 폭동 규정 철회, 경찰 폭력에 대한 독립 조사, 연행자 석방 및 불기소, 송환법 철회) 중에 그런 것과 연관된 것이 하나라도 있는가? 모두 우리가 공감하고 지지할 만한 정치적 민주주의 요구들이다.

그리고 독립이든, 자치든 홍콩의 운명은 홍콩 대중 스스로 민주적으로 결정할 일이다. 그것을 폭력으로 짓누르는 것 자체가 중국 정부 스스로 자신들이 사회주의나 민주주의와는 전혀 관계 없는 권위주의적 정치 세력임을 입증할 뿐이다.

유학생모임의 이런 억지에 동의하지 않고 홍콩 대중의 투쟁에 연민과 지지를 보내는 중국 유학생들이 있음을 안다. 오늘날 홍콩 청년들이 직면한 문제(정치적 민주주의의 부족, 불안정한 일자리, 저임금 등등)는 중국 본토 청년들도 겪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 학생들도 용기를 내어 우리와 함께 하길 바란다.

2019년 11월 12일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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