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1일 고려대 학생들이 학교 당국의 친기업적 대학 구조조정 계획을 완전히 좌절시켰다. 값진 승리이다.
고려대 염재호 총장은 이날 교무위원회에서 미래대학 설립안을 전면 철회한다고 선언했다. 또한 자신의 재임 기간 동안(향후 2년) 학사구조 개편과 관련한 어떠한 재론도 없을 것임을 밝혔다.(‘고려대 본관은 점거중’ 페이스북 페이지) 단과대 및 학부 신설 또는 폐기나 일정 정도 이상의 인원 조정 등의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고려대 학생들은 미래대학 설립과 학사제도 개악안에 반대하며 11월 24일 본관 점거에 돌입해 한달 넘게 싸워 왔다.(관련기사: 친기업 구조조정에 맞서 점거에 들어가다) 또한 학생총회에서 2천여 명이 모여 함께 항의했다. 이번 성과는 이화여대에 이어 점거 투쟁이 학생들의 요구를 쟁취하는 데 유효한 투쟁 수단임을 보여 준다.
△11월 28일 학생들 2천여 명이 학생총회를 열고, 점거 중인 본관을 향해 학내 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 출처 <고대신문>
학생들은 박근혜 퇴진 운동의 한복판에서 점거에 돌입했다. 이 투쟁이 박근혜 퇴진 운동과 맞물린 것은 학생들의 승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듯하다. 이번 성과는 이렇듯 운동들이 서로 연결돼 있음을 보여 준다.
한편, 본관 점거 학생들의 주요 요구 중 하나였던 학사제도 개악안에 대해, 고려대 당국은 당장 추진하지는 않겠다고 했지만, 1년 뒤에 다시 추진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학교 측으로부터 ‘앞으로 재추진하지 않겠다’는 확답까지 받으면 좋을 것이다.
고려대 학생들처럼, 박근혜 정부의 위기를 이용해 자신들의 요구를 쟁취하기 위해 굳건히 싸운다면 승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