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관기
세월호 참사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
8월 26일 세월호가 거치된 모습을 참관했다. 4·16 연대와 416가족협의회는 이 날을 목포 집중 방문의 날로 정하고 참가를 호소했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오늘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이 목포역 앞 광장을 가득 메웠다. 우리는 목포 시내를 행진한 뒤, 버스를 타고 목포신항으로 들어섰다. 멀리 세월호가 누워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세월호에서 꺼낸 화물들이 세월호 밖에 놓여있는 모습을 보니 세월호가 화물을 나르는 배였다는 것이 실감났다. 과도한 화물 적재는 세월호 참사의 주요 요인이었고, 이 중엔 제주 해군기지로 가는 철근이 4백10톤 실려 있었다.
세월호에는 전체 화물 2천2백15톤 중 차량화물(중장비, 화물차 등)과 자동차, 컨테이너 등을 제외하면 1천1백64톤의 일반화물을 실었는데 그중 3분의 1을 넘는 양의 철근이 정부의 화물이었던 것이다.
국가는 구조하지 못한 것뿐 아니라 침몰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니 참사의 책임은 해경, 해수부뿐 아니라 국정원, 국방부나 군대까지 걸쳐있을 것이다. 진실이 낱낱이 밝혀지면 화물 과적과 관련된 이들도 책임져야 한다는 점도 국가의 주요 관료들이 세월호 진상 규명을 그토록 꺼려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결국 정부는 인양을 상하이 샐비지 같은 기술력이 부족한 기업에게 맡겼다. 그래서 인양 과정은 더뎠고 선체가 훼손됐으며 인양 과정도 공개하지 않았다. 선체 밖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미수습자들이 나온 것도 선체에 유실 방지 장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이 날 세월호 참관 과정에서 해수부가 모든 참관인들의 주소와 이름을 확인하고 주민등록증까지 일일이 대조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런데 약 2천 명의 신원을 확인하는데 고작 4명을 배정해 몇 시간 동안 신원 확인만 해야 할 상황이 되자 참가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결국 해수부는 개개인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을 포기하고 단체로 입장시킬 수밖에 없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해수부의 모습은 바뀌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세월호 참사의 주요 책임자들을 당장 처벌해야 한다. 사실 세월호 2기 특조위가 만들어지기 전에 정부 차원에서 이미 명백히 드러난 구조 지휘 라인부터 처벌했어야 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2기 특조위로 공을 넘기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자를 처벌하고, 이 사회에서 안전을 조금이라도 중요한 위치에 올려놓으려면 우리가 직접 싸우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참사가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사람들이 모두 함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