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 기반을 둔 극우 단체 트루스포럼이 7월 11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릴 ‘2025 한국 성소수자/퀴어연구학회 학술대회’를 취소시키기 위해 서울대 당국에 압력을 넣고 있다.
이들은 서울대 대학본부, 학생처, 아시아 연구소 등에 항의 전화와 메일을 보내자고 호소했다. “성해체 가정파괴의 성혁명 젠더 이데올로기를 주장하는 동성애 학회”를 서울대에서 개최하는 것은 “사회적 해악”이라면서 말이다.
이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국성소수자/퀴어연구학회 학술대회’가 성대하게 잘 열리길 진심으로 바란다.
트루스포럼의 활동이야말로 민주주의와 학문의 자유에 “해악”적이다.
트루스포럼은 반공과 ‘기독교 보수주의’를 기치로 삼는 극우 청년 조직으로 박근혜 탄핵에 반대하며 출범해 대학가에서 이승만, 박정희 등 독재자들을 미화하는 강연 등을 열어 왔다. 올해 2월 말에는 윤석열의 계엄을 옹호하는 서울대 학내 집회를 주최해, 물리적 폭력과 여성차별적 욕설도 불사하는 아스팔트 극우들을 캠퍼스에 대거 불러들였다가 맞불시위에 직면한 바 있다. 또, 고고미중국의 역사·문화·기술과 관련된 서적 등을 보관 중인 ‘시진핑 기증 도서 자료실’ 폐쇄를 주장하며 혐중 선동을 벌이고, 학내외에서 차별금지법 반대, 서울대 인권헌장 반대 활동도 해 왔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극우는 저출생, 가족 해체, 동성결혼, 트랜스젠더 권리, 임신중지권, 성적 ‘방종’ 등을 모두 ‘젠더 이데올로기’라고 부르며 비난하고, 사회 문제들의 원인으로 지목해 공포심을 부추기고 있다. ‘생물학적 성을 부정함으로써 결혼과 가족, 사회제도, 기독교 가치가 파괴되며, 인류가 파멸한다’는 식이다.
체제의 위기와 신자유주의 복지 삭감, 불평등 증대 속에서 삶과 관계가 망가지고, 불안정성이 늘어난 것에 대해서 느끼는 평범한 사람들의 불만과 분노를 극우는 엉뚱한 곳에 전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차별받는 집단을 속죄양 삼아 공격하는 것은 결코 그런 불안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극우의 목표는 전통적 가족 모델과 생물학적 성에 기반한 전통적 성 역할을 복원∙강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와 여성 모두에게 고통을 준다. 극우에 맞서 함께 싸워야 하는 이유다.
최근 젠더를 공격하는 극우들은 ‘성평등’이 “동성애, 성전환, 제3의 성 등을 포함한 ‘모든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포괄하는 개념”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성평등가족부 개편에 반대하는 시위를 예고했다.
이들은 지난 수년간 ‘젠더 이데올로기’ 반대의 일환으로 기층에서 성교육 반대 운동, 성평등 도서 퇴출 운동, 학생인권조례 폐지 운동, 차별금지법 반대 운동 등을 벌여 왔다. 윤석열 쿠데타를 옹호하고 탄핵에 반대하는 ‘세이브 코리아’ 집회 주도자들도 이들이다.
얼마 전 이화여대에서는 개신교 극우들이 압력을 넣어 한국퀴어영화제 대관이 취소됐다. 이런 사례가 누적되면 기층의 극우들은 더욱 자신감을 얻고 날뛸 것이다.
차별받는 사람들을 속죄양 삼아 사회를 반동적으로 되돌리려는 극우의 시도는 곳곳마다 좌절돼야 한다. 대학과 지역 등 기층에서 극우의 차별과 혐오 선동에 맞선 행동이 성장해야 한다.
2025.07.09
노동자연대 학생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