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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검찰 개혁’은 명분일 뿐
문재인 정부는 정권의 치부 감추기에만 급급하다
문재인 정부에 진지하게 맞서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시도가 제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직무배제를 명령했지만 12월 1일, 법원은 이 명령을 임시로 효력 정지했다. 이 결정이 있던 날, 추미애는 대통령 문재인과 국무총리 정세균을 연이어 만났다. 아마도 대책을 논의했을 것이다. 부패 의혹을 감추고 레임덕을 막아보려다 되레 혼란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검찰 개혁” 슬로건이 위선의 상징이 되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의 권력형 부패를 단죄한 저항의 힘에 올라 타 당선하고는 스스로가 권력형 부패 의혹에 휩싸이자 은폐를 시도하고 있다.

문재인은 윤석열이 이끄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이명박・박근혜를 수사할 땐 검찰을 찬양했다. 수사 덕택에 정부 지지율도 올라갔고, 문재인은 윤석열을 총장 자리에 ‘파격’ 임명했다. 문재인은 윤석열을 임명하면서 ‘권력형 비리에 눈치보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을 건드리자 태도가 달라졌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정 혐의, 옵티머스∙라임 금융 사기, 울산시장 선거 청와대 개입 의혹 등 집권당 부패 의혹 관련 수사가 시작되자 정부는 검찰 단속에 나섰다. “검찰 개혁”을 외치며 말이다. 어제의 적폐 청산 영웅이 별안간 오늘은 적폐의 상징이 된 것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식인가?

문재인과 조국, 추미애가 “검찰 개혁”을 내세우며 실제로 한 일은 검찰의 억압 권력 제한이 아니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검찰 권력을 조정한 것이었다. 추미애는 검찰 인사를 통해 여권 고위층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검사들을 좌천시키거나 원격지 인사발령을 내는 수법으로 여권의 권력형 비리 수사를 방해해 왔다. 정권을 수사한 검사들을 찍어내기도 했다.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될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정부와 여당이 검찰 같은 국가기관들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것임이 분명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은 이 정부의 숱한 ‘내로남불’과 위선 중 하나이다.

 

개혁 배신에 커지는 청년들의 환멸

“촛불 혁명”, “적폐 청산”, “공정”은 문재인 정부의 연설 단골 메뉴였다. 그러나 실천은 뱉은 말과는 반대였다. 문재인 정부는 자신의 진정한 기반인 기업주들을 대변하는 데 충실했다. 한국 자본주의 경쟁력과 효율성 제고가 정부의 진정한 관심이었다.

지난 3년 반 동안 민주당 정부는 기업주 지원과 친기업적 규제 완화 정책을 밀어붙였다. 이재용・신동빈 같은 재벌 총수들도 풀어주고 국정 파트너로 대우해 줬다. 반면에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 무늬만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은 뒷전이 됐고, 공공부문 일자리 늘리기 약속도 온데간데없다.

지난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너무 싫어서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심정으로 민주당을 찍었던 청년들이 목격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윤석열 찍어내기에 그토록 신속히 발동된 수사지휘권은 왜 세월호 참사 해결 앞에서는 발동되지 않는가? 문재인 정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 파기 요구는 외면한 채 윤미향과 정의기억연대의 부정을 비호했고, 낙태죄 폐지 염원도 저버렸다. 부동산 가격 폭등 속 정부 고위 관료들의 부동산 ‘대박’은 방 한 칸 얻기도 버거운 청년들에게 박탈감과 분노를 안겨 줬다. 코로나19와 경제 위기라는 이중 고통 속에 지원은 없고 불평등은 커지니 울분만 쌓였다. 이런 상황에서 정권 연루 부패 의혹을 덮으려고 무리수를 두자, 정부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문재인 정부에 걸었던 기대가 배신으로 돌아오자 청년 상당수는 환멸을 느끼며 이반하고 있다. 그런데도 “청년 보수화” 운운하는 것은 뻔뻔한 책임 돌리기일 뿐이다.

 

문재인 정부는 개혁의 대상이지 주체가 아니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국회 다수당 지위를 이용해서 개혁 배신을 계속하려 한다. 정부 ・여당은 기업주들을 위해 탄력근로제 확대 등 노동 조건과 임금을 후퇴시킬 노동개악을 강행하려 한다.

공수처 문제로 정부・여당과 으르렁대는 국민의힘도 여기에서는 한뜻이다. 최근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2021년 예산안도 함께 통과시켰다. 기업주 지원 예산은 늘고, 노동자 고용 지원과 복지, 교육, 방역 등 서민을 위한 예산은 줄었다.

우파들은 정권을 되찾기 위한 용도로 정권 부패 문제를 떠들 뿐, 노동자・서민・청년들이 느끼는 불만에는 눈곱만치도 관심이 없다. 이들의 ‘학정’과 부패에 대중적 분노가 쏟아져 정권을 잃지 않았던가?

특권이 판치는 사회의 개혁을 그런 사회의 수혜자들이 하리라 기대할 수 없다. 국민의힘 같은 우파뿐 아니라 민주당도 온갖 오물을 쏟아내는 자본주의 체제의 수호를 자신들의 사명으로 삼고 있다.

박근혜 정부를 비롯해 권력형 부패를 단죄한 힘은 아래로부터의 투쟁에 있었다. 검찰・경찰・국정원 같이 체제를 떠받치는 핵심 국가기관들을 견제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국가기관 바깥에서 대중의 독립적 투쟁이 사회를 뒤흔들고 체제를 위협할 때, 변화의 가능성이 생겨날 수 있다. 타이의 민주주의 투쟁과 미국의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 등은 대중 저항의 힘과 가능성을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정치적으로 완전히 단절해 그들의 거짓과 위선을 들추고, 정부에 정면으로 맞서 진지하게 반대해야 한다.

2020년 12월 3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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