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가 19일 새벽에 도둑처럼 기습적으로 발표한 이재용 구속 영장 기각 결정은 퇴진 운동에 자극제가 된 듯하다. 그날 이후 사람들 사이에서나 인터넷 상에서 “다시 집회에 나가야겠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 결과 오늘은 악천후에도 30만 명 넘게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참가 규모가 지난주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주최측 발표: 서울 32만, 전국 35만) 낮에는 앞을 보기 힘들 정도로 눈보라가 날렸지만 본집회 전부터 사전집회들과 광장으로 사람들이 계속 모였다. 광화문광장 지하 등에서 집회 시작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오늘 광장에서는 이재용 구속 요구가 가장 큰 지지를 받았다. ‘이재용’과 ‘구속’이 한 문장에만 들어가면 환호성이 나올 정도였다. 이재용 구속 기각은 롯데 신동빈, SK 최태원의 구속도 어렵게 하기 때문에 더욱 ‘열 받는’ 일이다. 사람들은 이들도 구속해야 한다고 외쳤다. 틈만 나면 “고통 분담” 운운하면서 정작 제 잇속만 차려 온 이 나라 특권층·권력층에 대한 분노가 확실히 크다.
행진 때는 “조의연(이재용 구속 영장 기각 판사)을 파면하라”는 구호도 인기를 끌었다. 김기춘과 조윤선의 구속을 기뻐하는 분위기도 두드러졌다. 그들이 자행한 블랙리스트에 대한 분노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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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4백 원 누락이 횡령으로 몰려 해고된 노동자와 4백30억 원을 횡령해 뇌물로 바친 이재용을 대비하며 울분을 터트리는 발언도 곳곳에서 나왔다. “돈도 실력”이라던 정유라의 ‘특혜 인생’과 청년들의 ‘최저 인생’을 비교하는 대학생들의 팻말도 사람들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죄수복을 입은 재벌 총수들의 이미지와 ‘재벌총수 구속하라’는 구호가 적힌 사진 팻말도 카메라 세례를 많이 받았다. 이 팻말은 <노동자 연대> 신문 1면을 이용해 만든 것이었다.
오늘도 사람들은 자신들의 투쟁이 단지 박근혜 일당 제거에만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줬다. 박근혜 정권이 증오의 표적이 된 것은 불평등하고 부정의한 ‘현실’을 아주 오만방자한 방식으로 부추기는 일들을 해 왔기 때문이다. 정권 수뇌부의 비현실적인 개성은 계기였을 뿐이다.
오늘 본무대 발언에서도 계속해서 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가장 환영 받았다. 한 대학 청소 노동자는 “이재용 구속 영장 기각을 보면서 대학에 있는 쓰레기뿐만 아니라 [이재용 같은] 쓰레기도 치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는 한 두 번 하고 말면 안 된다. 끝까지 제대로 청소하자”는 발언은 격한 환호를 받았다. 곳곳에서 “멋지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것이 광장의 민심이다!
이재용 구속 영장 기각은 운동 내 일부의 막연한 낙관에 경종을 울렸지만, 김기춘이 구속된 일은 특검, 헌재, (이재용을 풀어 준) 사법부 모두 운동과 민중의 눈치를 보기는 한다는 것 또한 드러냈다. 운동이 갈림길에 서 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분노하고 있고, 자신들이 더디게라도 전진하고 있다고 느낀다.
많은 환호를 받은 다음의 두 발언은 이중에서도 선진적인 정서를 잘 보여 줬다.
“이재용이 불구속이 되던 날, 한 청각장애인 분이 저에게 물었다. ‘2천4백 원이 커? 4백30억 원이 커?’ 그런데 김진태는 ‘이제야 나라답다’고 했다. 같은 언어를 쓰지만 다른 세상에서 산다. 이 분들에게도 누군가 통역을 해 줘야 한다. 그것은 광장의 힘이다.”(광화문 촛불 수화 통역팀)
“[삼성의 비정규직 불법 사용과 뇌물·횡령에 대한] 면죄부는 잘못이다. 우리 민중들을 무시하고 옆구리를 긁어대는 면죄부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면죄부는 모두 시한부다. 왜냐면 우리가 곧 면죄부를 무효로 만들 거니까!”(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이런 불만과 염원은 단지 주류 야당으로의 정권 교체로 수렴될 수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오늘도 민주당이 집회장에 뿌린 팻말, 현수막 어디에도 이재용을 구속하라거나 영장 기각을 규탄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그런 점에서 조직 노동운동 대열이 중심이 돼 2월 민중총궐기의 대대적 성사를 위한 결의대회를 본대회 전에 열어 대열의 중심을 이룬 것은 고무적이었다. 오늘은 노동운동 좌파들도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이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독자적인 사전 집회를 열고, 운동이 더 급진화되도록 노력할 것을 결의했다.
