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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연세대]
청소·경비도 이제 ‘알바’로? 노동강도 강화할 구조조정에 맞선 연세대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 지지한다

연세대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알바천국 지옥연세’에 맞서기 위해 투쟁에 나섰다. 연세대가 비정규직 청소, 경비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 당국은 2017년을 기점으로 정년 퇴직으로 인해 비는 일자리를 시간제 ‘알바’로 충당하려고 하고 있다. 혹은 아예 인원 감축을 하려는 시도 역시 병행되고 있다. 적어도 25명분의 일자리가 구조조정 대상에 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간제 ‘알바’들은 고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더 열악한 조건을 감내해야 한다. 연세대는 2015년 백양로 지하공간 신축, 경영관 신축 이후 이 건물들에 시간제 노동자들을 투입해 왔다. 그리고는 다른 건물들에도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하려고 한다. 기존에 청소 노동자들이 8시간 해 오던 일을 4시간 정도 만에 하라는 것이다. 이는 학교의 전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에 하향평준화를 낳을 것이 명백하다.

인력 감축도 시도되고 있다. 당장 경비 초소 인원을 감축하겠다고 한다. 지금도 경비 노동자들은 교대근무로 24시간 일해야 해 밤낮이 바뀐 생활에 고통받는다. 세계 보건기구(WTO)는 야간 노동을 발암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기도 했다. 그런데 인원 감축은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를 강화할 뿐 아니라 학생들의 교육 여건과 안전에도 위협을 가한다.

지난 10년간 연세대에서 있었던 화재 사건들을 돌아보면, 경비 노동자들의 초동 대응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예컨대 2017년 발생한 언더우드 기념관 화재사고는 더 큰 화재로 번질 수 있었는데, 일찍 출근한 경비 노동자의 신고로 초기 진화가 가능했다.

한편 주차관리 노동자 인원 감축을 했던 건국대의 경우, 2014년 10월 생명환경대학 화재 사고 대응이 지연돼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히려 당시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투쟁하던 기존 주차관리 노동자들이 소방관들을 안내하며 화재 사고 대응을 이끌었다.

 

이간질

학교 측은 비용절감 논리를 대며 구조조정을 정당화한다. 그러나 연세대는 5천억 원이 넘는 교비회계 적립금을 쌓아 놓고 있다. 게다가 2016년 연세대는 교비회계 적립금을 털어 유가증권에 1497억을 투자했다(<2016회계연도 사립대학 및 전문대학 금융투자 현황>). 이런 학교가 돈이 없다며 비용절감 운운하는 것은 위선이다.

연세대는 지난 9년간 등록금 동결을 해서 돈이 없다며 앓는 소리를 해 왔다. 연세대는 송도 캠퍼스 유지 비용 운운하지만, 정작 송도캠퍼스는 추진 당시 학생들의 반대의견을 무시해가며 건립한 캠퍼스가 아닌가. 학교가 경쟁력을 높인다며 투자했다가 재정만 낭비한 것이 송도 국제 캠퍼스 프로젝트였다. 그런데 이제 와서 유지 비용 운운하며 학생들, 노동자들에게 책임 전가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연세대는 지난 몇 년 동안 학생들과 노동자들을 이간질해 왔다.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에는 ‘등록금이 너무 낮아서 안 된다’고 답해 왔고, 학생들의 등록금 인하 요구에는 ‘노동자들의 임금이 너무 높아서 안 된다’고 발뺌해 왔다. 정작 이 학교의 곳간에는 수천억의 돈이 쌓여 있는데 말이다. 게다가 2000년대 초중반 대학 등록금이 고공 인상될 때도, 노동자들의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렀다.

 

임금인상 무력화

연세대 이외에도, 고려대, 동덕여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 대학들이 일시에 비슷한 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있다. 연세대 백양누리, 경영관 등에 시간제 일자리 도입으로 들어와 있는 용역업체 ‘코비’가 고려대에도 들어갔다. ‘진짜 사장’인 대학들끼리 타이밍을 맞춰 일제히 구조조정을 시도하는 것이다. 실제로 원청인 대학 총무처들끼리 노무관리 팁을 공유하는 것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이는 2017년 여름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해 시급을 830원 인상한 것을 무력화하려는 것이다. 실제로 2017년 7월 연세대 총무처가 작성한 노무관리 문건에 따르면, 당시 시급인상 투쟁으로 인한 임금 인상분을 장기적으로 인력 감축 등을 통해 해소하겠다는 계획이 나와 있다(<노무문제 현안 보고>, 2017년 7월 3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구조조정 반대 투쟁을 지지하자

‘역대 최대치 최저임금 인상’이라며 자화자찬했던 문재인 정부는 상여금 등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키려 하며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별 사용자들과 대학당국들도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을 무력화하려 한다. 대학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조직을 확대하고 임금과 노동조건을 개선해 온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조직력을 약화시키려고 호시탐탐 노려왔다. 이번 공격은 그 일환이기도 하다.

기존 업체에서 잘 조직된 노동조합을 우회해 저비용으로 입맛에 맞게 쓰고 버릴 수 있는 저질의 비정규직 일자리를 야금야금 늘려 온 것이다. 이것은 장차 전체 고용과 노동조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학생들의 교육 여건, 안전 문제뿐 아니라 교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의 조건과도 연결된다. 예컨대 도서관 등 업무에서 시간제 아르바이트는 학생들도 많이 맡는데, 2017년 여름 임금인상 투쟁 이후 시급이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같은 해 여름 발견된 학교 측의 노무관리 문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연세대는 당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중단해야 한다. 여러 노동자들의 말대로, 열악한 일자리가 도입되면 노동강도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학생들의 교육 여건도 악화된다. 이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2018.01.04
노동자연대 연세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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