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언론 파업에 대한 여전한 관심이 드러난 〈공범자들〉 한국외대 상영회
10월 24일 저녁 7시, 한국외대 대학원 2층 화상강의실에서 한국외국어대학교 총학생회, 영어대학 학생회, 사회과학대 학생회와 언론노조 KBS본부가 공동주최해 영화 〈공범자들〉 무료 상영회가 열렸다. 영화가 끝난 뒤에 이 영화의 감독이자 MBC에서 부당 해직된 최승호 PD와 KBS본부 강윤기 정책실장이 참여한 간담회가 열렸다. 평일 저녁인데도 40명이 넘는 학생들이 모여 언론 파업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 〈공범자들〉은 이명박근혜 정권 동안 자행된 언론 탄압과 방송 통제에 대해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KBS 길환영 전 사장, MBC 김재철 전 사장 등 정권이 꽂아 넣은 사장과 이사진들이 노동자들을 통제하고 탄압하는 장면에서 많은 학생들이 조소하거나 분노를 표했다. 낙하산 사장들의 탄압을 뚫고 노동자들이 저항에 나선 장면, 세월호 참사 보도 통제를 그린 장면이 나올 때는 강의실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영화가 끝나자 학생들은 뜨거운 박수로 최승호 PD와 강윤기 정책실장을 환영했다. 간담회 시작 직전에는 고대영 KBS 사장과 연합뉴스 곽노황 사장이 ‘자랑스러운 외대인상’을 받은 것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전량 회수 조치를 당한 〈교지〉 편집부가 당시 교지를 편지와 함께 전달하기도 했다.
두 PD는 KBS 고대영 사장과 MBC 김장겸 사장에 대해 비판했다. “김장겸 사장은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무너뜨린 자다. 실정법까지 어긴 범죄자다. 해임시키고, 사퇴하는 것이 답이다.” 낙하산 사장들이 얼마나 악랄하게 노동자들을 옥죄었는지 생생한 경험담도 들을 수 있었다.
질의응답 시간에 여러 학생들은 “‘공정방송’을 위해 어떤 제도적 조처가 필요한지”, “파업이 승리하려면 무엇이 더 필요한지” 등 많은 질문을 던졌다. 파업 승리의 염원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두 PD는 여러 공격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지만 “파업을 철회할 수 없다”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KBS와 MBC의 노동자들은 50일 넘게 파업을 유지하고 있다. 파업 기간 동안 낙하산 사장들과국정원의 커넥션 등 온갖 더러운 공작들도 계속 폭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KBS에서는 옛 여당 추천 김경민 이사가, MBC 방문진 이사 2명이 자진 사퇴했다. 노동자들은 사장 퇴진까지 파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의지를 밝히고 있다. 언론 노동자들의 파업이 승리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영화 〈공범자들〉은 언론 탄압을 알리기 위해 제작자들이 ‘뉴스타파’ 유튜브 채널에 무료로 공개한 상태다. 다음 주까지 볼 수 있다. (▶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