이런 큰 운동이 걸림돌을 만나고 갈림길에 설 때, 노동운동과 좌파가 버팀목이 되고 돌파구를 여는 것이 필요하다. 자본의 권력에 맞서는 일이라면 더욱 더 그렇다. 노동자들이 경제적 힘을 사용해 싸우는 일이 더 강조돼야 한다. 당연히 2월에도 주말 집회를 강력하게 이어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2월 4일 집회가 좀 더 강조되면 좋았을 것이다.
광장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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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펑펑 내렸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밝았다. 광장 여기저기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눈이 내리는 날씨에도 이렇게 참가했다’는 것을 스스로 뿌듯하게 여기는 모습들이었다. 오늘 새벽에 구속된 김기춘과 조윤선의 조형물 앞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사진을 찍었다.
광장 남단에서는 언제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세월호 분향소를 중심으로 여러 서명대들이 차려졌다.
노조 탄압으로 활동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사장을 투옥하고 처벌하라고 요구하는 유성기업 대책위는 이 날도 열렬히 서명을 호소했다. 당초 어제(20일) 선고가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사장 측이 기존에 했던 진술을 뒤집고 추가 변론을 요구하면서 판결이 2월 중순으로 미뤄졌다며 계속 촛불이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를 주도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 해임 촉구 서명운동도 벌어졌고, 택배 노동자들이 노조 가입을 홍보하는 스티커를 현관 문 앞에 붙여 달라고 나눠 줬다. 국가보안법 희생자들인 이진영, 이석기 석방 서명들도 진행됐다.
예술인들이 이재용 구속 영장 기각을 규탄하며 “돈으로 입을 막는다”, “돈이 눈을 가린다”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했다.
오후 5시 사전 자유발언대가 열릴 때쯤 이미 대열은 수만 명에 이르고 있었다. 권력층을 폭로하고 투쟁을 결의하고 연대를 호소하는 발언들이 이어질 때마다 날씨를 잊고 사람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오후 3시 종로타워 앞에서 열린 공작정치 규탄 민중연합당 대회는 진보당 해산과 진보당 관련자 국가보안법 탄압의 지휘자로 알려진 김기춘의 구속에 고무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황교안 체제에서도 국가보안법 탄압이 벌어진다고 폭로하고, 국가보안법 폐지와 황교안 퇴진, 양심수 석방 등을 요구했다.
오후 3시 ‘박근혜 퇴진! 황교안 퇴진! 노동개악 저지! 비정규직 철폐! 국가보안법 철폐! 노동자 투쟁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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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의 좌파들이 모여 사전 결의대회를 열었다. 퇴진 운동 시작 이후 처음이다. 집회 시작 전부터 눈보라가 휘날렸지만, 2백여 명이 모여 퇴진 운동 내 분명한 좌파적 목소리를 냈다.
10월 29일 집회를 제안하고 주도해 퇴진 운동의 물꼬를 튼 것이 좌파이므로 운동을 잘 개입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이기도 할 것이다. 운동이 갈림길에 선 지금, 운동을 지지하는 보통 사람들의 염원을 제대로 대변하려면 노동자 투쟁을 건설하려 해야 하고, 표적이 된 온갖 적폐들이 자본주의에서 비롯한 문제임을 차분히 설명해야 한다. 좌파 집회답게 여러 연사가 이 점을 강조했다.
“우리의 목소리는 결코 외로운 목소리가 아니다. 광장에서 함께 투쟁의 목소리를 모아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자”는 노동전선 김형계 공동대표의 말은 집회의 취지를 잘 요약한 것이었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주로 발언했다. 기아차 사내하청노조 김수억 지회장, 갑을오토텍지회 이재현 지회장, 유성기업 아산지회 윤영호 지회장, 하이디스지회 이상목 지회장 등이 발언했다.
김수억 지회장은 “1천만 촛불에서 40퍼센트가 10~30대 초반 노동자들이라고 한다. 3포세대, 5포세대라 불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일 것이다. … 노동자의 요구가 거리에서도 분출할 때 진정으로 적폐를 청산할 수 있다”고 과제를 잘 설명했다.
극심한 탄압을 겪은 유성기업 등 나머지 노동조합의 지회장들도 탄압에 맞서 공동으로 싸워 함께 이기자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키고 바라는 요구들을 쟁취하려면 노동자들이 앞장서야 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철도노조 조합원이면서 얼마 전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이진영 씨의 부인, 노동가수 최도은 씨도 이에 동감하는 발언을 했다. 국가보안법은 대중의 투쟁과 좌파적 사상이 만나는 걸 가로막는 구실을 해 왔으므로 중요한 적폐 청산 요구라고 할 수 있다.
