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일, 로이터 통신이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군사 지원”은 포탄 같은 무기 지원만이 아니라, 최악의 경우 파병까지 포함할 수 있는 포괄적 표현이다. 이 발언은 ‘살상 무기 지원은 없다’는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바꿀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등을 단서로 달았더라도 이는 위험천만한 발언이다. (그 단서도 지원 결정을 정당화하는 명분 쌓기용일 수 있다.)
더 큰 재앙을 낳을 군사 지원
첫째, 군사 지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더 깊은 수렁에 빠지는 데 일조할 것이다. 무기 등 군사력은 전쟁의 연료다. 마치 모닥불에 장작을 넣어 불을 끌 수 없듯 전쟁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으로는 전쟁을 끝낼 수 없다.
특히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성격 탓에 더욱 중요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안타깝게도 평범한 우크라이나인들을 희생양 삼은 러시아와 미국(나토)의 힘 겨루기 전쟁이다. 러시아와 미국은 패권을 두고 우크라이나 민중을 희생양 삼아 싸우고 있다.
미국이 한국에 무기 지원을 종용했다는 CIA의 도청 문건도 이 전쟁의 성격을 보여 준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 비용, 무기 모두 미국과 나토에서 나오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은 이런 비극이 더 연장되고 위험이 커지는 데 일조하는 선택이 될 것이다.
둘째,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전쟁 군사 지원은 미국 편들기로, 민주주의와 인권이 아니라 미국 중심의 제국주의 질서 강화에 보탬이 될 뿐이다. 러시아의 침략도 제국주의적이지만, 그렇다고 추하고 잔인한 미국 제국주의를 지지할 순 없는 일이다. 우리는 경쟁하는 제국주의 국가들의 응원단이 돼선 안 된다.
미국은 이 전쟁에서 러시아를 약화시키고 힘을 재천명해 중국과의 경쟁에 이용하려고 한다. 즉, 미국의 목표는 평화가 아니다. 우크라이나를 폭격한 러시아만이 아니라 미국과 나토의 전쟁 개입에도 반대해야 하는 이유다.
윤석열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서방을 편들며 한국 국가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 한다. 한일 협력을 개선하며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힘을 보태는 것도 같은 목적이다. 아마도 윤석열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쟁 지원 의지를 밝히며 바이든에게 반대급부(반도체 등 경제 현안들)를 기대하는 것일지 모른다.
셋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커지는 위험의 파급력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동아시아와 한반도에도 직간접적으로 미치고 있다. 이 점은 한미일 연합훈련을 겨냥해 러시아가 동해에서 대규모 훈련을 벌이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이미 윤석열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우회적으로 무기를 지원해 왔다. 그리고 그 규모가 점차 커져왔다. 지난해 11월, 윤석열 정부는 포탄 10만 발을 미국에 수출해 우크라이나에 우회 제공했다. 앞서 언급한 폭로된 도청 문건을 보면, 정부는 포탄 33만 발을 폴란드를 거쳐 우회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했고, 다른 문건에는 포탄이 경남 진해항에서 독일로 이송되는 구체적 계획이 있었다. MBC 보도를 보면, 실제로 한국에서 독일 노르덴함항으로 군수 물자 이송이 확인됐다. 이에 더해 얼마 전에 포탄 50만 발을 미국에 대여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그러나 전쟁 지원은 평화에 하등 도움되지 않는다. 전쟁이 장기화되고, ‘살상 무기 지원은 없다’는 정부가 “군사 지원” 가능성까지 대놓고 언급한 것이 이를 또 보여준다. 이 순간에도 우크라이나 땅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속절없이 희생되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의 희생을 대가로 치르게 될 윤석열 정부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반대하자!
2023년 4월 19일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
No to Korean military support for Ukraine
Protest and march
22 April(Sat) 3pm
at D Tower, Seoul(Exit4 Gwanghwamun Station)
※ March to Euljiro – City Hall after the protest
contact: 010-2196-1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