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학살이 계속되는 지금, 전라북도 지자체 당국과 전북대 당국이 이스라엘과의 협력을 확대하려 한다.
4월 2일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주한 이스라엘 대사 아키바 토르와 만나 바이오, 방산 등에서의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관영 지사는 지난해 5월 한국-이스라엘 컨퍼런스에 참가해 이스라엘 전 총리 나프탈리 베네트를 만나 IT 기술 교류를 논의한 바 있다.(나프탈리 베네트는 이스라엘군 장교 출신이자 극우 정착자 지도자이다.)
같은 날 전북대학교도 아키바 토르를 초청해 방산, 사이버안보 등 첨단 기술 연구 분야에 대한 교류∙협력을 논의했다. 아키바 토르는 전북대학교의 글로벌 자문위원회에 속해 있기도 하다. 전북대학교와 이스라엘 대학들의 실질적 MOU 및 협력이 추진될 것이라고 한다.
지난 6개월 동안 이스라엘 국가의 야만성이 전 세계에 폭로됐고, 이스라엘은 국제적으로 외교적 고립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교류∙협력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숨통을 틔워주는 효과를 낸다.
더군다나 ‘서울 불바다’ 영상 따위를 활용해 자국의 인종 학살을 옹호하는 프로파간다를 적극 퍼뜨려 온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이토록 극진한 대접을 받을 자격이 전혀 없다.
한편, 전북특별자치도와 전북대 당국이 이스라엘과의 주요 협력 대상으로 꼽은 첨단 기술과 방위 산업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억압하며 성장해 온 분야다. 끔찍하게도 이 부문의 발전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상대로 한 숱한 ‘실전 테스트’ 속에서 이뤄져 왔다.
예컨대 이스라엘의 AI 안면 인식 기술은 팔레스타인 독립 운동 활동가들을 색출하는 데 쓰인다. 최근 안면 인식 드론의 오폭으로 무고한 팔레스타인인 청년들이 죽기도 했다.
지난 몇 년간 전북대를 포함해 국내 여러 대학들이 이스라엘 대학들과의 교류를 확대해 왔다. 윤석열 정부는 이스라엘의 테크니온공대와 텔아비브대학 등을 ‘글로컬대학 30 추진방안’에서 모범적 혁신 대학으로 꼽기도 했다. 이 대학들은 이스라엘 군대와 군수기업들과의 기술 연구 협력 속에서 성장했다. 그래서 두 대학 모두 팔레스타인BDS위원회(이스라엘에 대한 보이콧, 투자철회, 제재)가 지정한 보이콧 대상이다.
인종 학살 자행하는 식민 점령 국가 이스라엘은 교류 대상이기는커녕 고립돼야 마땅하다.
이스라엘은 불과 6개월 동안 3만 2000명 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했다. 며칠 전 가자지구 내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에서는 이스라엘군이 무참히 학살하고 아무렇게나 묻어버린 시신이 쏟아져 나왔다. 이스라엘군은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자지구에 식량을 전달하던 국제 구호단체 활동가들까지 살해했다.
주한 이스라엘 대사 아키바 토르는 언론 기고와 (교활하게도) 비공개 대학 강연을 통해 본국의 인종 학살을 변호하면서 친이스라엘 여론을 만들려고 한다.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은 끔찍하게도 최근 알시파 병원 학살도 정당화했다.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은 친이스라엘 여론을 만들고,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흠집내려 해 왔지만 이스라엘의 만행에 전 세계적 공분이 인 탓에 한국에서도 이스라엘 지지 여론은 급격히 하락했다.
전북특별자치도정과 전북대학교 당국의 이스라엘 교류 확대 시도와 주한 이스라엘 대사 초청이 규탄받아 마땅한 까닭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을 잔혹하게 억압하며 발전시킨 이스라엘의 기술과 산업을 활용해서 죽음의 산업인 “방위 산업”을 육성하려는 시도를 비판한다.
2024년 4월 5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