퇴진 운동에서 중요한 구실을 맡고 있는 노동자연대 최영준 운영위원이 향후 과제를 잘 제시했다.
“퇴진 운동 내에서 노동운동의 목소리가 약했다. 퇴진행동 안에서 온건파들은 주류 야당에 기웃거리며 노동운동의 정치적 비중을 줄이려 한다. 따라서 우리는 노동운동이 부각되고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퇴진운동은 정치적 부패에만 맞서 싸우는 게 아니다. 자본주의 체제가 낳은 온갖 적폐에 분노해 거리로 나온 것이다. 운동 안에서 노동운동의 목소리가 심화 확대되도록 운동 안팎에서 [좌파가] 함께 활동하자.”
오후 3시 용산참사 8주기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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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역 9번 출구 앞 해치마당에서는 용산 참사 8주기를 기억하는 집회가 열렸다. 2009년 1월 20일이 바로 용산 참사가 일어난 날이다. 약 1백50명이 참가했다. 방송 카메라도 많이 왔다.
용산 참사는 8년 전 부동산 개발로 인한 철거에 항의하는 상인들을 경찰이 폭력 진압하다 5명을 살해한 사건이다. 국가에 의한 살인, 이후 조직적인 진실 은폐라는 점에서 ‘이명박 정권의 세월호’라고 할 만한 참사였다.
당연히 이명박과 경찰 책임자 김석기를 처벌하라는 것이 핵심 요구였다. “가난한 사람들이 쫓겨날 일 없는 사회”를 바란다고 했다.
유가족이면서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용산철거민대책위원장 이충연 씨는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이명박, 김석기가 박근혜 등과 함께 감옥에 갇히는] 이런 날이 현실이 됐으면 좋겠다. 이런 자들이 감옥에 가지 않고 이 사회의 상류층에, 지도층에 남아 있는다면 저희가 어떻게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겠는가?”
용산 참사 이후에도 계속되는 강제 철거에 항의하는 영세 상인들도 항의의 목소리를 보탰다.
참가자들은 “이명박도 박근혜다, 김석기도 박근혜다, 용산 참사 진상규명하고 끝까지 처벌하라” 하고 요구했다.
오후 4시 민중총궐기 선포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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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은 10월 29일 3만여 명이 집회를 열고 청와대로 강력한 행진을 벌이면서 시작했다. 좌파의 강력한 제안으로 민중총궐기투쟁본부가 이 집회를 주최해 민중의 거대한 분노가 표출될 기회와 방향을 제시했다.
민주노총과 민중총궐기 운동은 2015년 13만 명이 모여 박근혜 퇴진 운동의 씨를 뿌렸고, 2016년에는 퇴진 운동이 1백만이 모이는 운동으로 발전하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이런 조직된 세력이 앞장서 새로운 물꼬를 틀려고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오늘은 2월의 총궐기를 선포하는 집회였다. 박근혜 정권 취임 5년을 맞는 2월 25일에 다시 전국 집중을 하려는 것이다. 이 계획이 1월로 당겨졌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긴 하다.
오늘 집회에서는 노동자, 농민, 영세자영업자, 장애인들이 각계 민중을 대표해 발언했다.
오후 6시 본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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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대회 시작 전에 눈이 멈추자, 사람들이 급속도로 늘기 시작했다. 광화문광장 북단만이 아니라, 중단과 광장 양 편 차도도 차기 시작했다. 광화문역에서, 광화문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사람들이 물밀듯이 몰려 왔다.
본대회는 오후 6시 현재 15만 명이 참가했다는 발표와 함께 시작했다.
민주노총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이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을 대표하는 발언을 했다.
“천만 집회가 없었다면 집회 자유는 여전히 세종대왕 앞에서만 멈췄을 것이다.(환호) … 주춤거리고 눈치 보는 야당을 돌려 세워서 기어코 탄핵을 이끌어냈다.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주인공은 촛불이라고 말한다. …. 앞으로 촛불이 가는 길은 ‘꽃길’만은 아니다. 지금이 고비다. 김기춘은 구속됐지만, 이재용은 구속되지 않았다. 선출되지 않은 재벌 권력이다. 박근혜가 탄핵돼도, 재벌총수를 구속하지 못하면 ‘재벌천국 헬조선’은 바뀌지 않는다. 재벌의 책임과 죄를 묻고 재벌공화국을 해체해야 진정한 촛불의 승리이다. … 촛불이 대통령 얼굴만 바뀌었다고 우리 삶이 변하지 않았던 역사를 되풀이 하지 말자. … 2월 4일 다시 이 자리에서 모이자.”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성주대책위의 발언, 블랙리스트를 비판하는 발언도 호응을 얻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핵발전소 중시와 주민 무시 정책을 비판한 경북 월성원전인적지역 이주대책위의 황분희 님의 발언도 탈핵이라는 과제를 제시해 참신했다.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것은 여성비정규직 노동자의 삶과 투쟁을 대변한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 다산콜센터지부 신명숙 씨의 발언이었다.
