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국인과 아랍인 60여 명이 모여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을 한 목소리로 규탄하고 팔레스타인 연대를 보냈다. 12월 12일 긴급 행동에 이어 두 번째로 분노가 결코 식지 않고 있음을 보였다.
반전평화연대(준)가 5일 저녁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개최한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 규탄, 팔레스타인 연대 촛불행동’에는 노동자연대, 사회진보연대,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등 소속단체 회원들과 팔레스타인, 요르단, 시리아, 이집트에서 온 아랍인들이 주를 이뤘다.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트럼프의 선언은 팔레스타인, 아랍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70년 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제국주의의 지원을 등에 업고 팔레스타인인들을 억압해 왔다. 트럼프의 선언은 바로 이 이스라엘에게 힘을 실어주는 행위이자 자신의 경비견 역할을 수행하는 이 국가와의 결속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집회에 참가한 팔레스타인인을 비롯한 아랍인들은 이러한 미국의 결정에 분노를 터트렸다.
팔레스타인인 마흐무드 씨는 트럼프의 선언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은 것”이라며 “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의 영원한 수도”라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의 새라 활동가는 팔레스타인에서 10대 여성인 아헤드 알타미미가 이스라엘 군인에 용감하게 항의한 사실을 전하며 저항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회진보연대 이상욱 활동가는 중동을 더 불안정하게 만들고 갈등을 조장하는 트럼프를 규탄했다.
한국의 레바논, UAE 파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노동자연대의 김종환 활동가는 한국 정부가 이들 국가에 파병한 것은 미국의 중동 개입에 협력하기 위한 것이라며 즉각 철군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국내 거주하는 시리아인과 이집트인도 발언을 통해 팔레스타인인들과 함께 분노한다며 연대를 밝혔다.
참가자들은 “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의 수도다”, “다운 다운 트럼프[트럼프는 물러나라]”, “프리 프리 팔레스타인[팔레스타인 해방]” 등의 구호를 외치며 미 대사관 앞까지 행진했다. 중간에 이스라엘 대사관을 향해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으로 인해 중동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해방과 미국의 제국주의적 개입에 제동을 걸 수 있게끔 연대를 건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날 집회는 이를 위한 작은 초석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