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7월 8일) 오전 한미 당국은 기습적으로 사드(THHAD) 배치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르면 이달 안에 배치 지역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번에는 한 곳에만 사드를 배치할 수 있지만, 순차적으로 국내 다른 지역에 사드가 추가 배치될 여지도 있다. 이미 국방부 내에서 그런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한미 양 당국은 공동 발표문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다수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아시아 · 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안정에 대한 심대한 위협”이므로 사드 배치가 불가피하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이는 북한 ‘위협’을 과장해 중국을 겨냥한 사드 배치를 정당화하는 것일 뿐이다.
무엇보다 사드 배치 강행이야말로 이 지역의 “안보와 안정에 대한 심대한 위협”이 될 것이다. 사드는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의 주요 무기 체계이다. 미국이 동아시아에 구축하는 MD의 핵심 체계 일부가 한반도에 배치되는 데 중국은 강하게 반발해 왔다. 그것이 자국을 겨냥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에 상응하는 조처를 취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번에도 사드 배치 합의 발표 직후, 중국 외교부는 즉각 반발 성명을 냈다.
또한 미국은 사드 배치 등으로 한국을 미국의 MD에 깊숙이 편입시켜 한 · 미 · 일 동맹의 틀을 구축 · 강화하려 해 왔다.
즉, 사드 배치 강행은 주요 제국주의 국가들의 경쟁과 갈등에 한반도를 더 깊이 빨려 들어가게 만들 것이다. 동아시아에서 제국주의 간 갈등이 더 커지고 군비 경쟁도 강화할 것이다.
미국과 한국이 사드 배치 합의를 서둘러 발표한 데는 중국 등의 반발이 더 거세지고 한국 내 배치 반대 흐름이 더 강화되기 전에 조기에 일을 마무리하겠다는 의도가 있을 것이다. 실제로 7월 4일 <조선일보>는 정부 내 소식통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정부와 군 당국은 시간을 끌수록 중국·러시아 등 주변국 반발과 국내 반대 여론이 더 거세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노동자와 주민들이 사드 배치에 따른 불안정 증대를 감내해야 할 까닭이 없다. 박근혜 정부는 사드 배치 합의를 즉시 철회하라!
2016년 7월 8일
노동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