“노조가 생기기 전에는 일은 어려운데 월급도 많지 않아 6개월 만에 그만두었다. 악성 민원에 시달려도 참아야 하고, 화장실에 갈 시간조차 통제 받았다. … 그렇지만 노조가 생기자 달라졌다. 여성 비정규 노동자가 노조를 통해 자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 우리가 요구하면 정치가 바뀐다. 박근혜 퇴진 이후에도 우리가 싸우지 않으면 바뀌지 않을 것이다.”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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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대회가 끝나고 청와대 방향, 헌법재판소 방향, 도심(재벌사 건물) 순회 세 방향으로 행진이 시작됐다. 규모가 가장 큰 청와대 방향에는 차량 2대가 동원됐다. 오늘은 롯데백화점과 삼성증권이 있는 종로타워를 경유한 도심 순회 행진에도 수만 명이 참가했다.
김기춘, 조윤선 구속 등에서 얻은 자신감도 엿보였지만, 이재용 구속 영장 기각은 확실히 사람들을 ‘열 받게’ 했다. 전반적으로 이재용 구속과 유전무죄 무전유죄 현실을 규탄하는 구호와 발언이 많았다. 조의연 파면을 요구하는 구호도 인기가 있었다.
청와대 방향은 대학생 시국회의와 민주노총의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 공무원노조 등이 앞장섰다. 사드반대김천대책위도 이 대열로 행진했다. 여전히 박근혜 없는 박근혜 정부를 이끄는 황교안 내각과 첨예하게 맞서는 대열들이 많이 참가했다. 박근혜 즉각 퇴진, 황교안 퇴진 등이 주요 구호였다.
이 대열에서는 “올해 설날엔 박근혜가 떡국이 아니라 콩밥을 먹어야 한다. 박근혜를 구속하라!”는 진행자의 발언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대열이 너무 많아 방송차 소리가 잘 안 들린 도심 행진 대열에서는 중간중간 참가자들이 스스로 “이재용을 구속하라”, “신동빈을 구속하라” 하고 외쳤다. 현대차 회장 정몽구와 SK 회장 최태원도 구속 희망 명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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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3대를 대절해서 온 춘천 시민들이 “국민우환 춘천망신 김진태 사퇴 촉구 춘천시민 결의대회”를 열며 자신들도 촛불에 함께 한다는 것을 알렸다. 시위대는 지나라며 “춘천, 멋져요~” 하면서 화답했다.
보신각 건너편 종로타워에는 이재용이 시설물보호신청을 했다며 경찰이 입구를 막고 있었다. 사람들은 차도에서 건물 앞 인도로 올라가 재벌을 위해 나선 경찰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각 행진 대열은 도착지에서 광화문광장으로 돌아 왔고, 참가자들은 2월 4일에도 다시 만나자고 결의하고 집회를 마무리했다.
부산
본집회 전에 열린 민주노총 주최의 사전 집회에는 금속노조, 보건의료노조, 전교조 등 다양한 노동조합이 참가했다. 민주노총이 매번 대열의 중심을 이루고 집회를 여는 것은 고무적이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의 발언은 큰 박수를 받았다.
“이틀 전, 삼성 반도체에서 79번째 백혈병 사망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같은 시기, 삼성 이재용은 불구속됐다. 이재용이 [최순실의 딸에게] 말 사주고 [최순실 재단 등에] 3, 4백억원을 바칠 때, 백혈병 유가족들에게는 달랑 보상금 5백만원을 던졌다. 이런 이재용을 서울 중앙지법 부장판사는 그냥 풀어줬다. … 우리 촛불의 요구는 ‘박근혜 퇴진’이 아니라 ‘박근혜 정권 퇴진’이다. 부역자들, 공범자들을 모두 몰아내야 한다. 정권 교체에 그치지 말고, 교체된 정권이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정권이 되도록 하자.”
본집회가 시작할 때는 경찰의 저지선 안쪽을 가득 채우고도 넘쳐날 정도로 참가자가 많았다. “박근혜를 지금 당장 탄핵하라!” “재벌 총수를 감옥으로!”, “이재용을 구속하라!” “유전무죄 웬말이냐!” 하는 구호들이 나왔다.
발언에 나선 삼성전자 서비스 지회 노동자는 “이재용은 범죄자입니다. 범죄자는 벌을 받는 게 당연한 것 아닙니까? 이것이 당연한 진리라는 것을 자녀들에게 떳떳이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고 말했다.
집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법원 방향으로 힘차게 행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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