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일 오늘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동시장 구조개악에 대한 향후 추진 계획을 발표한다는 정보를 듣고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조직했습니다. 노동자연대 학생그룹도 여기에 참여해 발언을 했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추진 방안은 지난 해 말 발표한 노동시장 구조개악안에서 달라진 것이 거의 없습니다. 여전히 박근혜 정부는 ‘청년 고용’을 운운하며 노동시장 구조개악이 세대 간 ‘상생고용’의 방안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은 고용된 노동자들은 더 저임금으로 쥐어짜고, 청년들에겐 비정규직 저질일자리를 강요하고, 재벌과 기업들의 이익만 지켜주는 것입니다.
아래는 기자회견에서 한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양효영 활동가의 발언 전문입니다.
세월호 참사나 메르스 사태 때 아무 것도 하지 않았던 정부가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밀어붙이는데에선 민첩하기 짝이 없습니다. 지난달 청년 실업률은 9.3%로 매년 5월 달 청년 실업률 수치 중 두 번 째로 높았습니다. 청년들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삼포세대에서 꿈과 취업을 포기한다는 5포세대가 되더니 이제는 7포세대, 아니 이젠 달관세대라고 불립니다. 심지어 청년들은 창창한 나이에 삶과 생명마저 포기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한 아파트에서 젊은 세 자매가 동반자살하는 끔찍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들의 유서에는 ‘사는 게 힘들다’는 내용이 빼곡히 적혀있었습니다. 이 세 자매는 비정규직 노동자였고, 비정규직이란 이유로 일자리를 잃은 상태였습니다. 세 자매는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젊은 청년이었습니다. 불안정한 일자리와 그로인한 끔찍한 생활고는 아직 살날과 가능성이 많은 청년들이 삶의 희망을 놓을 정도로 심각했던 것입니다.
정부는 청년들을 위한다면서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동시에 청년들에게는 눈높이를 낮추라고 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정부가 하는 노동시장 구조개악이 임금 피크제로 임금을 깎고, 일반해고요건 완화로 해고를 쉽게하고, 파견 노동을 확대하고, 비정규직 4년으로 기간 연장해서 저질 일자리만 늘리는 정책이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정부는 이런 저질 일자리를 청년들에게 받아들이라고 강제하고 싶은 것 아닙니까. 이런 노동시장 구조개악은 이 땅에서 더 많은 세 자매 사건을 만들어내고 청년들을 더욱 벼랑으로 밀겠다는 말밖에 되지 않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이라고 내놓은 것은 무엇입니까. 임금 피크제로 고용된 노동자의 임금을 깎아서 그 돈으로 고용을 늘리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업들이 돈이 부족해서 고용을 못하고 있습니까? 돈이 없는 게 아닙니다. 기업들은 이미 수 조원, 수 천억원의 돈을 곳간에 쌓아두고 있습니다. 경제위기로 기업들이 돈만 쌓아놓고 투자를 하지 않으면서 고용된 노동자는 장시간 혹사시키며 쥐어짜고, 신규 채용은 늘리지 않는 것입니다. 정부는 이런 기업들을 규제하고 고용을 강제하는 게 아니라, 좋은 일자리를 공격하며 기업들의 이윤 쌓기를 도와주고 있는 것입니다.
청년들에게 중동으로 가라고 헛소리 했던 박근혜 정부, 메르스 사태로 낙타 한 마리 없는 한국을 중동으로 만들었습니다. 질병 대처에는 무능하기 짝이 없고, 청년들의 고통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이 정부는 누굴 위한 정부입니까. 청년들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제대로 된 청년 일자리 정책은 좋은 일자리를 지키고 늘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저지하는 것이 청년 일자리 문제를 풀어나가는 첫 발걸음입니다. 우리 청년들도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저지하고 좋은 일자리를 지키는 노동자들의 투쟁에도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